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손병관의 뉴스프레소] "한동훈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 전직 행정관 녹취 파문

10월 2일... 3일에 2번 꼴로 기자들 만난 멕시코 대통령

등록|2024.10.02 08:13 수정|2024.10.02 08:13

▲ 10월 2일 조선일보 5면. ⓒ 조선일보 PDF

1) "한동훈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 전직 행정관 녹취 파문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김대남 파일'이 대통령실과 여당을 흔들고 있다.

서울의소리는 지난달 23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의 공천 개입을 시사하는 전 대통령실 행정관 김대남과 서울의소리 기자 이명수의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통화 중에 김건희를 비롯해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이원모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야당 이슈'였다. 거론하면 할수록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에게 좋을 게 없는 이슈였다.

9월 30일 두 번째로 공개한 통화 내용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13일 앞둔 7월 10일 김대남은 이명수에게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때문에 지금 진짜로 죽으려고 하더라"며 "이번에 그거 잘 기획해서 (한동훈을) 치면 아주 여사가 들었다놨다 했다고 좋아하겠는데"라고 말했다. 김대남이 말한 '그거'는 같은 해 1월 한동훈이 김건희가 보낸 문자를 4차례나 읽고도 무시한 사건을 말한다.

녹취에서 김대남은 한동훈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당비 70억원을 들여 자기 대선을 위한 여론조사를 했다고도 주장했고, 이명수에게 한동훈의 자녀 문제를 다뤄보라고도 주문했다.

김대남은 경기 용인갑 공천 과정에서 이원모에게 밀려났다가 현재 SGI서울보증 감사로 재직중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일 오전 9시 27분 페이스북에 "현재 정부투자 금융기관 감사인 사람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좌파 유튜버와 직접 통화하면서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며 "국민과 당원이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서울의소리 보도를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친한계 인사들이 한동훈을 거들었다.

그로부터 약 3시간 뒤 김종혁 최고위원이 페이스북에 "지난 경선 때 한동훈을 죽이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좌파 매체까지 동원됐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새빨간 거짓말을 기사로 둔갑시킨 뒤 그걸 근거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공작 정치의 전형"이라고 썼다. 김종혁은 김대남이 받는 3억 안팎의 연봉 액수를 거론하며 "영화와 소설처럼 공작정치 담당자에게 보상이 주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를 통해 누가 배후이고 어떤 공작이 있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한지아 당 대변인도 "같은 당 후보를 공격하라고 좌파 유튜버를 사주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반드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대남은 "불법 녹음한 (이명수) 기자가 오히려 한 대표를 공격할 수 있는 소스를 주겠다면서 접근한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간에 갈등이 조장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조선일보는 "김대남이 '김 여사 악마화'에 총력전을 펼치는 세력에 먹잇감을 던져준 것"이라며 "대통령실 참모들의 기강과 현실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여권 인사들의 반응을 전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이 추경호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만 따로 불러 2일 만찬을 갖는다는 대통령실의 발표가 있었다. 독대를 거듭 요청하는 한동훈을 제쳐두고 이미 만났던 원내지도부를 다시 부른 것을 놓고 또 하나의 '한동훈 패싱'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동아일보 사설은 "(윤석열, 한동훈) 두 사람이 협력해야 할 책무는 거북한 개인감정을 넘어서는 일이다. 이런 식의 감정싸움과 소통 부족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라고 썼다.

2) '채해병 수사' 공수처 검사 연임 재가 안 하는 속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지난해 기소 실적은 0건이다. 한국일보가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 자료로 보도했다.

같은 해 접수 건수는 무려 2401건이었는데, 공소를 제기한 사건은 하나도 없었다.

2021년 출범한 공수처가 지금까지 직접 기소한 사건은 김형준 전 부장검사 '스폰서 검사'사건, 손준성 검사장 '고발사주의혹'사건, 윤모 전 검사 고소장 위조사건 그리고 4월 불구속 기소한 고위 경찰간부의 7억 7000만 원 뇌물 사건 등 총 4건이다.

'공수처 무용론'에 힘을 싣는 초라한 실적이다. 그러나 채해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등 공수처가 수사 중인 주요사건들의 처리 방향에 따라 여론은 얼마든지 반전될 수 있다.

반면,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이 임기 만료를 앞둔 공수처 검사들의 연임원을 재가하지 않는 상황을 짚었다.

오는 26일 임기가 종료되는 이대환 수사4부 부장검사와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 수사3부 송영선 검사와 최문정 검사 모두 연임원을 제출했지만, 대통령이 한 달 넘도록 재가하지 않고 있다.

이대환과 차정현은 채해병 수사외압 의혹,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감사 의혹' 등을 수사해왔고, 송영선과 최문정이 속한 수사3부는 한동훈의 법무장관 시절 댓글팀 운영 의혹에 대한 고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26일까지 이들을 임명하지 않으면 이들은 업무에서 자동 배제된다고 한다.

3) 의대생 유급 안 시키려고 휴학계 받아준 서울대 의대

서울대가 전국 의대 최초로 의대생들의 휴학계를 일괄승인했다. 교육부가 "동맹휴학은 승인불가"라며 반발하며 이 문제가 의정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됐다.

서울대 의대가 지난 2월부터 학생들이 제출한 1학기 휴학계를 일괄승인한 시점은 9월 30일 밤 10시 경.

서울대는 2학기가 시작된 9월 초부터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는데, 학생들의 집단유급을 막기 위해서 김정은 서울의대 학장이 전격 승인했다고 한다.

