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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폭염' 벼멸구 확산...전남 피해 면적, 여의도 15배 규모

전남도, 22개 시군과 32억 방제비 투입... 농민단체 "특단 대책을"

등록|2024.09.19 15:42 수정|2024.09.19 15:42

▲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 김철우 전남 보성군수가 벼멸구 피해 지역을 농가와 함께 살피고 있다. 김 군수는 "(예찰 결과 올해) 벼멸구 피해 면적은 최근 10년 사이 최대 규모"라고 언급했다. ⓒ 보성군


유례없는 폭염으로 벼멸구가 창궐해 수확기 농심이 타 들어가고 있다.

전라남도는 19일 "올해 전남지역 벼멸구 발생 면적은 평년(3876ha)보다 1.7배 많은 6696ha(약 67㎢)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남도 관측 대로라면 올 가을 전남지역 벼멸구 피해 면적은 서울 여의도 면적(4.5㎢)의 15배에 달하는 셈이다.

피해가 커진 이유는 올여름 폭염으로 고온건조한 기상 조건이 지속돼 벼멸구가 짧은 기간 번식을 거듭하며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농업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유례없는 폭염... '해충' 벼멸구 짧은기간 번식 거듭

벼멸구는 벼를 숙주식물로 하는 해충이다. 6~7월 중국에서 유입돼 볏대 아래에 들러붙어 서식한다. 벼 이삭이 나오는 8~9월 볏대 중간 부분에서 즙액을 빨아먹어 벼를 말라 죽게 한다.

이와 관련 보성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지난해는 벼멸구 피해가 이렇게 크지 않았다. 폭염으로 벼멸구 번식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돼 피해가 확산했다"며 "농가에 따라 쌀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전남도는 농업기술원, 농협전남본부와 공동으로 농약 안정적 공급, 방제 지도, 약제 구입비 지원 등 공동 대응하고 있다.

벼멸구 덮친 전남 장흥 들녘전남 장흥지역 벼멸구 피해 논. ⓒ 진보당 박형대(장흥1) 전라남도의원 제공


전남도는 오는 22일까지 닷새를 긴급 방제 기간으로 정하고 22개 시군과 함께 벼멸구 방제비 32억 원을 편성,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남도는 현장 점검을 거쳐 방제 대책을 내놨지만, 농민단체는 역부족이라며 특단 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농민단체 3곳 성명 "피해 주변지역까지 광범위한 방제를"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광주전남연합·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전라남도는 벼멸구 방제에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라"고 했다.

농민단체는 전남도의 32억 원 규모 방제 대책을 거론한 뒤 "이 정도로 벼멸구 확산을 막기에는 부족하다"며 "벼멸구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니, 피해지역 주변까지 일제히 방제할 수 있도록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농민단체는 "쌀값 폭락에 이은 벼멸구 피해로 농민들 다 죽고 있다. 벼멸구 피해 지역이 마치 폭탄을 맞은 것처럼 노랗게 타 들어가고 있으며,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수확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벼멸구 덮친 전남 화순 들녘전남 화순군 춘양면 벼멸구 피해 논. 화순군은 "벼멸구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해충으로 전년과 다르게 월등히 양이 많았고, 올여름 높은 기온이 지속돼 발생량도 급증했다"고 밝혔다. ⓒ 화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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