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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 죽음 연상케 한 문제 나온 학교 '사과'

경남의 한 중학교 사과 통신문, 기간제 교사는 사직... 교육청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

등록|2024.09.30 17:27 수정|2024.09.30 17:27

▲ 경남지역 한 중학교의 부적절한 시험문제 지문 출제 관련한 해당 학교의 '사과 가정통신문'. ⓒ 윤성효


경남에 있는 한 사립중학교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연상시키는 시험문제 지문이 나와 학부모들이 항의했고, 경남도교육청은 '엄정 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는 사과문을 냈고, 교사는 사직했다.

한 중학교 2학년 사회과목 2학기 1차 자필평사시험에 '사회화의 역할'을 묻는 서술형 지문이 출제됐다. 해당 지문에 보면 지명이 '봉하마을'로 돼 있고, '뒷산 절벽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는 표현이 적시돼 있다.

지문은 "봉하마을에 살던 윤○○는 어렸을 적 행방불명되었다가 10여년이 지난 후 동네 뒷산에서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윤○○는 벌거벗은 상태에서 동물 울음 소리를 내었으며 맨손으로 음식을 집어먹고 대변을 마구 던지는 등 짐승과 같은 상태였다. 인간 사회로 돌아온 이후에도 말을 배우지 못하고 옷을 입는 것도 거부하는 등 적응하지 못하다가 2년 후 스스로 뒷산 절벽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라고 돼 있다.

또 이어진 지문에는 "우리들은 XXX는 '우리 반의 ㅂㅅ(보석)'이라고 칭찬을 한다"라고 되어 있다. 지문에는 'ㅂㅅ'이 '보석'이라고 했지만, 인터넷에서는 '병신'으로 읽히기도 한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문제 출제 교사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직서를 냈다"라고 밝혔다. 해당 교사는 기간제 교사다.

경남도교육청 "엄정 조치와 함께 평가 관리 체계 점검"

경남교육청은 입장문을 통해 "엄정한 조치와 함께 평가 관리 체계를 철저하게 점검하겠다"라며 "관내 학교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시험 문항 출제와 그로 인하여 학부모님은 물론 도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 오늘 오전 해당 학교를 방문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하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은 "해당 교사는 학생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서 가져야 할 전문성과 책무성에 반하는 부적절한 문항을 출제했고, 이를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학교에서도 평가 관리 과정이 부실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라며 "해당 교사는 즉시 수업과 담임 업무에서 배제됐고, 오늘 날짜로 사직원을 제출했다"라고 했다.

대책 관련해서는 "해당 학교에 대해서는, 평가 관리 과정 전반에 대하여 강도 높은 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하겠다"라며 "모든 사립학교의 평가 관리에 대한 지도,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교육청은 "앞으로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학교에 공문을 시행하여 평가 관리 전반에 대해 빈틈없이 점검하겠다"라며 "필요한 경우, 학교 현장 컨설팅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학교 관리자와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를 통하여 교원의 평가 관리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해당 학교는 '사과 말씀' 가정통신문 배포

해당 학교는 지난 27일 '사과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가정통신문을 배포했다. 학교는 "사회 시험 문제 출제에 부적절한 지문을 사용하여 많은 불편과 혼란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는 "특히 실명으로 거론된 학생과 학부모님께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아울러 학교와 전교직원은 특정 정치적 성향을 표방하지 않고 중립적 사고를 견지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했다.

재발방지 대책 관련해 학교는 "시험 출제 관련 교원 연수 확대, 교차 점검 및 출제 관리 철저, 객관적 사고 및 존중과 배려의 문화 교육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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