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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UFC 미들급 선수의 진검승부, 누가 웃을까

에르난데스 vs. 페레이라, 20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진검승부

등록|2024.09.19 17:19 수정|2024.09.19 17:19

▲ 로만 코필로프를 상대로 펀치를 맞추는 앤서니 에르난데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20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떠오르는 미들급(83.9kg) 강자 간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미들급 랭킹 13위 앤서니 에르난데스(30‧미국)와 14위 미첼 페레이라(30‧브라질)의 경기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의 컨텐더 시리즈(DWCS) 출신 에르난데스(12승 2패 1무효)는 커리어 최대 승리를 하며, 우승을 향한 질주를 시작한다. 2021년부터 5연승 중인 그가 가장 믿는 건 서브미션이다. 통산 12승 중 8번(67%)을 서브미션으로 잡아냈다. 리어네이키드 초크, 트라이앵글 초크, 암바 등 레퍼토리 또한 다양하다.

에르난데스의 서브미션

이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서브미션 피니시가 가능하다는 방증이다. 로만 코필로프, 마크-앙드레 바리올, 호돌포 비에이라 등 쟁쟁한 선수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뛰어난 그래플링 실력을 보여줬다.

비에이라는 주짓수 대회에 21번을 출전해, 무려 17번이나 우승을 할 정도의 실력자다. -92kg, -94kg, 무제한급 등을 오가며 아부다비 주짓수 선수권대회, IBJJF 세계 주짓수 선수권대회, 팬 아메리칸 주짓수 선수권대회, 유러피언 주짓수 선수권대회 등에서 명성을 떨쳤다. 주짓수계의 전설 호나우도 '자카레' 소우자와 비교될 정도다.

이런 선수를 맞아 주짓수 브라운벨트에 불과한 에르난데스가 길로틴 초크로 승리를 거뒀다는 건 높이 평가할 만하다. 물론 순수 그래플링 대결이었으면 힘들었을 공산이 크다. 에르난데스는 비에이라의 약점인 타격, 체력을 철저하게 공략했고 빈틈을 노려 서브미션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이것이 MMA 식 그래플링의 매력이다. 에르난데스도 타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비에이라에 비하면 우위에 있었고 체력 부분에서는 차이가 컸다. 실전 주짓수로 잔뼈가 굵은 선수답게 그라운드 상하위 포지션을 가리지 않으며 근성과 투지가 좋아 불리한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달라붙어 승부를 뒤집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만들어낸다.

어떤 면에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집념의 주짓떼로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를 떠올리게 하는 선수다.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페레이라마저 제압한다면 랭킹 10위권 진입도 노려볼 만하다.

페레이라의 인기 비결

▲ 플라잉 니킥을 시도하는 미첼 페레이라(사진 왼쪽). 그는 화려한 공중기가 주특기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처음으로 UFC 메인이벤트에 출전하는 페레이라(31승 11패 2무효)는 4연속 파이트 나이트 보너스 행진을 이어가려 한다. UFC 최고의 예측불가능한 창의적 선수로 꼽히는 페레이라는 이호르 포테리아, 미하우 올렉셰이추크, 안드레 페트로스키 등을 화려하게 피니시시키며 팬들을 매료시켰다. 현재의 기세를 이어가 에르난데스를 제물로 9연승에 도달한다면 더 좋은 기회가 펼쳐질 것이 분명하다.

페레이라는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익숙한 이름이다. 국내 단체 로드FC에서도 활약했기 때문으로 특유의 파이팅 스타일로 인해 '실사판 철권 에디'라는 애칭이 따라붙기도 했다. 유튜브 공식 경기 영상에 올라온 양해준과의 데뷔전은 조회수 2800만을 김대성과의 대결은 2000만을 훌쩍 넘겼다.

앞서 언급한것 처럼 페레이라의 인기 비결은 독특한 파이팅 스타일에 있다. 카포에라 베이스를 통한 역동적인 움직임과, 플라잉 니킥, 백 덤블링 후 니드롭, 롤링 썬더 같은 프로레슬링에서나 볼 법한 공중기들도 경기 중에 스스럼없이 사용한다. 이를 입증하듯 경기 영상 썸네일들의 상당수가 공중에 떠 있는 장면들이다. 변칙적인 다양한 기술을 쓰면서도 타격, 그래플링에서 고르게 좋은 모습을 보인다.

예능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제외하더라도, 체급 내에서 상위권인 신장과 리치, 그리고 엄청난 탄력과 운동신경이 돋보인다. 빠른 잽과 원투, 긴 사거리에서 날아드는 프론트 킥과 플라잉 니킥이 위력적이다. 특히 플라잉 니킥같은 경우 서 있는 상대의 머리를 맞출 정도로 타점도 매우 높다. 코넬리 전에서는 심지어 상대를 그냥 넘어버리기도 했다

상대 입장에서는 거리를 주지 않고 바싹 붙는게 해결책이 될 수도 있는데 스텝이 상당히 민첩하고 좋기 때문에 좀처럼 거리를 좁히기 쉽지 않다. 완력도 상당한 수준인지라 클린치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주짓수에도 일가견이 있어 서브미션 공방전에서도 공격 수비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인다.

통산 31승 중 녹아웃 승리가 11회(35%), 서브미션 승리가 9회(29%), 판정승이 11회(35%)라는 것이 페레이라의 안정된 밸런스를 증명한다. 반면 패배는 판정승이 8회(73%)일 만큼 좀처럼 쉽게 경기를 내주지 않는다. 녹아웃, 서브미션 패배는 각각 1회씩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화려함 속에 감춰진 끈질김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약점으로는 체력이 꼽힌다. 체력 자체는 엄청 나쁘거나 그러지 않는데 다양한 공중기, 덤블링 등 큰 동작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일찍 체력이 빠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체력이 좋기로 유명한 선수들의 대부분은 쓸데없는 움직임을 최소화한 채 실리적으로 싸우는 경우가 많다. 페레이라처럼 화려한 무브를 남발하면 지치지 않는 게 이상하다.

본인 역시 이를 의식한 듯 UFC에서 2연패를 당한 이후에는 이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고 실제로 그 뒤에는 패배가 없다. 하지만 여전히 후반 라운드에 가서 고전하는 경우가 잦기에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초중반에 승부를 내거나 확실하게 점수를 가져가지 않으면 어려움에 처할 공산도 크다. 각기 다른 유형의 두 선수가 펼칠 공방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미첼 페레이라(사진 왼쪽)는 화려하면서도 기본기가 탄탄하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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