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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잘했지만, 결정타 없었다"... 편파 진행 논란도

외신이 본 미국 대선후보 TV토론... 해리스 '판정승'

등록|2024.09.12 09:54 수정|2024.09.12 09:56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TV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두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경제·이민·낙태 정책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2024.09.11 ⓒ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맞붙은 10일(현지시간) TV토론에서 외신은 해리스의 손을 들어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 참패로 후보직까지 내놓은 것을 반면교사로 삼은 해리스 부통령의 작심한 듯 공격에 나섰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내내 이를 반격하는 데 그쳤다.

바이든과 달랐던 해리스... "트럼프, 미끼 다 물었다"

AP 통신은 "해리스는 바이든이 하지 못한 방식으로 트럼프에 대항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해리스는 이런 공격으로 토론의 상당 부분을 효과적으로 통제했고, 때로는 분노를 터뜨리는 척하면서 트럼프로부터 거친 수사와 과거에 대한 집착을 유도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분열된 국가의 선거는 결국 소수의 중도층이 승패를 결정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해리스는 공화당을 포함해 정치 스펙트럼 전반에 걸친 유권자들에게 분명히 호소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리스가 자신이 총기 소유자라고 깜짝 공개한 것과 공화당 전 대선 후보이자 미국의 전쟁 영웅인 고(故) 존 메케인의 말을 인용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CNN 방송도 "해리스의 입장에서 보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토론이었다"라며 "해리스는 끊임없이 '미끼'를 던졌고, 트럼프는 이를 모두 물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해리스는 활기차고 낙관적인 미래 비전으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였다"라며 "반면에 트럼프는 해리스를 험악하게 바라보고 미국을 실패한 국가라고 비난하면서 통제력을 잃은 듯했다"라고 분석했다.

영국과 프랑스 언론도 해리스의 승리라고 판정했다. 영국 BBC 방송은 "누가 자신의 강점을 잘 살리고 약점을 잘 방어했는지가 토론의 승패를 결정한다면 이번 토론은 해리스 쪽으로 유리하게 기울어졌다"라고 전했다.

프랑스 AFP 통신도 "해리스는 날카로운 비판과 직접적인 공격으로 트럼프가 자신의 기록과 과거 행동을 변호하도록 만들었다"라며 "트럼프는 눈에 띄게 불안해하면서 공격보다는 반박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라고 짚었다.

'편파 진행' 제기한 트럼프... NYT "해리스, 도움 받아"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 직후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번 토론을 주최한 ABC 방송을 "가장 부정직하다"라며 편파적인 진행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어 "그들은 언론사이고, 보도하려면 허가가 있어야 한다"라며 "그들의 방식 때문에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폭스뉴스>는 "ABC 방송 진행자들이 트럼프의 발언에는 사사건건 이의를 제기하며 팩트첵크를 들이댔지만, 해리스의 수많은 왜곡은 방치했다"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거들었다.

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스>도 "해리스가 토론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트럼프의 모든 발언에 팩트첵크를 해야겠다는 것처럼 보이는 진행자의 도움과 협조를 받았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 적자를 초래했다", "트럼프 집권 때 미국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국이 역대 가장 많은 원유 생산을 달성했다" 등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해리스로서는 완벽한 토론이었다"라며 "유권자에게 자신의 비전을 밝혔을 뿐만 아니라 몇 가지 버튼을 눌러 트럼프가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선거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녹아웃(knockout) 타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CNN 방송도 "토론에서 승리한 후보가 항상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2016년 대선의 트럼프와 2004년 대선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토론에서 부진했으나 백악관을 입성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토론이 유권자들이 투표할 때 결정적인 요소가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라며 "선거까지 남은 두 달간 국내외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져 균형이 깨질 가능성도 항상 있다"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내가 토론 이겼다... 2차 토론은 글쎄"

한편, 해리스 부통령 측은 토론이 끝난 후 2차 토론을 제안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내가 토론에서 크게 이겼기 때문에 (2차 토론은) 내키지 않는다"라며 "토론에서 이겼는데 내가 토론을 또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리스는 토론이 끝나자마자 새로운 토론을 원한다고 말했다"라며 "권투 선수도 경기에서 졌을 때 곧바로 다시 싸우길 원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토론이 끝난 직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를 향해 "나는 스위프트의 팬이 아니다"라며 "그녀는 매우 진보적인 사람이고 항상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 같다"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스위프트가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라며 "그녀는 아마도 시장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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