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다 주연급... 이런 영화 한국에서 또 나올 수 있을까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영화] 역대 한국영화 흥행 7위에 빛나는 <도둑들>
지난 1997년 개봉 당시만 때만 영화 <넘버3>는 최고의 배우 한석규가 신인 감독의 작품에 출연한 실험적인 영화 정도로 평가 받았다. 오늘날 <넘버 3>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까지 한국 영화 최고의 배우로 군림했던 한석규와 최민식, 송강호를 한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귀한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여기에 이미연과 박상면, 고 박광정, 안석환 등도 크고 작은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영화를 빛냈다.
1999년에 개봉한 김상진 감독의 <주유소 습격사건>도 마찬가지. <주유소 습격사건>은 개봉 당시 충무로의 유망주로 떠올랐던 이성재와 <간첩 리철진>으로 주연 신고식을 한 유오성 정도를 제외하면 화려한 캐스팅의 영화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성재와 유오성 외에도 유지태, 김수로, 이요원, 이종혁, 차승원(특별 출연) 등 훗날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작품이 됐다.
<넘버3>와 <주유소 습격사건>은 개봉 당시엔 화려한 캐스팅으로 평가 받진 못했지만 세월이 흐른 후 '호화 캐스팅'으로 재조명 받은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2년 여름에 개봉했던 이 영화는 캐스팅 당시부터 엄청난 화제가 될 정도로 주연급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화려한 캐스팅의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최동훈 감독의 4번째 장편 영화 <도둑들>이었다.
잊을 만 하면 제작되는 한국의 범죄영화들
법규를 준수하는 것은 문화 시민의 당연한 의무다. 사람을 해하거나 남의 재산을 탐하는 중범죄는 말할 것도 없고 신호 위반이나 무단횡단 같은 경범죄 역시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무언가를 강탈하거나 훔치는 내용의 '하이스트 영화'가 관객들에게 묘한 영화적 쾌감을 주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그리 흔하진 않지만 주인공이 범죄를 저지르는 영화들이 종종 제작되곤 한다.
<가슴 달린 남자>와 <할렐루야> 등을 연출했던 신승수 감독의 1998년작 <엑스트라>는 두 단역 배우(나한일, 임창정)가 촬영 소품으로 얻은 검사 신분증과 소품 총을 이용해 검사 행세를 하는 내용의 영화다. 두 주인공은 할리우드 영화를 능가하는 걸작 영화를 제작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데 본의 아니게 온갖 비리와 범죄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정의의 사도'로 떠오른다.
사실 한국 영화 범죄물의 일인자는 단연 최동훈 감독이다. 최동훈 감독은 2004년에 개봉한 장편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부터 5명의 사기꾼이 힘을 합쳐(?) 한국은행을 터는 이야기의 영화를 만들었다. 물론 <범죄의 재구성>에 나오는 사기꾼들은 '돈'이라는 목적을 위해 팀을 구성했을 뿐 동료의식은 전혀 없는 오합지졸이었다.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서로 손발이 맞지 않거나 온갖 배신이 난무했던 이유다.
2007년에 개봉했던 정재영 주연의 <바르게 살자>는 실제 범죄자가 아닌 연쇄 은행강도에 대비한 경찰들의 모의 훈련을 소재로 만든 영화다. 강도 역할을 맡은 정도만은 누구보다 성실한 경찰이었고 치밀한 작전과 공부, 리허설을 통해 강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물론 가상이었지만 정도만의 인질극 과정에서 체포조였던 경찰 2명이 순직했고 인질이었던 은행 직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빈과 유지태, 박성웅, 나나 등이 출연했던 2017년 개봉작 <꾼>은 '사기꾼 잡는 사기꾼'이라는 설정의 범죄 오락영화다. 이준익 감독 밑에서 조감독 생활을 했던 장창원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이 작품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라는 평가 속에 전국 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평단에서는 '배우들 이름값에 기댄 영화'란 혹평을 받으면서 그리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찬사·비판 공존하는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
2004년 <범죄의 재구성>으로 212만, 2006년 <타짜>로 684만, 2009년 <전우치>로 613만 관객을 동원한 최동훈 감독은 차기작으로 여러 주인공이 등장하는 범죄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관객들은 당연히 <범죄의 재구성>처럼 소수의 스타 배우와 대중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은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는 범죄물을 떠올렸다. 하지만 <도둑들>의 캐스팅이 하나씩 공개되자 관객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김윤석과 이정재, 김혜수, 전지현, 임달화,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까지. 한 영화의 주인공을 맡아도 충분한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도둑들>은 개봉 전부터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으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세 편의 영화를 연속으로 흥행 시킨 최동훈 감독의 역량을 마음껏 쏟아 부은 이 작품은은 1298만 관객을 동원했고 현재까지도 역대 한국영화 흥행성적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동훈 감독이 선보인 유쾌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그저 얼굴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스타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면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무엇보다 각 캐릭터마다 각자의 사연이 있고 이들이 상황에 따라 힘을 합치기도 하고 서로 갈등 하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물론 최동훈 감독 특유의 '맛있는 대사'도 영화의 매력 중 하나였다.
