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구제불능 중국, 파죽지세 일본, 기사회생 대한민국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등록|2024.09.11 09:47 수정|2024.09.11 09:47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늘어나도 중국축구에는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다. 한때 축구굴기를 외치던 중국이 천신만고 끝에 올라온 3차예선까지 연패를 거듭하며 망신만 당하고 있다.

FIFA 랭킹 87위의 중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은 3차예선에서 벌써 2연패를 당했다. 중국은 10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다롄에 위치한 다롄 수오위완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C조 2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55위)에 1-2로 역전패를 기록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 5일 열린 일본과의 1차전에서 무려 0-7이라는 굴욕적인 참패를 당한 바 있다. 일본과의 A매치 역대 최다 점수 차 대패였다.

사우디와의 홈 2차전에서는 초반 중국 측에 연이어 행운이 따라줬다. 전반 14분 알리 라야미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예상을 깨고 중국이 리드를 잡았다. 여기에 전반 19분에는 사우디의 모하메드 칸노가 중국 선수의 가슴을 발로 가격하는 거친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으며 퇴장 당하며 중국에 수적 우위까지 주어졌다. 중국 팬들은 드디어 첫 승의 기회를 잡았다고 들떴다.

하지만 중국의 운은 거기까지였다. 오히려 한 명이 적은 사우디가 적극적인 공세로 나섰고, 강팀을 상대로 리드하는 상황이 익숙치 않은 중국은 일찌감치 라인을 내리고 수비에 집중한 게 패착이었다. 이로 인해 수적 열세에 있는 사우디가 오히려 더 높은 점유율과 주도권을 쥐고 공세를 펼치는 기이한 풍경이 벌어졌다. 결국 전반 39분 코너킥 상황에서 하산 카디시의 헤딩 동점골이 터지며 중국은 리드를 유지하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중국이 후반 9분 왕상위안이 다시 리드를 잡는 추가골을 터뜨리는 듯 했으나 VAR 판독 끝에 무산됐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후반 추가시간 또 한 번 코너킥 상황에서 하산 카디쉬의 헤딩 극장골이 터지며 사우디가 극적인 승리를 가져갔다.

중국은 선제골에 70여 분이나 수적 우위 상황에 있었던 유리한 조건을 살리지 못하고 이번에도 승점 1점도 챙기지 못했다. 중국 관중들과 언론은 크게 격분해 패배 이후 대표팀을 맹비난하고 있다.

중국은 C조에서 유일하게 승점없이 2연패를 당하며 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경기 내용은 더 절망적이다. 득실은 1득점에 9실점, 유일한 득점은 자책골이고 자력으로 넣은 골은 전무하다. 실점과 득실차(-8) 모두 참가국 중 최악이다.

반면 같은 조의 일본은 그야말로 가공할 화력을 뽐내며 벌써 월드컵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1차전에서 최약체 중국을 7골차로 가볍게 대파했던 일본은, 11일 바레인 원정에서도 5-0으로 대승을 거두며 2연승을 질주했다.

일본의 바레인전 선발명단을 보면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 미나미노 다쿠미(AS 모나코),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가마다 다이치(크리스탈 팰리스), 모리타 히데마사(스포르팅 CP), 다니구치 쇼고(신트 트라위던), 엔도 와타루(리버풀), 이타쿠라 고(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마치다 고키(위니옹 생질루아즈), 골키퍼 스즈키 지온(파르마) 선발 전원이 유럽파였다.

전반 우에다의 PK 득점으로 리드를 잡은 일본은 후반들어 특유의 패스플레이가 살아나며 우에다의 멀티골과 모리타,미토마, 고키의 추가골이 연이어 터지며 4골을 추가했다. 홈에서 중국에 7골, 중동 원정에서는 유럽파 선수들의 역시차 우려를 딛고 5골을 터뜨리며 2연승, 12득점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기세로 '탈아시아급' 전력임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한편 3차예선의 유일한 한국인 지도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C조의 인도네시아는 강호 호주를 상대로 또다시 0-0 무승부를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피파랭킹 133위에 불과한 인도네시아는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을 상대로도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강팀들을 상대로 패배없이 승점 2점을 적립하여 '신태용 매직'을 이어가고 있다.

A조의 북한도 아시안컵 2연패에 빛나는 중동의 강호 카타르와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이변에 가세했다.역시 한국과 인연이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있는 아랍에미리트(UAE)는 강호 이란을 상대로 선전했으나 0-1 석패를 당했다.

한편 B조의 한국은 지난 10일 오만 원정에서 손흥민의 1골 2도움 맹활약과 황희찬-주민규의 득점포를 앞세워 3-1로 승리하며 3차예선 첫승을 신고하는데 성공했다. 한국 대표팀은 홍명보호의 출범 첫 승과 함께 지난 홈 1차전 팔레스타인전 0-0 무승부의 충격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요르단과 함께 1승 1무를 기록했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조 2위를 기록했다. 지난 2023 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한국을 격파했던 요르단은 쿠웨이트와 1차전 1-1 무승부에 이어 2차전에서 한국과 비긴 팔레스타인을 원정에서 3-1로 격파하며 이번 3차예선에서도 한국의 최대 대항마가 될 것을 예고했다.

이번 아시아 3차 예선에서는 18개의 국가가 6개 팀씩 3개 조로 편성됐으며, 각 조 1위와 2위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조 3위, 4위 팀은 4차 예선으로 진출하며, 아시아 지역에는 북중미 월드컵에서 8개의 본선 직행 티켓과 마지막 FIFA 플레이오프 토너먼트를 거쳐 추가 팀까지 총 8.5장이 배정돼 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