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8경기 남은' NC, 강인권 감독 전격 '경질'

[KBO리그] 작년 가을야구 6연승에서 올해 9위로 추락하며 계약해지

등록|2024.09.21 10:19 수정|2024.09.21 10:19

▲ NC 강인권 감독이 20일 시즌 도중 경질됐다. ⓒ 연합뉴스


NC가 정규리그를 8경기 남겨둔 상태에서 강인권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NC 다이노스 구단은 2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5강 탈락에 따른 분위기 쇄신을 위해 2023 시즌부터 팀을 이끌었던 강인권 감독의 해임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남은 8경기는 공필성 퓨처스리그(C팀)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팀을 지휘한다. 이로써 강인권 감독은 감독대행 시절을 포함해 통산 401경기에서 197승7무197패로 정확히 5할의 성적을 남긴 채 NC의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 2022년 5월 경질된 이동욱 감독 대신 감독대행으로 팀을 맡은 강인권 감독은 시즌이 끝난 후 3년 10억 원에 계약하며 NC의 3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강인권 감독은 작년 NC의 포스트시즌 6연승을 견인하며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더 나은 성적을 기대했던 올 시즌, 구단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인 11연패를 당하면서 9위로 추락하는 것을 막지 못했고 결국 정규리그 8경기를 남기고 팀을 떠나게 됐다.

KBO리그의 '대세'가 된 초보감독

KBO리그에는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과 한화 이글스의 김경문 감독, 롯데 자이언츠의 김태형 감독처럼 여러 구단을 거치며 리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 감독들이 있다. 반면에 현재의 소속 팀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해 짧게는 1년, 길게는 6년째 팀을 지휘하고 있는 감독들도 있다. 한마디로 현재 KBO리그의 흐름은 경력이 많은 베테랑 감독보다는 패기 넘치는 '초보 감독'을 더 선호한다는 뜻이다.

올해 KIA 타이거즈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지도자는 스프링캠프가 한창 진행 중이던 2월 중순에 감독으로 부임한, 10개 구단 최연소 사령탑 이범호 감독이다. 이범호 감독은 초보답지 않은 지도력으로 부임 첫 해 KIA를 한국시리즈로 직행시켰다. 이범호 감독 외에도 2019년부터 2022년까지 kt 위즈의 단장을 지냈던 이숭용 감독 역시 올 시즌을 앞두고 SSG랜더스의 사령탑에 선임된 '초보 감독'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은 2022년 자진 사퇴한 허삼영 감독 대신 감독대행으로 승격돼 준수한 성적을 올린 후 그해 10월 삼성과 3년 계약을 맺었다. 작년 정규리그 8위로 시행착오를 겪었던 박진만 감독은 올해 삼성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끌고 있다. 2022년 삼성 감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이승엽 감독은 두산 베어스에 부임해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두산을 가을 야구로 이끌려 하고 있다.

히어로즈에서 10년 넘게 수비코치 및 수석코치를 역임한 홍원기 감독은 2021년 팀의 6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홍원기 감독은 키움을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에 진출시켰고 2022년에는 정규리그 3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해 kt와 LG를 차례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홍원기 감독은 2022 시즌이 끝난 후 키움과 3년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키움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하위가 유력하다.

두산에서 투수코치와 2군감독, 수석코치 등을 역임했던 이강철 감독도 2018년 포스트시즌이 진행되는 도중 kt행이 결정됐다. 이강철 감독 부임 전까지 3년 연속 최하위를 비롯해 4년 동안 9위보다 높은 성적을 올린 적이 없었던 kt는 이강철 감독 체제에서 작년까지 5년 연속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지도자도 당연히 이강철 감독이었다.

5월 8연패, 8월 11연패로 하위권 추락

1995년 한화에 입단해 2006년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강인권 감독은 현역 시절 스타 플레이어와는 거리가 멀었고, 백업 포수를 주로 맡았다. 심지어 한화가 우승을 차지했던 1999년에도 부상 및 부진으로 조경택과 김충민에게 밀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다만 현역 시절 뛰어난 수비를 인정받았던 강인권 감독은 은퇴 후 두산과 NC, 한화 등에서 10년 넘게 배터리 코치로 활약했다.

2015년과 2016년 두산의 배터리 코치, 2020년엔 NC의 수석코치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강인권 감독은 2022년 5월 경질된 이동욱 감독의 후임으로 감독 대행을 맡았다. 111경기에서 58승3무50패(승률 .537)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짧은 기간 동안 팀을 잘 수습한 강인권 감독은 그해 10월 NC와 3년 10억 원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김경문,이동욱 감독에 이어 NC의 3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강인권 감독은 작년 하위권에 머물 것이란 예상을 깨고 정규리그 MVP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박민우,손아섭,박건우로 이어지는 '소총부대'의 활약에 힘입어 4위로 NC를 가을야구에 진출시켰다. 그리고 NC는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kt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6연승을 내달리며 돌풍의 주인공이 됐고 강인권 감독 역시 포스트시즌에서의 선전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NC는 올해 페디 못지않은 외국인 에이스 카일 하트, 2016년의 에릭 테임즈 이후 구단 두 번째 홈런왕이 될 것이 유력한 맷 데이비슨을 거느리고도 9위로 순위가 뚝 떨어졌다. 5월 중순까지 KIA와 선두 싸움을 벌였던 NC는 5월 말 8연패 이후 순위가 내려갔고 8월에는 창단 후 최다인 11연패를 기록했다. 결국 강인권 감독은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된 20일 구단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올해 NC는 하트와 박건우, 손아섭, 김재열, 김영규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많았고 대니얼 카스타노의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 역시 히어로즈 시절과 크게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이 지는 것이고 NC 입장에서도 침체된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감독 경질이라는 칼을 꺼내 들었다. 그렇게 강인권 감독의 첫 감독 커리어는 아쉽게 마무리됐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