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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한동훈·조국 부산행, 불 붙은 구청장 보궐 경쟁

더불어민주당도 전략공천 김경지 출마선언... 윤석열 정권 평가 성격 속에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총력전

등록|2024.09.11 20:54 수정|2024.09.12 14:17

▲ 11일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조국(왼쪽) 조국혁신당 대표가 나란히 부산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을 찾았다. ⓒ 김보성/연합뉴스


10.16 재보궐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자 여야 정당 지도부가 11일 연이어 부산행에 나섰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까지 두 차례나 금정구의 문을 두드렸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추석 밥상머리 민심 선점을 위해 전통시장을 찾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도 전략공천을 확정 짓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인파 가득 찬 시장 "한동훈, 한동훈"

11일 오후 12시 20분쯤 부산시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에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등장하자 열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몇 분 전만 해도 유튜버까지 몰리면서 혼잡 상황이었지만, 지지자들의 외침에 묻혀 분위기는 이내 환영일색으로 변했다. 지지자들은 "한동훈과 함께 우상향하는 국민의 삶", "한동훈과 함께 가면 길이 된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고 한 대표를 맞았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부산 금정구 서동미로시장 내 돼지국밥집을 방문, 시민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연합뉴스

물건 고르랴, 악수하랴... 전통시장서 땀범벅 된 한동훈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11일 무더위로 땀범벅이 된 채 부산시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을 돌고 있다. ⓒ 김보성


이를 본 한 대표는 손을 흔들거나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점심식사가 예정된 가게로 이동했다. 한 상인이 사람들로 둘러싸인 한 대표와 손을 잡으려 하자 가던 길을 멈추고 이에 호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금정구가 지역구인 백종헌 국회의원, 박수영 부산시당위원장 등과 만나 식사를 한 그는 바로 미로시장 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 대표는 곳곳에서 건어물, 채소, 튀김, 떡 등 제수용품을 구매했다.

그러나 인파를 뚫고 나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무더위까지 겹쳐 그의 얼굴과 셔츠는 땀범벅이 됐다. 다음 일정이 20㎞ 거리에 있는 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이어서 한 대표의 발걸음은 점점 바빠졌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별다른 보궐선거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국민의힘이 (해야)할 일을 다 하겠다"라며 여당의 무게만 강조했다.

구체적인 대화는 결국 병원에서 오갔다. 의료현장을 살펴본 한 대표는 취재진으로부터 재보궐선거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제야 답변을 내놨다. 그는 "결국은 누가 더 책임있게 민생을 챙길 것인가의 문제"라며 "걸맞은 일꾼들을 공천할 것"이라고 당의 방침을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 부산시당 공천관리위는 신청자 6명 가운데 윤일현 부산시의원, 최봉환 금정구의원간 2인 경선을 결정했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조국혁신당] "와 이번엔 조국도 오네예" 출마자와 동행한 당대표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1일 류제성 금정구청장 예비후보와 함께 부산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김보성


이로부터 다섯 시간이 지난 오후 5시 50분. 이번엔 다른 정당의 대표가 서동미로시장 입구에 얼굴을 드러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선거용 어깨띠를 맨 류제성 금정구청장 예비후보와 동행하자 다시 시장이 시끌벅적해졌다. 악수가 이뤄지고 곳곳에서 기념촬영을 요청하는 등의 풍경은 한 대표의 방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 지원 모양새는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일찌감치 인재영입으로 후보를 확정한 조 대표는 상인들에게 류 예비후보를 소개하거나 지지를 호소하는 데 주력했다. 조 대표를 마주한 50대 상인 A씨는 "조 대표를 지지한다"라며 "이번 방문이 분명 선거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라고 말했다.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1일 류제성 금정구청장 예비후보와 함께 부산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김보성


고물가 상황에 대한 고충도 대화의 주제에 올랐다. 60대 상인 B씨가 "요즘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다. 상권이 과거와 같지 않다. 이 부분을 챙겨달라"라고 말하자 조 대표와 류 예비후보는 "(해결을 위해)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응답했다. 그러자 B씨도 "감사하다"라는 말을 건넸다.

조 대표의 동선은 서동미로시장을 횡단하듯 가로지르면서 끝이 났다. 그러나 간담회가 남았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상인회 사무실을 찾아 민원 청취 등 추가로 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친김에 조국혁신당은 현장최고위원회까지 부산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지도부가 모두 부산을 찾아 힘을 보탠다. 이 자리에선 '정치공학적 단일화'라며 조 대표의 제안에 선을 그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추가 메시지도 나올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윤 대통령 뭐하나" 문 닫은 지역병원 선택한 이유

▲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 11일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예비후보가 폐쇄된 침례병원 앞에서 출마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두 당의 대표가 금정구를 잇달아 화력 지원에 들어가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지난 9일 이재성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부산시당 차원에서 선거를 치른다. 그리고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이미 얘기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 역시 적절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경선을 통한 후보자 선출이 아닌 전략공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재용·조준영 금정구의원을 제치고 전 금정지역위원장인 김경지 변호사가 민주당의 본선 출마자로 결정됐다. 전략공관위의 발표가 나온 데 이어 마지막 절차인 공천장 수여까지 마무리됐다.

▲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 11일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예비후보가 폐쇄된 침례병원 앞에서 출마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 민주당 부산시당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의 대표가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이 민주당은 7년째 폐쇄된 지역병원에서 보궐선거 예비후보자 출마선언을 마련해 차별성을 부각했다. 하루 전 선관위 등록 절차까지 마친 김경지 예비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박형준 부산시장을 향해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약속을 지키라"라며 의료공백 해소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겠다고 공약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이지만 '심판'을 전면에 걸고 선거를 치르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그는 "모든 문제의 정점에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 그중에서도 국민을 어려워하지 않는 오만함이 있다"라며 "시민의 승리, 금정에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러한 김 예비후보의 다짐에 부산시당은 오는 13일 상무위원회를 여는 등 총력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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