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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MB 화공특강 '4대강 궤변'에 반박한다... 녹조로 뒤덮인 게 '현실', 제발 자숙하시길

등록|2024.09.26 10:34 수정|2024.09.26 10:34

▲ 녹색의 강으로 변한 낙동강. 22조라는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투입해 4대강 사업을 한 결과가 이 모양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명박 전 대통령이 24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화공특강에 참여해 자신의 가장 최악의 업적인 4대강 사업을 자화자찬하는 궤변을 늘어놓아 4대강 현장 활동가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관련 기사 : 이명박 "4대강, 공무원들 전부 협조했지만 정치권 반대" )

변종 운하사업 아닌 진짜 4대강 살리는 사업했다면?

물·하천 운동 활동가인 필자는 만약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변종 운하사업인 4대강 사업이 아닌 진짜 4대강 살리기를 했더라면 얼마나 추앙받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된다. 그 결과 "보수가 정말 일은 잘 한다"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정치적 헤게모니까지 얻을 수 있었을 거 같은데 말이다. 강에 가보면 진짜로 강을 살리는 방법들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수질을 맑게 하고 홍수 같은 재해에도 안전한 강과 하천을 만드는 방법들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22조가 넘는 천문학적 국민 혈세를 강을 파고 보를 막는 데 쓸 것이 아니라 진짜로 시급히 필요한 오염의 현장에다 썼다면 4대강의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강의 수질을 망치는 주범은 크게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으로 나눌 수 있다. 점오염원은 특정할 수 있는 오염원으로 하수처리장이나 폐수처리장 같은 곳에서 들어오는 오염원을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오염원이 들어오는 길이 정해져 있어 특정할 수 있는 오염원들도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전국에는 빗물이 들어오는 우수관과 하수가 들어오는 하수관이 합쳐져 있는 곳이 많다. 우오수관이 합류식으로 되어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가 오지 않는 평상시에는 이들이 제대로 관리되지만 비만 조금이라도 내리면 양이 많은 빗물과 하수가 섞여, 용량이 한계가 있는 하수관의 턱을 넘어, 하천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 대구 성서공단의 합류식 하수관거에서 빗물과 함께 턱을 넘어 낙동강으로 오수가 그대로 흘러들어가는 현장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성서공단의 하수가 낙동강으로 그대로 흘러들어가는 충격 영상대구 성서공단의 하수가 합류식 하수관거에서 비가 오면 관로를 넘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충격 영상이다. ⓒ 낙동강 수근수근TV


우수와 오수를 분리해서 관로를 만들어야 했는데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서 오래전에 지어진 대도시들은 우오수관이 합류식으로 되어 있는 곳이 많다. 대구도 마찬가지로 그 비율이 50%를 넘는다.

그래서 비만 오면 빗물과 함께 하수가 하천으로 그대로 넘어 들어온다. 이렇게 특정할 수 있는 점오염원 관리도 제대로 안 되고 있는 현실. 즉 우오수관 관로 분리사업을 해서 이런 점오염원 문제부터 해결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 사업에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22조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혈세는 이런 데 쓰였어야 했던 것이다.

▲ 초기 우수가 강으로 유입돼 시커먼 오수가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또 하천 수질을 망치는 주범 중 하나는 빗물에 도로가 씻긴 물이라든가 축사나 농경지 등 들판에서 들어오는 물 등 비점오염원으로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비가 내리는 초기 우수에 씻겨 들어오는 물이 가장 심각한 오염원들인데 이들의 관리를 잘 해주면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즉 비가 내리면 각종 오염원의 칵테일인 그 초기 우수를 따로 모아서 저장해두었다가 그것을 하수처리장으로 보내 처리해서 하천으로 내보내면 된다. 이런 방법도 하수관 말단에 큰 저류지가 있어야 해서 비용이 많이 든다. 이런 데 천문학적인 혈세가 쓰여야 했던 것이다.

이렇게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만 관리되면 4대강의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시급하고도 중요한 곳에 예산을 쓰지 않고 멀쩡한 강바닥을 파고 강을 강을 막는 데다 천문학적인 혈세를 쏟아부은 것이다.

