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전환 나선 민주당 "금투세 있었다면 '도이치 주가조작' 없었다"
"검은 세력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게 금투세"... '금투소득세'로 이름 바꾸자 제안도
▲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28포인트(0.01%) 내린 2,571.81으로 시작했다. ⓒ 연합뉴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가 투자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프레임 전환에 나섰다. 지난 12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에서 '전주' 역할을 한 손아무개씨에게 유죄가 선고된 후 민주당은 "주가조작 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금투세"라는 주장을 내놨다.
또 투자자들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 금투세 대신, 소득에 부과한다는 의미를 명확히 한 '금투소득세'라는 이름을 쓰자는 제안도 나왔다.
김성환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금투소득세와 금융시장 건전성 강화를 위한 연속 세미나'에 참석해 "(금투세가) 검토되는 중요한 이유는 대한민국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에 쏠려 있어, 다른 선진국처럼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자산을 금융 쪽으로 돌리자는 취지인데 왜 안 돌아가는지 봤더니 금융시장이 너무 불투명하고 정의롭지 못한 대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표적인 사례로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세력들이 이런 저런 과정을 통해 조용히 들어와 작정하고 수많은 개미들의 (자금을) 다 빨아들여 (수익을) 챙기고 조용히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주가 조작이 있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삼부토건 사례도 언급했다.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수혜주로 언급되면서 지난해 5월 1000원대 주가가 같은해 7월 5000원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삼부토건은 지난달 16일 회계법인으로부터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와 관련해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주가가 폭락한 상태다.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당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해병대 전역자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체크하고"라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진 뒤 미공개 국방·외교 정보가 주가조작에 이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김 의원은 "비단 도이치모터스와 삼부토건만 그랬겠나.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한 기업의 경쟁력과 관계없이 작전주, 테마주 등 방식으로 기업 주가를 띄우는 게 대한민국 주식 시장을 혼돈스럽게 하고 있다. 그게 국내 주가가 저평가 된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투세 도입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사람이 김건희와 그 주변, 주가조작으로 돈 축적한 사람들"이라며 "금투세가 도입됐다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세력들은 그렇게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다. 주식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그 소득을 다 국세청에 신고하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검은 세력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금투세"
같은 당 김영환 의원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놨다. 김영환 의원은 오는 24일, 민주당이 사전 예고했던 금투세 공개 토론회에 '금투세 찬성' 측 토론주자로 참석한다.
김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연계된 174개 계좌들이 주식 시장의 질서를 교란했는데 금투세를 도입하면 이 자금이 국세청(을 통해) 주가 조작 등 혐의로 발견될 수 있다"라며 "그런 검은 세력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금투세"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자본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을 없애주는 게 중요하다"라며 "저는 (금투세를 향한 투자자들의 반발이) 일종의 검은 세력들의 작품이라고 본다. 세금을 내지 않는 '큰 손들'의 입장도 있다고 본다"고 의심했다.
김 의원은 당 일각에서 나오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상법 개정안'을 금투세보다 먼저 처리하자는 주장에 대해 "상법 개정안 등 지배 구조 관련 부분은 독립적인 영역으로, 그건 그것대로 하고 세법은 세법대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진행을 맡은 임광현 민주당 의원은 세미나를 시작하기에 앞서 "용어를 금투세라고 하지 말고 금투소득세라고 하자"라고 제안했다. 임 의원은 "양도소득세처럼 소득에 과세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투소득세로 부르는 게 맞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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