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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원회의 개혁안, 긍정적 변화이지만

[주장] 국가교육위원회의 개혁안은 충분한가?

등록|2024.09.30 14:27 수정|2024.09.30 15:51
다가오는 2025학년도 수능이 임박한 가운데, 대한민국 입시 제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소식이 전해졌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발표한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주요 방향'은 2035년까지 대한민국 교육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여러 교육적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개혁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개혁 방향으로는 수능의 이원화, 수능에서 서술형 및 논술형 평가 도입, 내신 절대평가 제도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그간 주입식 교육의 틀에 맞춰 답을 찾고 시험을 봤던 방식에서 한 걸음 나아가는 변화로 평가된다. 특히 내신 절대평가 제도는 학생 간 경쟁을 줄이고, 더 건강한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개혁안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우려도 있다. 가장 큰 논점 중 하나는 '어떤 방식으로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할 것인가'이다. 현재 대학별 논술 시험 제도는 인서울 대학 기준으로 전체 선발 인원 중 약 10% 정도의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쓰이고 있지만, 논리와 창의성을 요구하기보다는 정해진 답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

만약 수능에 서술형 및 논술형 평가가 도입된다 해도, 현행 논술 제도와 유사한 형태라면 기대되는 창의성 및 독창성 발휘의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형태의 사교육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수시 원서 접수가 끝난 9월 이후, 논술 학원 수요가 급증하는 현상이 이를 뒷받침한다.

입시 개혁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의 본질적 변화를 요구하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교육' 그 자체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이다. 대한민국의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며, 그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성적 문제다. 현재의 무한 경쟁 교육 체제는 학생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기며,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단순한 입시 제도의 개혁만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습을 선택하고, 기본권과 존엄성이 보장되는 교육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입시 실패로 인해 패배자로 낙인찍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무한 경쟁의 교육 체제를 종식시키기 위한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내신 절대평가 제도는 긍정적인 한 걸음으로 평가된다.

더 나아가, 수능 자체를 서술형 및 논술형 시험으로 전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자격시험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수능 점수로 학생들을 줄 세우는 대신, 일정 기준을 통과하면 누구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대학의 평준화가 선행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교육은 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더욱 평등하고 창의적인 환경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교육 백년지대계를 다시 생각하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제안한 교육개혁안은 분명 과거와 비교할 때 상당한 발전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 백 년간 식민지, 군사정권, 신자유주의에 의해 교육이 크게 왜곡되었다. 이제는 이 틀을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백 년을 위한 본질적인 교육 변화를 모색할 때다.

입시 개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한민국 교육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일이 절실하다. 학생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모두가 존중받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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