동아일보가 의대 40곳의 학칙을 확인한 결과, 총장이 아닌 단과대 학장이 휴학 승인권을 갖고 있는 학교는 서울대를 포함해 11곳에 이른다. 의대생 휴학을 승인하는 대학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동맹휴학'은 법령상 휴학을 할 수 있는 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학칙에서 규정한 절차와 요건을 갖췄더라도 대학이 승인하면 안된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었다.

1일 오전에야 이같은 상황을 파악한 교육부는 서울대를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한 뒤 문제점이 확인되면 대학본부에 휴학 승인 취소를 요구할 방침이다.

4) 버스 훔쳐 북으로 돌아가려던 탈북자에 보안법 적용

1일 새벽 훔친 마을버스로 통일대교를 건너려던 30대 탈북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 북부경찰청 안보수사대에 따르면, 이 탈북자는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차고지에서 마을버스를 훔친 뒤 통일대교 남문 검문소를 피해 달아나다가 북문 검문소 앞 바리케이드를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길이 900m의 통일대교는 민간인출입 통제선에 있기 때문에 일반인은 허가 없이 통과할 수 없다.

2011년 북한에 가족을 남겨두고 홀로 탈출한 그는 경찰에서 "남한 생활이 어려워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진술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그는 탈북한 뒤 파주 등을 돌며 일용직을 전전했지만 형편이 좋지 않았고, 미납한 벌금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이 탈북자에게 차량절도 혐의 외에 국가보안법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잠입-탈출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5) 늘어나는 남성 요양보호사, '은퇴 5060' 유입 효과?

남성 요양보호사들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2020년 2만4538명에서 지난 8월 기준 4만2672명으로 73% 증가했다. 남성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 수도 2020년 17만7051명에서 지난 7월 기준 30만4724명으로 72% 증가했다.

조선일보는 은퇴한 뒤 자영업이나 건물 경비, 택배나 택시 운전 같은 분야에서 일자리를 알아보곤 했던 5060세대들이 요양보호업계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에 초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

요양보호사 학원 수강료는 80만~90만원 수준이고, 취업에 성공하면 정부가 전액 환급해준다. 320시간 교육을 수료하면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합격률은 90%에 육박한다.

한 60대 남성 요양 보호사는 "자영업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창업 비용이 드는데 요즘 같은 불경기에 망하기 딱 좋다"고 했다.

자격증 취득 후 가족을 돌보면서 급여를 받는 방법도 있다.

가족요양급여제를 이용하면 시급 1만1000원씩 하루 3시간, 한 달 27일 일하면 90만 원의 급여를 수령할 수 있다. 신문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뇌졸증에 걸린 어머니를 집에서 돌보는 60대 은퇴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전체 요양보호사 66만8309명 중 남성은 아직 4만2672명(6.3%)에 불과하다(올 8월 기준). 남기철 동덕여대 교수는 "고령화로 요양보호업 수요가 늘고 국가 재정 지원도 증가할 전망"이라며 "요양보호사 처우가 과거보다 나아지면서 5060 남성들의 유입도 향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6) 6년 임기 동안 3일에 2번 꼴로 기자들 만난 멕시코 대통령

10월 1일 멕시코 새 대통령에 취임한 클라우디아 셰인 바움은 200년이 약간 넘는 멕시코 공화정 사상 첫 여성대통령의 기록을 세웠다.

새 대통령만큼 눈길을 끄는 사람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임 대통령이다.

오브라도르는 멕시코의 고질적인 '치안 불안'을 해소하진 못했지만,진보적인 정책을 펴면서도 빈곤층 비율을 줄이고 국내총생산(GDP)을 늘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임기 말까지 70% 대의 지지율을 유지한 오브라도르의 인기 덕에 셰인바움이 손쉽게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었다.

오브라도르는 대통령 재임 중 거의 매일 기자들을 만났다고 한다.

AFP통신 추계에 따르면, 오브라도르는 재임기간(2129일) 중 총 1438회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3일에 2번 꼴로 기자들을 만났다는 얘기다.

코로나19에 걸려서 외부인들과 접촉하지 못한 며칠을 빼곤 평일 아침마다 기자회견이 열려서 멕시코에서는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영어 '얼리버드'와 비슷한 의미의 '마냐네라'로 불렀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스핀의 루이스 에스트라다 이사는 AFP 인터뷰에서 "역사상 매일 기자회견을 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세계적으로 유일한 사례"라고 말했다.

반면, AP통신은 오브라도르가 기자들에게 질문할 기회는 주었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언급했고 원하지 않는 것은 무시했다고 기자회견의 '질'을 짚었다. 오브라도르는 브리핑 후엔 일부 언론인 대상추첨 이벤트를 열어 자신의 손목시계를 선물하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과 차별화하겠다며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시도했다가 설화가 잦아지자 기자들 핑계대며 슬그머니 없앤 윤 대통령이 참고해야 할 성공모델이다.

5선 국회의원 출신 정대철 헌정회장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도 다시 했으면 좋겠다. 논란도 있었지만 그런 서툴고 부족한 대통령의 순수한 면에 대중이 환호했다. 신선하고 보기 좋았다"고 회고했다.

7) 오늘의 1면톱

▲ 경향신문 = 이스라엘, 레바논 지상전… 3개의 전쟁 불사
▲ 서울신문 = 이스라엘 지상군 결국 국경 넘었다
▲ 세계일보 = 이, 레바논 진격 지상전 본격 개시
▲ 조선일보 = 3040세대 '영끌족' 文정부때의 3.7배
▲ 중앙일보 = 금투세 유예서 폐지로 야당 지도부 방향전환
▲ 한겨레 = '김건희 민심' 들끓는데 대통령, 특검 표단속만
▲ 한국일보 = 이스라엘, 18년 만에 레바논 침공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