물론 높은 흥행 성적만큼 비판의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특히 각자의 특기를 가진 도둑들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팀을 이뤄 고가의 물건을 훔친다는 설정은 할리우드의 범죄물 <오션스> 시리즈와 너무나 흡사했다. 부산에서 도둑들을 잡기 위해 투입된 한국의 경찰 특공대가 막무가내로 달려 들다가 웨이홍 일당들에게 무기력하게 당하는 장면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홍콩과 마카오 현지 로케이션을 진행한 이 영화엔 홍콩 배우들도 많이 출연했다. 홍콩 강도 첸을 연기한 임달화를 비롯해 도둑으로 위장한 홍콩경찰 쥴리 역의 이신제, 조니를 연기한 증지위의 아들 증국상이 대표적이다. 거물 범죄자 웨이홍 역의 기국서(배우 기주봉의 친형)와 카지노 지배인 역의 최덕문, 웨이홍의 심복을 연기한 최진호처럼 한국 배우들이 홍콩·마카오 캐릭터를 연기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11년 만에 만난 전지현의 두 번째 대표작
설명이 필요 없는 스타 배우 김혜수가 연기한 펩시는 금고털이 전문 도둑이자 한국팀의 여성 리더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매사에 할 말 다하는 예니콜(전지현 분)조차 펩시 앞에서는 몸을 사릴 정도로 카리스마가 대단한 캐릭터다. 4년 전 금괴를 훔치다가 실패로 돌아간 후 자수했다가 모범수로 가석방돼 곧바로 '태양의 눈물 작전'에 참가했다. 마카오 박(김윤석 분) 과는 4년 전 사건으로 애증의 관계에 있다.
마카오 박이 리더로 활약하던 시절 줄을 잡는 역할을 하던 뽀빠이(이정재 분)는 마카오 박이 사라지고 펩시가 자수를 한 후 예니콜과 잠파노(김수현 분), 씹던 껌(김해숙 분) 등이 속한 한국 팀의 리더가 됐다. 뽀빠이는 마카오 박에게 경쟁심과 열등감을 가지고 있고 펩시와 묘한 삼각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태양의 눈물'을 훔치다 웨이홍 일당과 경찰에게 쫓기던 뽀빠이는 끝내 붙잡혀 징역 4년 형을 받았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10년 넘게 영화 쪽에서 두 번째 대표작을 만나지 못했던 전지현에게 <도둑들>의 예니콜은 그녀를 부활시켜 준 의미 있는 캐릭터다(예니콜은 좋은 건수가 있으면 "예"하고 달려 간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영화 중반 잠파노에 의해 '예복희'라는 본명이 공개되기도 했던 예니콜은 줄타기에 엄청난 능력을 보이면서 영화 내내 맹활약했고 '태양의 눈물' 진품을 손에 넣은 최종 승자가 됐다.