강연에서도 자신이 밝힌 바와 같이 운하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유럽의 운하를 칭찬하기까지 했다. "프랑스 센강에도 200여 개의 보가 있다"며 "유럽은 화물을 자동차로 운반하는 게 아니라 운하를 통해 배로 운반한다"며 자신의 4대강 운하 계획의 정당성을 강조했지만 이런 논리는 쉽게 반박이 가능하다.

▲ 이철우 경북지사의 초청으로 경북도청 화공특강에서 강연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 조정훈


프랑스 센강이 수질이 심각하다는 것은 이번 프랑스 올림픽에서도 크게 문제가 됐다. 그 강에서 수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질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보가 있으면 수질이 좋아질 수 없다는 것은 센강에서 그대로 증명이 됐다.

화물수송도 유럽은 강이 여러 나라를 거쳐 흐르고, 운하의 역사가 길기 때문에 굳이 도로를 더 건설하기보다는 운하를 이용해 배로 화물을 수송한 것이지 우리처럼 좁은 국토에서 이미 고속도로가 잘 되어 있는데 굳이 운하를 만들어 놓아도 그것을 이용할 화주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만들어 놓은 경인운하가 텅텅 비어 있다는 사실로도 이명박씨의 주장은 충분히 반박이 가능하다. 현실이 이러한데 아직까지 운하 타령이나 하면서 변종 운하사업인 4대강 사업을 자신의 가장 큰 치적 중 하나라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안타깝다.

홍수에도 강하고, 수질도 개선되는... 방법은 있었다

그 천문학적 비용으로 변종 운하사업을 할 것이 아니라 4대강에서도 지대가 낮아 홍수에 취약한 곳이 있는데 그곳들을 일괄 매입했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강의 영역으로 즉 홍수터 같은 것으로 만들었으면 홍수로 큰물이 들어왔을 때 그 저류지에 물을 일정량 받아놓아 홍수 피해도 줄이고 저류지가 큰 습지 역할을 해 수질도 개선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데는 돈이 많이 들어 22조라는 천문학적인 혈세가 이런 곳에 쓰였다면 4대강은 수질도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정말 홍수피해도 없는 안전한 곳이 될 것인데 이런 데 돈을 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집에 가까운 운하를 하겠다며 22조를 쏟아부은 그 결과가 무엇인가?

▲ 경남 남지의 칠서취수장 앞의 심각한 녹조. 이런 녹조물을 정수해서 수돗물을 만드니 수돗물에서 녹조 독이 나올 수밖에. 그에 따라서 영남인들은 먹는 물 불안까지 안고 살 수밖에 없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지금 4대강 사업의 가장 큰 현장인 낙동강은 해마다 심각한 녹조로 먹는 물 위협까지 안고 있는 실정이다. 녹조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가장 강력한 독인 다이옥신 다음가는,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는데 그 독이 낙동강에서 창궐해 수돗물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낙동강 물로 농사 지은 농산물에서도 녹조 독이 나오고, 심지어 강 주변의 공기 중에서도 녹조 독이 나오고 있는 기막힌 현실을 맞고 있다.

즉 낙동강 주변 영남인들은 수돗물 불안에 먹거리 불안, 설상가상 일상적으로 마시는 공기 불안까지 안고 있는데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이명박씨는 도대체 무슨 망발을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보수가 일색인 영남의 정치지형 덕분에 큰 비난을 피해가고 있지만 이건 집단소송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일진데 그의 용기가 참으로 부러울 지경이다.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간 그 수많은 강의 생명들과 4대강 사업 결과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명심해야 한다. 자신이 행한 최악의 정책을 가장 잘한 사업으로 자화자찬하는 그런 망발은 더 이상 지양하시고 자숙하시길 충심으로 조언해본다. 집단소송으로 그 많은 재산을 날리지 않으려면 말이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4대강 공사가 시작될 당시인 2009년부터 낙동강을 다니면서 4대강 사업 현장을 기록하고 현재까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심각한 폐해를 고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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