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창원천 재퇴적... 준설 효과 논란 계속
[보도 후] 창원시 "실체적 홍수 예방 효과"... 창원물생명시민연대 "홍수량 부풀리기"
▲ 9월 29일 창원천. ⓒ 창원물생명시민연대
창원시가 하천 범람 대책으로 지난 5월 준설한 창원천에 최근 내린 폭우로 다시 모래와 자갈이 쌓이는 재퇴적이 진행된 가운데, 준설 효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관련 기사 : 창원시 '매년 범람 창원천, 이번에 준설효과' 보도자료 논란(9월 29일자) https://omn.kr/2acv4 ).
창원시는 지난 5월 예비비 10억 원을 들여 홈플러스 창원점~덕정교 사이 1km 구간을 준설했다. 당시 창원물생명시민연대를 비롯한 환경단체는 기수갈고둥 서식지 파괴 등을 주장하며 준설에 반대했다.
그러자 창원시가 9월 30일 해명자료를 통해 "20~21일 기록적인 강우에서 창원천 퇴적토 제거로 실체적 홍수 예방 효과가 있었다"라 했고,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10월 1일 또 다시 반박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창원시 "지난해 카눈과 비교해 높지 않음 확인"
창원시는 "9월 20일 오후 1시 창원시 전역에 호우주의보 발령 때부터 21일 오후 9시 호우경보 해제 때까지, 창원천 유역에 370~429mm의 기록적인 강우가 내렸고, 이 기간 마산만은 3번의 만조(최고조위)가 있었다"라고 했다.
마산만 만조는 20일 오후 10시 31분(204cm), 21일 오전 10시 57분(208cm), 21일 오후 11시 4분(188cm)에 기록했다.
그러면서 창원시는 "20일 오후 10시 31분 마산만 만조(204cm)의 경우 당일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3시까지 창원천 유역에는 118~203mm의 호우가 내렸음에도 창원천은 범람하지 않았고, 21일 오후 11시 4분 마산만 만조(188cm)의 경우 창원 지역 호우경보는 해제되었으나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내린 163.5~197.5mm의 호우가 지속적으로 하천에 유입되어 내동천 지역은 일시적으로 범람 위험에 다다랐다"라고 했다.
2023년 태풍 카눈 당시에 대해, 창원시는 "창원천 인근에 집중호우가 내린 시간은 오전 7~9시까지였고, 마산만 기준 간조(최저조위) 시각은 오전 9시 3분이었지만 창원천 하류부는 범람 직전까지 간 바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창원시는 "올해 5월 창원천 하류 구간의 하천 내 지장물 및 퇴적토를 제거하여 유속을 원활하게 하고 하천의 통수단면을 늘림에 따라 창원천 수위는 지난해 카눈과 비교해 높지 않음을 확인했다"라고 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 "홍수량 부풀리기"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반박자료를 통해 "창원시는 홍수량 부풀리기로 창원천 준설 효과 억지 주장 중단하라"라며 "창원시가 창원천 준설 효과를 주장하기 위해 이제는 홍수량 부풀리기에 나섰다"라고 했다.
창원시의 해명자료에서 밝힌 강수량에 대해, 이들은 "일 단위 혹은 20일과 21일 이틀간 합친 강수량으로 홍수량을 부풀려 창원천 준설이 창원천 범람을 막았다는 식으로 보도자료를 냈다"라고 주장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는 "전국 하천유역 홍수량 산정 보고서 부록(2504 낙동강 남해 2020.4 환경부)에 의하면 창원천 유로연장은 11.42km이고, 도달시간은 0.99hr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라며 "창원천 하도 내에 유입된 모든 강우는 1시간이면 마산만으로 빠져나간다. 창원천 홍수량과 수위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20일과 21일 하루종일 내린 강우를 합쳐서 창원천 홍수량을 분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고 이 단체가 전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한마디로 창원시는 창원천으로 유입된 홍수가 1시간이면 마산만으로 빠져나가 창원천에 존재하지도 않은데 20일에 내린 강우를 21일 강우와 합쳐 홍수량을 부풀려서 하천범람의 위기를 증명하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창원시가 주장하는 일 단위 강수량으로 홍수량 규모를 검토해보더라도 홍수량 빈도는 고작 30년 밖에 안 된다"라며 "창원시가 제시한 21일 최대 강우량은 318.5mm로 이 홍수량은 창원천 하천기본계획상 홍수 빈도 30년에 해당하는 333mm에 못 미치는 수치이다. 창원천은 하천기본계획상 홍수빈도 100년 470mm의 강수량에 대응하도록 계획되었다. 그런데 고작 30년 홍수빈도의 강우량에 하천이 범람한다면 그것이 더 큰 문제다"라고 했다.
이 단체는 "9월 말 폭우로 창원천 준설 구간 중 용원지하차도에서 철로 하류까지 약 200m 구간 등 하도 곳곳에 재퇴적이 일어났다"라며 "한 번의 폭우로 준설의 의미가 이렇게 사라진 판에 준설 효과 운운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창원시는 창원천 준설이 창원천 범람을 막았다는 끼워 맞추기식 억지 주장을 멈춰야 한다"라며 "창원시는 호도된 보도자료에 대한 사과와 함께 정정 보도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
▲ 9월 29일 창원천. ⓒ 창원물생명시민연대
▲ 9월 29일 창원천. ⓒ 창원물생명시민연대
▲ 9월 29일 창원천. ⓒ 창원물생명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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