<극한직업>의 빌런 이무배 역을 통해 명성에 비해 다소 늦게 천만 배우가 된 신하균은 2012년 특별 출연한 <도둑들>에서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영화에서 대기업의 후계자이자 대형 미술관의 관장을 연기한 신하균은 프롤로그 장면에서 예니콜에게 작업을 당해 고가의 미술품을 도둑 맞았고 에필로그에서는 홍콩행 비행기에서 펩시에게 작업을 걸다가 또 다시 사기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1999년에 개봉한 김상진 감독의 <주유소 습격사건>도 마찬가지. <주유소 습격사건>은 개봉 당시 충무로의 유망주로 떠올랐던 이성재와 <간첩 리철진>으로 주연 신고식을 한 유오성 정도를 제외하면 화려한 캐스팅의 영화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성재와 유오성 외에도 유지태, 김수로, 이요원, 이종혁, 차승원(특별 출연) 등 훗날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작품이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2년 여름에 개봉했던 이 영화는 캐스팅 당시부터 엄청난 화제가 될 정도로 주연급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화려한 캐스팅의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최동훈 감독의 4번째 장편 영화 <도둑들>이었다.
▲ <도둑들>은 한국영화에서 다시 나오기 쉽지 않은 화려한 캐스팅으로 크게 화제가 됐다. ⓒ (주)쇼박스
잊을 만 하면 제작되는 한국의 범죄영화들
법규를 준수하는 것은 문화 시민의 당연한 의무다. 사람을 해하거나 남의 재산을 탐하는 중범죄는 말할 것도 없고 신호 위반이나 무단횡단 같은 경범죄 역시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무언가를 강탈하거나 훔치는 내용의 '하이스트 영화'가 관객들에게 묘한 영화적 쾌감을 주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그리 흔하진 않지만 주인공이 범죄를 저지르는 영화들이 종종 제작되곤 한다.
<가슴 달린 남자>와 <할렐루야> 등을 연출했던 신승수 감독의 1998년작 <엑스트라>는 두 단역 배우(나한일, 임창정)가 촬영 소품으로 얻은 검사 신분증과 소품 총을 이용해 검사 행세를 하는 내용의 영화다. 두 주인공은 할리우드 영화를 능가하는 걸작 영화를 제작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데 본의 아니게 온갖 비리와 범죄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정의의 사도'로 떠오른다.
사실 한국 영화 범죄물의 일인자는 단연 최동훈 감독이다. 최동훈 감독은 2004년에 개봉한 장편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부터 5명의 사기꾼이 힘을 합쳐(?) 한국은행을 터는 이야기의 영화를 만들었다. 물론 <범죄의 재구성>에 나오는 사기꾼들은 '돈'이라는 목적을 위해 팀을 구성했을 뿐 동료의식은 전혀 없는 오합지졸이었다.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서로 손발이 맞지 않거나 온갖 배신이 난무했던 이유다.
2007년에 개봉했던 정재영 주연의 <바르게 살자>는 실제 범죄자가 아닌 연쇄 은행강도에 대비한 경찰들의 모의 훈련을 소재로 만든 영화다. 강도 역할을 맡은 정도만은 누구보다 성실한 경찰이었고 치밀한 작전과 공부, 리허설을 통해 강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물론 가상이었지만 정도만의 인질극 과정에서 체포조였던 경찰 2명이 순직했고 인질이었던 은행 직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빈과 유지태, 박성웅, 나나 등이 출연했던 2017년 개봉작 <꾼>은 '사기꾼 잡는 사기꾼'이라는 설정의 범죄 오락영화다. 이준익 감독 밑에서 조감독 생활을 했던 장창원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이 작품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라는 평가 속에 전국 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평단에서는 '배우들 이름값에 기댄 영화'란 혹평을 받으면서 그리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찬사·비판 공존하는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
▲ <도둑들>은 1298만 관객을 기록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성적 7위에 올라있다. ⓒ (주)쇼박스
2004년 <범죄의 재구성>으로 212만, 2006년 <타짜>로 684만, 2009년 <전우치>로 613만 관객을 동원한 최동훈 감독은 차기작으로 여러 주인공이 등장하는 범죄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관객들은 당연히 <범죄의 재구성>처럼 소수의 스타 배우와 대중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은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는 범죄물을 떠올렸다. 하지만 <도둑들>의 캐스팅이 하나씩 공개되자 관객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김윤석과 이정재, 김혜수, 전지현, 임달화,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까지. 한 영화의 주인공을 맡아도 충분한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도둑들>은 개봉 전부터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으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세 편의 영화를 연속으로 흥행 시킨 최동훈 감독의 역량을 마음껏 쏟아 부은 이 작품은은 1298만 관객을 동원했고 현재까지도 역대 한국영화 흥행성적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동훈 감독이 선보인 유쾌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그저 얼굴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스타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면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무엇보다 각 캐릭터마다 각자의 사연이 있고 이들이 상황에 따라 힘을 합치기도 하고 서로 갈등 하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물론 최동훈 감독 특유의 '맛있는 대사'도 영화의 매력 중 하나였다.
