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체코 <블레스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보도... 최초 보도에서 제목·내용 수정한 정황 확인
▲ 체코 일간지 <블레스크>의 21일 새벽 5시 보도(왼쪽, 빨간색 사각형)와 수정된 것으로 보이는 21일 오후 3시 현재 보도 내용(오른쪽, 파란색 사각형). 최초 보도된 기사의 제목은 "사기꾼이 파벨의 성에? 대한민국 영부인은 거짓말을 하고 수백만 달러로 자신을 풍요롭게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였다. ⓒ 블레스크 갈무리 / 구글 저장된페이지 검색
윤석열 대통령이 2박 4일간의 체코 순방을 마치고 한국 시각으로 22일 새벽 귀국했습니다. 그런데 체코의 한 현지 언론이 윤 대통령이 체코를 떠난 21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여러 의혹을 조명하는 기사를 냈습니다.
그런데 이 매체가 최초 보도한 기사를 대폭 수정한 것으로 읽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참고로 위키피디아는 <블레스크>를 체코의 4대 일간지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건희 여사가 22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2024.9.22 ⓒ 연합뉴스
<블레스크>에는 21일 오후 3시 현재 "한국의 대통령 부인이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돼 있습니다. 해당 기사는 "김건희 여사는 우아함도 갖고 있지만 탈세와 표절 의혹도 받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한국 언론이 2019년부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증과 보도를 하고 있다면서 여러 의혹을 다뤘습니다.
우선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재산세 상습 체납 논란'입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결혼한 뒤에도 세 차례나 재산세를 체납해 압류됐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이 매체는 당시 윤 대통령의 "같은 아파트에서 주소지를 옮기다 보니 세금 고지서를 제때 챙기지 못했다"는 해명도 함께 게재했습니다.
"그녀의 학업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단락에선 김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도 다뤘습니다. 김 여사의 국민대 박사학위 표절 의혹에 대해 전국 14개 단체 교수, 학술 단체가 꾸린 학계 검증단에 참여한 16명의 학자가 "표절 의혹이 있다"며 반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검증단은 "점집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블로그 등 상식 밖의 자료를 무단 사용한 정황이 발견됐다"면서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었습니다. 또한 이 매체는 김 여사의 숙명여대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도 언급했습니다.
<블레스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10억 원을 벌었을 것"이라며 "체코 돈으로 1700만 코루나에 해당한다"고 서술했습니다. 이어 '한국 검찰이 김 여사를 기소하지 않았지만 공범으로 의심되는 도이치모터스 사장 권오수씨에게는 징역 3년이 선고됐다'는 내용도 소개했습니다.
최초 기사 제목-내용 등 수정된 듯
구글 '저장된 페이지' 확인해보니... "사기" "거짓말" 등 표현 들어가 있었다
▲ 체코 일간지 <블레스크>의 김건희 여사 관련 기사의 '저장된 페이지'. 기사 하단에 내려가다보면 그래픽 요소가 들어간 이미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 블레스크 갈무리
그런데 특이한 점은 <블레스크>가 현지시각으로 9월 21일 새벽 5시에 올린 기사 원문은 현재 <블레스크> 기사와 제목과 내용 상당 부분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기자는 구글의 '저장된 페이지' 검색을 진행했습니다. 정확한 보도를 위해 기자가 확인한 URL을 그대로 기재합니다.
https://webcache.googleusercontent.com/search?q=cache%3Ahttps%3A%2F%2Fwww.blesk.cz%2Fclanek%2Fzpravy-politika%2F795331%2Fpodvodnice-u-pavlovych-na-hrade-prvni-dama-jizni-koreje-mela-lhat-i-obohatit-se-o-miliony.html&oq=cache%3Ahttps%3A%2F%2Fwww.blesk.cz%2Fclanek%2Fzpravy-politika%2F795331%2Fpodvodnice-u-pavlovych-na-hrade-prvni-dama-jizni-koreje-mela-lhat-i-obohatit-se-o-miliony.html&gs_lcrp=EgZjaHJvbWUyBggAEEUYOTIGCAEQRRg60gEIODUyMGowajeoAgiwAgE&sourceid=chrome&ie=UTF-8
(* 위 URL을 터치하거나 복사한 뒤 인터넷 창에 입력하면 됩니다)
해당 URL 속 저장된 페이지 속 기사는 21일 오후 3시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기사와 제목이 다릅니다. 21일 오후 3시 현재 기사는 본래 발행됐던 기사에서 수정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뉴스 매체의 URL은 '도메인 주소 / 카데고리 / 하위 카데고리 / 숫자 / 기사 제목'의 구조를 갖고 있는데 위 저장된 페이지의 URL 속 '숫자 부분(795331)'이 현재 기사 URL의 '숫자 부분'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저장된 페이지의 기사 제목은 'Podvodnice u Pavlových na Hradě? První dáma Jižní Koreje měla lhát i obohatit se o miliony'으로 이를 딥엘닷컴(deepl.com)에서 한국어로 번역하면 '사기꾼이 파벨의 성에? 대한민국 영부인은 거짓말을 하고 수백만 달러로 자신을 풍요롭게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가 됩니다.
저장된 페이지 속 기사와 현재 기사를 비교대조해보면 전체적인 기사의 전반적인 전개는 유사하나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저장된 페이지 속 기사 첫 문장은 "대한민국 국가 원수 곁에 사기꾼이 있을까요?(Má jihokorejská hlava státu po boku podvodnici?) 윤석열 대통령은 금요일 체코를 국빈 방문했습니다"입니다. 현재 기사 속 첫 문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금요일 체코를 국빈 방문했습니다"입니다. '사기꾼'이란 표현이 들어간 문장이 사라졌습니다.
이밖에도 ▲뉴욕 레더드 N. 스턴 경영대학원 졸업 여부 ▲대선 전 김건희 여사의 '조용한 내조' 약속 사실에 대한 내용도 언급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블레스크>의 기사에는 위 내용이 없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가 방문한 국가의 언론들이 김 여사 관련 의혹을 보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11월 영국 언론 <데일리매일>은 김 여사를 가리켜 "논란이 많은 영부인"이라며 탈세와 표절, 주가 조작 의혹 등을 보도했습니다.
올해 6월 카자흐스탄 언론 <아자티크 루이 Azattyq Rýhy>는 "김 여사는 '인형 아가씨'로 알려져 있다"면서 "김 여사의 동안 외모 비결은 성형 수술이라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가 삭제한 바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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