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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고발에 '동호회 행패' 불만도, 어쩌다 이 지경 수달수영장

꼬일대로 꼬인 전북 무주 수달수영장 사태, 무주군 관리 부실 및 위기대처 미흡도 드러나

등록|2024.09.20 15:03 수정|2024.09.20 15:03

▲ 전북 무주 수달수영장. ⓒ 무주신문


'직원 폭행 고발사건'으로 말미암아 수면 위로 떠오른 전북 무주 수달수영장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수영 강사들의 부재로, 강습반 운영이 아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무주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수달수영장 동호회 행패'라는 제목의 글이 연달아 올라왔다.

지난 8월 30일 처음 올라온 글에서 작성자 김씨(익명)는 "무주군 수달실내수영장 오전 6시 수영장 이용이 너무나도 어처구니없이 이뤄지고 있음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글에 따르면, 오전 6시께 단체동호회 회원들이 전체 6개 레인 가운데 70대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1개 레인은 제외하고 나머지 5개 레인을 점령, 다른 일반 이용자들이 이용하지 못하게끔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김씨는 수영장 안전요원에게 동호회 회원들의 행동을 알리고 일반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호소했으나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다"면서 "전국 웬만한 수영장을 다 다녀봤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수영장은 처음이다. 단체가 부리는 행패에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 개선과 조치 취해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9월 6일에도 비슷한 맥락의 민원 글이 또 한편 올라왔다. 동일인으로 추측되는 김씨는 "무주군민이 자유로이 이용해야 할 공공시설이 어찌하여 동호회 단체회원들의 억지스러운 행동들에 의해 불편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분노를 표했다.

폭행 사건에, 직장 내 괴롭힘 등 잇단 내부 사태로 내리막

2001년 12월 개관해 하루 평균 500여 명의 무주군민이 찾았으며 한때 전국 규모의 수영 동호인 대상 수영대회까지 열렸던 수달수영장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현재 수영강습은 아예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이용자들도 반토막이 났다(9월 1일 평균 이용자 110명). 지난 7월 중순, 수영장 내 직원 간 폭행 고발 사건으로 말미암아 분리 조치 차원에서 1명이 자치행정과로 옮기는 일이 발생했다. 일단락 된 듯 보였던 사건은 더욱 커져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까지 번졌다. 그동안 쌓이고 얽혀왔던 수영장 직원들 간의 감정의 골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셈이다. 현재 해당 사안이 접수돼, 내부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다.

▲ 전북 무주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수달수영장 동호회 행패' 관련 민원 글. ⓒ 무주신문


여기서 수달수영장을 담당하는 무주군 시설체육운영과의 관리 부실과 위기 대처 미흡 문제도 드러났다.

사태가 불거지기 전 수달수영장에는 2명의 수영강사와 4명의 안전요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6월 기간제 근로자의 사직에서부터 일련의 사태로 인해 안전요원과 수영강사 등 직원 3명이 줄줄이 현장에서 빠지게 되면서 곧바로 '인력 부족' 문제가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하루아침에 수영강습반 운영이 중단되기에 이르렀고 이 과정에서 꾸준히 강습을 받아왔던 일부 수강생들은 환불과 관련한 행정의 미숙한 대처로 또 한 번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수영강습이 중단된 지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강습반은 개설되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 안팎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무주군 시설체육운영과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리 시스템 구축과 인력 충원 등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관리 밖 영역으로 치부돼 왔던 까닭에 꼬인 매듭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기에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동호회 민원글과 관련해선, 일단 레인을 상급자와 하급자로 분류해 이용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안전요원 공백은 헬스장 쪽 인원을 충원, 4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인 수영 강사와 관련해선, 기존 강사와 별개로 자치행정과에 시간선택제 강사 1명 채용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최소한 10월께에는 수영 강습반을 정상화·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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