물론 높은 흥행 성적만큼 비판의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특히 각자의 특기를 가진 도둑들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팀을 이뤄 고가의 물건을 훔친다는 설정은 할리우드의 범죄물 <오션스> 시리즈와 너무나 흡사했다. 부산에서 도둑들을 잡기 위해 투입된 한국의 경찰 특공대가 막무가내로 달려 들다가 웨이홍 일당들에게 무기력하게 당하는 장면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홍콩과 마카오 현지 로케이션을 진행한 이 영화엔 홍콩 배우들도 많이 출연했다. 홍콩 강도 첸을 연기한 임달화를 비롯해 도둑으로 위장한 홍콩경찰 쥴리 역의 이신제, 조니를 연기한 증지위의 아들 증국상이 대표적이다. 거물 범죄자 웨이홍 역의 기국서(배우 기주봉의 친형)와 카지노 지배인 역의 최덕문, 웨이홍의 심복을 연기한 최진호처럼 한국 배우들이 홍콩·마카오 캐릭터를 연기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11년 만에 만난 전지현의 두 번째 대표작
▲ <도둑들>로 부활(?)에 성공한 전지현은 이듬 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했다. ⓒ (주)쇼박스
설명이 필요 없는 스타 배우 김혜수가 연기한 펩시는 금고털이 전문 도둑이자 한국팀의 여성 리더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매사에 할 말 다하는 예니콜(전지현 분)조차 펩시 앞에서는 몸을 사릴 정도로 카리스마가 대단한 캐릭터다. 4년 전 금괴를 훔치다가 실패로 돌아간 후 자수했다가 모범수로 가석방돼 곧바로 '태양의 눈물 작전'에 참가했다. 마카오 박(김윤석 분) 과는 4년 전 사건으로 애증의 관계에 있다.
마카오 박이 리더로 활약하던 시절 줄을 잡는 역할을 하던 뽀빠이(이정재 분)는 마카오 박이 사라지고 펩시가 자수를 한 후 예니콜과 잠파노(김수현 분), 씹던 껌(김해숙 분) 등이 속한 한국 팀의 리더가 됐다. 뽀빠이는 마카오 박에게 경쟁심과 열등감을 가지고 있고 펩시와 묘한 삼각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태양의 눈물'을 훔치다 웨이홍 일당과 경찰에게 쫓기던 뽀빠이는 끝내 붙잡혀 징역 4년 형을 받았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10년 넘게 영화 쪽에서 두 번째 대표작을 만나지 못했던 전지현에게 <도둑들>의 예니콜은 그녀를 부활시켜 준 의미 있는 캐릭터다(예니콜은 좋은 건수가 있으면 "예"하고 달려 간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영화 중반 잠파노에 의해 '예복희'라는 본명이 공개되기도 했던 예니콜은 줄타기에 엄청난 능력을 보이면서 영화 내내 맹활약했고 '태양의 눈물' 진품을 손에 넣은 최종 승자가 됐다.
<극한직업>의 빌런 이무배 역을 통해 명성에 비해 다소 늦게 천만 배우가 된 신하균은 2012년 특별 출연한 <도둑들>에서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영화에서 대기업의 후계자이자 대형 미술관의 관장을 연기한 신하균은 프롤로그 장면에서 예니콜에게 작업을 당해 고가의 미술품을 도둑 맞았고 에필로그에서는 홍콩행 비행기에서 펩시에게 작업을 걸다가 또 다시 사기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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