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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부' 대전과 전북... 승부처에서 발톱 드러내야

[K리그 1] 9위 대전, 10위 전북과 0-0 무승부... '파이널 B' 진출 확정

등록|2024.09.23 09:34 수정|2024.09.23 09:34

▲ 승점 1점을 획득한 대전과 전북 ⓒ 한국프로축구연맹


발톱을 숨기고 승점 3점을 원했지만, 결국 1점을 나눠 가지는 데 그쳤다. 강등권 탈출을 넘어 안정적인 잔류를 꿈꾸고 있는 대전과 전북, 결국 승부처에서 과감한 공격력이 나와야만 생존할 수 있다.

22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1 2024' 31라운드 전북 현대와 대전 하나시티즌의 맞대결은 0-0으로 종료됐다. 홈에서 승점 1점을 획득한 대전은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질주하며 9위 자리를 유지했다. 원정을 떠나온 전북 역시 5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하지 않았고, 10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경기는 양 팀의 기 싸움이 인상적이었다. 전반 2분 전북 안드리고가 왼발 슈팅으로 경기 포문을 열었고, 대전도 반격에 나섰다. 대전은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이는 김준범과 김현욱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밥신도 공격적인 모습으로 전북 골문을 위협했다. 전북 역시 전반 27분, 보아텡의 패스를 받은 전병관이 과감한 슈팅으로 대전을 위협했지만, 이창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32분 대전 김현욱이 프리킥 기회에서 회심의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 맞고 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북은 전반 36분 에르난데스가 빈 골문 앞에서 공을 잡으며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골문을 빗나갔다. 이후 이렇다 할 장면이 나오지 않았고, 후반에도 이 흐름은 이어졌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에르난데스를 빼고 송민규를 투입, 공격적인 변화를 가져갔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23분 전북 송민규가 대전 안톤과의 경합 중 어깨 부상을 입었고, 결국 경기장 밖으로 나왔다. 후반 25분에는 경기 향방을 좌우할 변수가 발생할 뻔했다. 전북 김태현이 대전 김준범에 과감한 태클을 시도했고, 김희곤 주심이 VAR(비디오 판독)을 실시한 것. 이후 김태현을 향한 경고는 번복되지 않았고, 대전은 부상 당한 김준범 대신 마사를 투입하며 변화를 택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된 가운데 후반 34분, 전북 전진우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대전 이창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대전 역시 마사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전북 박진섭이 헤더로 위기를 모면했다. 치열한 흐름의 끝이 보이던 상황 속, 대전 구텍이 경합 도중 박진섭의 얼굴을 가격했고, 다이렉트 퇴장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수적 우위를 점했던 전북이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0-0으로 종료됐다.

승부처에서 발톱 숨긴 대전-전북, 과감해야 잔류한다

아쉬움이 가득했던 양팀의 승부였다. 특히 상승세를 기록하며 강등권 탈출을 노렸던 대전과 전북이었기에, 무승부라는 결과는 더욱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먼저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질주하며 홈에서 8위 자리까지 상승을 노렸던 대전은 전방에서 아쉬운 공격력으로 승점 1점에 그쳐야만 했다. 리그 6경기 무패 행진을 질주하며 12득점을 몰아넣는 인상적인 공격력을 발휘했지만, 전북과의 맞대결에서는 무위에 그쳤다.

특히 대전은 직전 서울전에서 단 3개의 유효 슈팅으로 3골을 만들어내는 효과적인 공격력을 자랑했던 부분과는 달리, 전북전에서는 단 2개의 유효 슈팅에 그쳐야만 했다.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은 만들어내지 못했고, 전북의 단단한 수비벽에 가로막히며 득점에 실패했다. 이에 더해 부상을 털고 돌아온 구텍이 후반 교체 투입 이후 불필요한 행동으로 다이렉트 퇴장까지 겹친 대전은 향후 일정에서 가용할 수 있는 공격 자원이 줄어드는 악재가 겹쳤다.

전북 역시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 라운드 수원FC전에서 무려 6골을 기록하며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했던 전북은 주중 열렸던 세부 FC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다시 6골을 퍼부으며 강력한 공격력을 뿜어냈지만, 이번 대전전에서는 무기력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전북은 90분 내내 유효 슈팅 2개에 그쳤고, 전반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으나 에르난데스가 해결하지 못하며 승점 1점을 기록하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 후반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전북 현대 송민규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에 더해 공격 핵심 송민규까지 부상 악재가 겹쳤다. 후반 안톤과의 경합 도중 어깨를 부여잡았고, 끝내 경기장에 돌아오지 못하며 김진규와 교체됐다. 최근 좋았던 공격력이 살아나지 못하며 승점 1점에 만족해야만 했던, 대전과 전북이다. 승부처로 여겨졌던 경기에서 공격에서 주춤하며 발톱을 숨겼고, 이는 양팀에게 불만족스러운 결과로 귀결됐다.

강등이라는 시스템 속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승부처에서 발톱을 숨기고 기회를 기다리며 단 1골을 기다리는 방법도 좋지만, 승부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 과감한 공격력으로 승점 3점을 쟁취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특히 대전과 전북은 최근 인상적인 공격력을 뿜어내고 있었기에 과감한 공격 방법으로 경기를 공략하는 부분도 고려해 볼 법했다.

과감하지 못했던 공격력에 대해서 양팀 감독도 아쉬움을 삼켰다. 대전 황선홍 감독은 "힘 싸움에서 조금 밀린 것 같고, 이런 부분을 보완하며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전북 김두현 감독 역시 "강등권 싸움하는 팀들끼리는 수비를 견고하게 할 수밖에 없다. 잔디가 괜찮았다면 마지막 슈팅에서 유리한 면도 있었을 것이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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