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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녀' 한일전 7인 선발... 남자축구 대표팀과 다른 점

[리뷰] SBS <골 때리는 그녀들>

등록|2024.10.03 11:25 수정|2024.10.03 11:25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한일전에 출전할 '골때녀' 최정예 멤버 7명이 최종 확정됐다.

지난 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아래 <골때녀>)에선 사상 처음 마련된 국제 대항전 1탄, 한일전 개최를 앞두고 태극마크를 달게 될 선수 선발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현역 선수들이 출전하는 정식 A매치가 아닌 연예인들의 예능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한일전'이 주는 의미만으로도 모든 선수 및 관계자들에겐 이전과는 다른 부담감이 뒤따랐다. 현역 시절 여러 차례 국제 대회에서 일본을 상대했던 이영표 '골때녀' 한국대표팀 감독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라며 최고 기량을 지닌 선수 선발에 나섰다.

​수차례 평가전 끝에 정혜인·허경희·키썸·서기·김보경·강보람·박지안 등 총 7명의 슈퍼리그+챌린지리그를 아우르는 최정예 선수들이 <골때녀>와 태극마크의 명예를 걸고 그라운드를 누비게 됐다. 이들은 과연 오랜 기간 축구를 해왔던 일본 연예인팀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을까?

부담감 큰 한일전... 고민 안겨준 선수 선발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배성재 캐스터는 "(대표팀 감독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라는 그의 과거 명언을 상기시키면서 웃음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렇듯 쉽지 않은 위치에 본인이 놓여지자, 이 감독으로선 부담과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었다.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우선 촬영일 기준으로 리그 휴식중인 챌린지리그 주요 선수들을 소집해 1차 평가전을 진행했고, 이후 슈퍼리그까지 아우르는 선수들을 총망라한 2차 평가전을 개최, 옥석을 가리기로 했다. 이미 확실한 기량을 입증했던 정혜인을 비롯해 골키퍼 키썸, 멀티플레이어 허경희 등은 선발전에서도 기대에 부응하는 움직임을 선보여 이견없이 발탁됐다.

​이밖에 소속팀에선 보기 힘든 다양한 패스 플레이로 기량을 증명한 김보경, 탁월한 볼 컨트롤로 오버헤드킥까지 성공시킨 서기, 돌파 능력과 기습 슈팅까지 가능한 박지안 등이 추가로 명단에 올렸다. 마지막 1자리를 두고 고심했던 이영표 감독은 양발을 모두 쓸 수 있는 강보람을 택해 총 7명의 한국팀 선수들을 완성했다.

마에조노가 이끄는 일본팀... 쟁쟁한 멤버 과시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한일전을 앞두고 결의에 불타는 건 바단 한국팀만이 아니었다. 왕년의 축구 스타 마에조노 감독이 이끄는 일본팀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과거 한일전에 대한 이야기 등을 소개한 그는 '꼭 이겨야 하는 시합'이라면서 자신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과거 K리그 시절 한팀에서 호흡했던 이영표 감독과 반갑게 재회한 그는 "좋은 경기를 위해 아쉬움이 남지 않게 전력을 다하자고 선수들과 의지를 다졌다"며 이번 한일전에 임하는 각오를 피력했다. 그리고 일본팀 합류를 위해 한국에서 날아온 사오리, 팀의 에이스 마시마 유(일본 방송인) 등과의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해 좋은 호흡을 발휘해주길 기대했다.

각 기획사별 팀이 구성돼 연예인 리그가 운영될 만큼 한국 이상의 축구 문화가 조성된 일본에선 어린 시절부터 공을 다뤄온 방송인, 배우, 인플루언서, 전직 피겨 스케이팅 대표선수 등 다양한 경력자들로 팀이 꾸려졌다. 한편 본격적인 한일전은 오는 9일 본방송을 통해 소개된다.

현실 속 축구행정과 대비된 선수 선발전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이번 <골때녀> 한일전은 SBS가 명절 간판 예능이던 <골림픽> 제작을 건너뛸 정도로 준비에 박차를 가할 만큼 하반기 심혈을 기울인 프로젝트였다. '한일전'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선수 발탁은 승패 못잖게 시청자 입장에선 관심 있게 지켜볼 사항이었다.

​이 과정에서 기대를 뛰 넘은 몇몇 선수들의 활약은 이영표 감독 및 제작진에게 행복한 고민을 선사했다. 탑걸 소속으로 뛸 땐 주로 단독 드리블에 이은 슈팅에 치우쳤던 김보경은 빼어난 기량을 지닌 타 선수들이 즐비한 선발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예리한 패스 플레이를 선사했다. 그런가 하면 '왼발 테크니션' 서기는 더욱 향상된 기량으로 프로선수조차 하기 힘든 오버헤드킥을 성공해내 최종 발탁됐다.

이미 기량을 익히 잘 알고 검증된 선수들임에도 선발전을 개최해 뽑았다는 점은 최근 수개월째 지속중인 현실 속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선발 논란과 대비를 이뤘다. 시청자 선호도에 따라 한두 포지션에 대한 이견은 있었지만 대체로 납득할 만한 선수들로 채워진 점은 '공정성' 측면에서 충분히 수긍할 만 했다. ​

비록 정식 국가대표팀도 아닌 예능의 일환이라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만큼 그에 걸맞은 전력으로 선수들을 구성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이를 위해 심사수고하는 과정을 영상에 담아낸 덕분에 요즘 '밀실행정'으로 대표되는 축구계의 암울한 현실과 맞물려 <골때녀>만의 자랑거리를 새롭게 만들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한일전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신호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a href="https://blog.naver.com/jazzkid" target="_blank" class=autolink>https://blog.naver.com/jazzkid</a>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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