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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골 2도움' 손흥민, 오만 수비 뚫다... 홍명보호 첫 승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 오만 1-3 한국

등록|2024.09.11 09:15 수정|2024.09.11 15:07

▲ 10일 오후(현지시간)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 손흥민이 득점 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역시 '캡틴' 손흥민의 발끝은 예리했다. 그는 1골 2도움의 완벽한 활약으로 홍명보호의 첫 승을 이끌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오만에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 1무(승점 4)를 기록하며 이번 9월 A매치 2연전을 마감했다.

황희찬 선제골 이후 전반 종료 직전 세트피스 실점

홍명보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황희찬-오세훈이 최전방에 위치한 가운데 미드필드는 손흥민-박용우-황인범-이강인이 자리했다. 포백은 이명재-김민재-정승현-설영우,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한국은 초반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쥐어나가며 기회를 창출했다. 전반 3분 이강인이 강력한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선제골은 이른 시간에 터졌다. 전반 10분 왼쪽에서 손흥민이 횡패스를 밀어줬고, 공을 받은 황희찬이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 10일 오후(현지시간)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 전반전. 황희찬이 선제골을 넣은 뒤 손흥민 및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두 차례 유효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 19분 코너킥 이후 골키퍼가 펀칭한 공이 뒤로 흘렀다. 박스 밖에서 이명재의 하프 발리슛은 골키퍼가 쳐냈다. 전반 24분 정승현이 박스안에서 터닝슛을 날렸으나 이번에도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박용우가 센터백 진영으로 내려와서 공을 받고 빌드업을 전개하는 '라볼피아나' 전술을 수행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유기적인 스위칭을 가져가며 공격을 극대화했다.

오만은 전반 30분 알 부사이디로부터 첫 슈팅을 기록했는데, 이때부터 경기 분위기가 급격하게 반전되기 시작했다. 전반 35분 자밀 알 야흐마디의 슈팅은 조현우 골키퍼가 막아냈다.

결국 흐름을 타던 오만은 전반 추가시간 47분 동점을 만들었다. 왼쪽에서 하리브 알 사디의 프리킥이 골문 방향으로 강하게 향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정승현의 머리를 스치며 골문으로 들어가며 자책골로 기록됐다. 전반전은 1-1로 종료됐다.

해결사로 나선 손흥민의 한 방

한국은 후반 초반 다시 점유율을 회복했으나 경기력 향상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후반 14분 이강인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모서리에서 중앙으로 접어놓은 뒤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골문 밖으로 빗나갔다. 1분 뒤에도 오른쪽에서 이강인이 오픈된 공간에서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위로 떠올랐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3분 첫 번째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설영우, 오세훈 대신 황문기, 이재성을 투입했다. 황희찬이 최전방 원톱으로 올라서고, 이재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하는 형태였다.

황문기의 투입으로 공격 방향의 중심이 오른쪽으로 치우쳤다. 센터백의 위치도 변경됐다. 김민재가 정승현과 자리를 맞바꿔 오른쪽 센터백 자리에 포진해 공격을 지원했다. 황문기를 중심으로 측면 크로스의 빈도가 더욱 증가했다. 오른쪽 윙어 이강인은 중앙으로 좁히면서 황문기에게 공간을 열어줬다.

후반 37분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중앙 밀집된 공간에서 이강인이 탈압박을 통해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페널티 박스 아크 정면에서 손흥민이 수비수를 등지고 돌아서며 따돌린 뒤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슛을 성공시켰다.

2-1로 앞서자 홍명보 감독은 후반 40분 박용우 대신 정우영을 넣으며 수비 강화에 힘썼다. 후반 44분에는 이강인, 황희찬 대신 엄지성, 주민규을 투입해 체력을 안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추가 시간은 16분이 주어졌다. 오만이 공격적으로 나오자 공간이 크게 발생했다. 후반 47분 역습 상황에서 황인범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추가골 사냥에 실패했다. 후반 50분에는 왼쪽에서 황인범의 크로스에 이은 주민규의 슈팅이 골키퍼 손에 걸렸다.

후반 56분 마침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손흥민이 뒤로 내준 패스를 주민규가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켜 오만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 10일 오후(현지시간)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 손흥민이 슈팅을 시도하다 막히고 있다. ⓒ 연합뉴스


팔레스타인전 무승부 딛고 중요한 첫 승

홍명보호는 지난 5일 B조에서 약체로 분류되는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에서 충격의 0-0 무승부를 거뒀다. 선임 과정서 잡음이 컸던 탓에 홍명보 감독을 향한 홈팬들의 거센 야유가 지속됐고, 경기 종료 직후 김민재가 붉은악마와 논란을 빚는 등 여러모로 개운치 않은 분위기 속에 첫 경기가 종료됐다.

1무승부로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시작한 홍명보호는 부담을 안고 오만 원정길에 나섰다. 분위기 반전뿐만 아니라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미션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팔레스타인전에서 부진한 김영권, 정우영 등 30대 중반의 베테랑들을 벤치에 앉히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황희찬, 오세훈, 박용우, 정승현, 이명재 등 절반에 달하는 5명이 바뀐 라인업으로 오만전에 임했다.

전반 30분까지는 경기를 지배했지만 이후 15분 동안 오만의 파상공세에 적잖게 흔들렸다. 특히 전반 추가 시간 실점 장면에서 세트피스 수비에서의 불안감을 또 다시 노출해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에도 졸전의 흐름이었다. 4-4-2 대형을 들고 나온 오만의 밀집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답답한 혈을 뚫은 것은 손흥민의 발 끝이었다. 손흥민 특유의 중거리 슈팅이 결국 승부를 결정지었다. 앞서 전반 10분 황희찬의 선제골, 후반 추가 시간 주민규의 추가골까지 어시스트한 손흥민은 혼자서 3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어려운 고비였던 오만 원정을 승리로 장식한 홍명보호는 다음 달 요르단(원정)-이라크(홈)과 2연전을 치른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
(술탄카부스 경기장, 오만 무스카트 - 2024년 9월 10일)
오만 1 - 정승현(자책골) 47+'
한국 3 - 황희찬(도움:손흥민) 10' 손흥민(도움:이강인) 82' 주민규(도움:손흥민) 101+'

선수명단
한국 4-4-2 : GK 조현우 - 설영우(68'황문기), 정승현, 김민재, 이명재 - 이강인(89'엄지성), 황인범, 박용우(85'정우영), 손흥민 - 오세훈(68'이재성), 황희찬(89'주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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