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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인종차별' 벤탄쿠르, 출전 정지 중징계 받나

잉글랜드축구협회, 벤탄쿠르 징계 절차 시작

등록|2024.09.13 13:42 수정|2024.09.15 07:40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 발언을 했던 토트넘 홋스퍼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했다.

FA는 13일(한국시각) "벤탄쿠르가 미디어 인터뷰에서 잘못된 발언으로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기소 대상이 됐다"라며 "부적절한 행동이나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해 (손흥민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벤탄쿠르의 발언은 국적, 인종, 민족에 대한 명시적 혹은 묵시적 언급을 포함하기 때문에 중대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 토트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잉글랜드축구협회(FA) 징계 착수를 보도하는 BBC 방송 ⓒ BBC


최대 12경기 못 나올 수도... FA "중대 사안"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선수 개인의 인종차별에 대해 FA 징계위원회는 6∼12경기의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벤탄쿠르는 19일까지 FA에 자신의 입장을 설명해야 한다.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함께 뛰고 있는 우루과이 출신의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라며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이는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인식이 담긴 발언으로 논란에 휘말리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라며 "누군가가 내 말로 인해 불쾌함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라고 손흥민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손흥민도 "벤탄쿠르가 공격적인 의도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감쌌다. 이어 "우리는 다가올 프리 시즌에 다시 모여 '원 팀'으로 싸워 나갈 것"이라고 사과를 받아들였다.

동료 용서했으나... 인종차별 시달리는 손흥민

그러나 당시 영국의 스포츠 인권단체 '킥잇아웃'은 "벤탄쿠르의 손흥민 관련 발언에 대해 상당수의 불만을 접수했고, 이를 토트럼과 FA에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벤탄쿠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이는 동아시아를 비롯해 더 넓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우리는 앞으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토트넘도 한국 팬들의 냉담한 여론을 의식한 듯 7월 방한 경기 때 벤탄쿠르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가는듯 했던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 논란은 FA가 본격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벤탄쿠르가 중징계를 받는다면 토트넘에도 큰 악재가 될 전망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승 1무 1패로 부진하게 출발하며 10위에 머물러 있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며 2022년 8월 상대 팀 관중이 손흥민을 향해 눈을 양옆으로 찢는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어 경기장 무기한 출입 금지 징계를 받았고, 작년 2월에는 일부 팬들이 손흥민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올려 벌금을 내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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