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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딥페이크 질문' 미스코리아, 결국 주최측 사과문

<한국일보> 노조 비판 "대회 개최도 재검토해야"...주최측 "딥페이크 단어 사용 잘못"

등록|2024.09.26 11:16 수정|2024.09.26 14:58

▲ 지난 24일 진행된 2024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 진짜 나와의 갭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 미스코리아선발대회


[기사보강 : 26일 오후 1시 10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이라는 질문이 나와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주최·주관사인 <한국일보>의 노동조합이 "대회 개최 재검토"까지 요구하며 사측에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주최 측은 "깊이 사과드린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4일 오후 열린 '2024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는 미스코리아 참가자를 대상으로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 진짜 나와의 갭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나왔다. 해당 질문은 미스코리아 참가자 가운데 최종 후보자 15명이 발표된 이후 후보자의 가치관을 확인하고자 가진 '즉석질문'으로 준비됐다.

최근 딥페이크 성폭력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셜미디어(SNS) 등을 중심으로 해당 질문이 부적절했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미스코리아 주최·주관사인 <한국일보>의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지부) 관계자는 26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딥페이크 피해에 대해 성착취로 보고 계속 보도하는 언론사의 입장에서 당연히 부적절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하고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한국일보>에서 여전히 심사도 나서고 1면에도 기사로 나가는 회사를 대표하는 행사"라면서 "회사가 (주최·주관 등)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주관사는 <한국일보> 자회사인 글로벌E&B며, <한국일보>의 권동형 전무가 글로벌E&B 대표를 맡고 있다. 그간 <한국일보> 내부에서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주최·주관하는 것에 대해 꾸준히 문제제기가 돼왔다. 노조 또한 지난 2021년 "콘텐츠의 지향점과 정반대 사업을 여전히 운영 중인 것은 큰 모순"이라면서 폐지하라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주최 측 "AI 영상 지칭하고자 했다, 단어 사용 분명한 잘못"

글로벌E&B 측은 26일 오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과문을 올리며 "참가자들을 포함해, 이로 인해 불편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딥페이크를 이용한 불법 영상물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딥페이크'라는 단어 자체를 사용한 것은 주최 측의 분명한 잘못"이라면서 "딥페이크가 성적 불법 영상물로 악용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질문에 훨씬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질문에서 '딥페이크 영상'이 표현하고자 했던 바는 '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모습을 재현하는 영상' 자체를 지칭하고자 했고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낸 모습과 실제 자신의 모습과의 차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이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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