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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 통에 십만 원 준대도 안 판다는 아버지

등록|2024.10.02 09:14 수정|2024.10.02 09:14

▲ 서울 한 마트에?배추?한 망에 4만9천8백원이라는 가격표가 놓여 있다. 2024.9.24 ⓒ 연합뉴스


모처럼 친정아버지 얼굴에 화색이 돈다. 기운이 달려 하나둘씩 농작물을 놓으면서 사는 재미가 없다던 아버지께서 이번 배추 농사가 잘 되자 으쓱해 하신다.

김장 김치는 이제부터 우리가 알아서 먹을 테니 배추도 부모님 드실 것만 이삽십포기 심으라 신신당부했건만 기어이 수백 통을 심으셨다. 어찌나 싱싱하게 잘 키우셨는지 탐스럽다. 요즘 배추 한 망이 7만 원에 팔렸다면서도 배춧값이 비싼 게 꼭 좋지만은 않으신 듯 말끝을 흐리신다.

"아부지. 다 팔아요. 드실 것만 남기시고 값 좋을 때 파세요!" 하니까 십만 원에도 안파신단다. 자식들 하고 노나(나눠) 먹으려고 심었지 돈 벌라고 심었냐며 도리질하신다.

요즘은 농작물도 주식, 코인같다. 추석 때는 시금치가 한 단에 만 원 하더니 요즘은 배추가 그렇다. 시절이 수상하니 농작물까지 열 배로 뛴다. 한두 종목이 그렇게 장을 교란시킨다. 중국산 배추를 수입해 물가를 안정시킨다니 솟았던 아부지의 어깨도 다시 축 처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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