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로켓배송 쿠팡, 택배노동자들 언제까지 죽게 할건가"

개신교·시민사회단체, 쿠팡 택배노동자 사망에 공동대책위원회 띄워

등록|2024.09.24 14:18 수정|2024.09.24 15:18

▲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이어지자 개신교와 시민사회계가 대책위원회를 조직한 뒤 24일 오후 쿠팡 본사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임석규


택배노동자들의 연속된 과로사는 자본과 효율을 위해 경주마처럼 내달리는 쿠팡과 반복되는 산재에도 현장 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정부 탓입니다. 이제 우리 개신교 시민사회가 노동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자본에 대한 열위 구조를 타파하는 데 나설 것입니다."

개신교와 시민사회단체들이 택배노동자들의 산재 사망에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쿠팡을 규탄하는 데 함께 나서기로 했다.

30여 기독교·시민사회단체들이 '쿠팡 택배노동자 고(故) 정슬기님과 함께하는 기독교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4일 오후 12시 서울 잠실에 있는 쿠팡 본사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쿠팡을 향해 ▲정씨의 죽음에 진정성 있는 사과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심야노동인 로켓배송 중단 ▲쿠팡의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 동참 ▲국회의 쿠팡 청문회 개최 등을 촉구했다.

▲ 여는 발언에 나선 박득훈 성서한국 사회선교사는 노동자들의 죽음에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쿠팡이 사회적·그리스도교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일갈했다. ⓒ 임석규


여는 발언에 나선 박득훈 성서한국 사회선교사는 "'개처럼 뛰고 있다'는 정씨를 포함한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에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쿠팡의 행태는 사회적으로는 ESG 경영을 위반한 것이고 그리스도교적으로는 정의와 공의를 내던져버린 것"이라고 일갈했다.

강민욱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본부준비위원장은 "택배 산업 후발 주자인 쿠팡이 작년 3분기에 택배물동량 2위 택배사로 오를 수 있는 이유는 택배노동자들에게 무급 분류작업과 물품 당일 배송을 하루에 2~3번 배송하는 속도경쟁과 비용절감 시스템 때문"이라고 현장의 열악한 상황을 지적했다.

▲ 쿠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씨의 아버지인 정금석 수원성교회 장로는 쿠팡의 악행에 맞서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재발 방지 대책을 함께 요구하기로 나선 대책위원회에 감사를 표했다. ⓒ 임석규


정슬기씨의 아버지 정금석 수원성교회 장로는 "아들이 목숨을 잃은 지 넉 달 되어가도록 쿠팡은 단 한 번 사과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 거짓 광고를 하는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힘없는 노동자들이 죽어갈 때 정부조차 방관하는 현실에서 개신교와 시민사회가 대책위를 구성해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재발 방지 대책을 함께 요구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편 고 김명규씨와 함께 쿠팡에서 일하다 3일 만에 남편을 잃은 우다경씨도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존중하지 않는 쿠팡의 행태를 멈추지 않으면 다음에 쓰러질 노동자들이 내 가족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많은 시민·그리스도인들이 피해자·유가족들과 함께 손 잡아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 남편 김명규씨를 잃은 우다경씨는 기자회견 전 남편의 죽음에 대해 쿠팡이 노동자들에게 입단속을 시켰다는 증언이 담긴 통화 녹음을 들려줬다. ⓒ 임석규


▲ 아들 정슬기씨를 잃은 정금석 장로는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쿠팡 본사 앞에서 아들을 포함한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을 방치한 쿠팡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했다. ⓒ 임석규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