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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백 수심위 시즌 2 시작... "내 의뢰인은 죄가 있다"는 변호사

최재영 목사 대신 대리인 참석... "검사는 무죄-피의자는 유죄 주장 희한한 상황"

등록|2024.09.24 15:17 수정|2024.09.24 16:50

▲ 24일 최재영 목사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대검찰청. ⓒ 이정민


24일 오후 2시, 최재영 목사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대검에서 시작됐다. 최 목사와 김건희 여사는 명품백 등을 주고 받은 관계로, 이번 수심위는 '김건희 여사 수심위 시즌2'로 평가된다.

수심위에 올라있는 최 목사의 혐의는 ▲청탁금지법 위반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명예훼손이다. 특히 김 여사와 혐의를 공유하는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최 목사 측은 수심위에서 김 여사에게 건넨 선물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 있는 민원 청탁이었다는 주장을 펼칠 것임을 예고했다. 한마디로 '최 목사에게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죄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최 목사를 대리해 수심위에 참석한 류재율 변호사는 대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수심위를 보면 희한하다"면서 "검사는 무죄를 주장하고 피의자(최재영)는 유죄를 주장한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에 이런 상황이 있었나 싶다. 그분들(수심위)이 어찌 볼지 저도 걱정인데, 최 목사 변호인으로서 위치를 내려놓고, 양심에 입각해서 증거와 법리를 바탕으로 수심위 위원원들께 최 목사의 청탁이 있었다고, 왜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냐고 강력하게 주장할 것이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180만 원 상당의 샤넬 화장품과 향수, 300만 원 상당의 디올 가방을 줬다. 그러면서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에 대한 국정자문위원 임명이나 국립묘지 안장, 통일TV 재송출 등의 청탁을 했다고 시인하고 있다.

▲ 최재영 목사와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등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리는 '최재영 목사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재영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류재율 변호사. ⓒ 이정민

수심위 앞둔 최재영 목사, 류재율 변호사와 악수최재영 목사 측 류재율 변호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리는 '최재영 목사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입장하기에 앞서 최재영 목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이정민


최 목사 본인은 수심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통상과 달리 자신에게 죄가 있다고 주장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류 변호사와 함께 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최 목사는 "수심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제가 자동반사적으로 변명하거나 내 죄를 방어할 염려가 있다"면서 "전문가들의 비판과 예리한 지적, 검찰이 준비한 자료들을 제가 전문지식 없이 방어하긴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류 변호사에게 내 전권을 위임했다"면서 "내가 의뢰인이라는 걸 잊고, 공격수처럼 내 모든 청탁을 들춰내 입증하란 미션을 줬다"라고 말했다.

수심위 결론은 늦은 저녁이나 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만약 수심위가 지난 '김 여사 수사심의위'와 달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 또는 계속 수사 의견을 낸다면 파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청탁금지법에 대한 결론이 지난번과 동일하다 하더라도, 나머지 혐의에 대해 기소 또는 계속 수사 의견이 나온다면 선물을 준 사람만 처벌받는 셈이어서 상황이 더 꼬이게 된다.

지난 6일 열린 김 여사 수심위는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수수 ▲직권남용 ▲증거인멸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등 6개 혐의 모두에 대해 '불기소 권고' 결론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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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목사 검찰수사심의위원회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리는 '최재영 목사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 수심위원이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 이정민


최재영 목사 검찰수사심의위원회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리는 '최재영 목사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 수심위원이 주차를 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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