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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내가 집사람한테 말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냐"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는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로 존중해야 할 대상"

등록|2024.09.27 11:00 수정|2024.09.27 11:00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한가위 명절 인사를 하는 모습. 2026.9.13 ⓒ 대통령실 제공


"선배님, 저한테 앞으로 그 얘기하지 마십시오. 제가 집사람한테 그런 말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닙니다."

26일자 <중앙일보> 사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법조계 선배들이 김 여사와 관련해 조언하면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충고를 듣기 싫은지 "네 알겠습니다"라고 전화를 끊는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사설에선 김 여사가 여당 정치인들과 문자 소통이 잦는 등 과도한 소통을 한다고 지적합니다. 4.10 총선 직전에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냈고, 다른 여당 의원들과도 문자를 자주 주고받는다고 합니다.

여당에는 김 여사와 주고받은 문자를 캡처했거나 통화 내용을 녹음한 여당 의원이 수두룩하다고 합니다. 김 여사와 정치인들이 주고받은 이야기가 언제든 공개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김건희 여사가 여당 정치인과 자주 연락을 하는 모습을 가리켜 "소통 욕구가 상당하다"고 표현했습니다. 대통령을 위하는 마음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국정개입에 가깝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김건희'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2024.9.19 ⓒ 연합뉴스


지금 윤석열 정권의 최대 리스크 중의 하나는 김건희 여사입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김 여사에게 단호하게 말을 못 하고 있습니다. 왜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고 지나칠 정도로 방어적일까요?

여권에서는 이구동성으로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는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로 존중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합니다. 이러다 보니 비서진들도 김 여사 문제를 윤 대통령에게 말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얘기 내게 하지 말라"고 손사래를 친다고 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를 꺼내려고 독대를 신청했지만 두 차례나 거절당했습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윤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김 여사에게)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하는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그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해결할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뿐인데, 오히려 김 여사 지키기에 앞장서니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진짜 지켜야 할 가치는?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선서하는 모습. 2022.5.10 ⓒ 대통령실 제공


지난 25일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 모두 불기소 쪽으로 결정을 하고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수사심의위원회에서는 최재영 목사는 기소의견이었고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이었다"며 "이게 같은 사건에 대해서 수사심의위원회가 다른 결론을 낸 사안이라서 이것을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귀추가 주목되는데 결국에는 검찰이 김건희 여사 봐주기로 끝끝내 모든 권한을 다 쓰고 있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김건희 여사 지키기가 도를 넘어가고 있다"라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 특검하지 말자, 지금 계속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이렇게 대놓고 봐주기 수사를 해왔고 하고 있는데 어떻게 특검을 안 하냐"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검찰총장 출신인 대통령이 '공정과 정의, 법치주의'를 강조해 놓고 김 여사 지키기에 여당과 검찰을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취임식 때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취임선서를 합니다.

대통령 임기 중 절반이 지났지만 요즘 윤 대통령이 지키고 있는 것이 김건희 여사인지, 대한민국인지 헷갈리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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