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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공기중 녹조 독성, 환경부 '불검출'-환경단체 '측정 못한 건가?'

국립환경과학원, 금강 포함해 분석 ... 낙동강네트워크, 여름 분석 결과 오는 7일 발표

등록|2024.10.03 14:09 수정|2024.10.03 14:09

▲ 9월 4일 낙동강 칠서취수장 앞 녹조. ⓒ 임희자


지난 여름 낙동강‧금강에서 발생한 녹조로 인한 조류독소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여부를 두고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논란을 빚고 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불검출'이라 했고, 낙동강네트워크·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가 측정을 못하는 건가 안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에서 나오는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라고 불리는 시안화칼륨보다 독성이 강하고, 간과 신경, 뇌질환을 유발하며 미량에서도 생식독성이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환경과학원 "올해도 공기 중 녹조 독소 불검출"

3일 국립환경과학원은 올해 낙동강·금강 녹조 발생 지역 공기 중에서 녹조 독소가 불검출됐다고 밝혔다.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같은 결과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올해 조사의 경우 낙동강 19개, 금강 13개 시료를 채집해 근접부(수표면 0.3m), 수변부(수변으로부터 0.5~2m), 원거리(수변 15~919m)로 구분해 4시간 이상 장시간 포집한 결과 모두 불검출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몇 해 전부터 시민단체 일각에서 조류독소가 공기 중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은 녹조가 발생한 현장에서 에어로졸 형태로 조류독소가 확산되는지 여부를 밝히는 연구용역 및 자체 조사를 수행해 왔다"라고 했다.

낙동강의 합천창녕보와 물금지역, 안동댐과 영주댐 지역에서 19개 시료를 포집하고, 금강 대청호와 하류의 웅포대교 지역에서 13개 시료를 포집하여 분석한 결과, 모든 지점에서 조류독소가 불검출되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공기 포집기를 수표면 근접부, 수변부, 그리고 원거리 지점에 모두 설치하고 포집시간도 4시간 이상으로 장시간 측정했다"라며 "근접부는 수표면으로부터 0.3m, 수변부는 수변으로부터 0.5~2m, 원거리는 수변으로부터 15~919m였다"라고 설명했다.

김용석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부장은 "현재까지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에서 공기 중 조류독소가 검출된 바가 없다"라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녹조가 발생하는 지역에서 지속적인 조사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 "측정 못하는 건가? 안 하는 건가?"

그러자 낙동강네트워크·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자료를 내고 "환경부만 '안 나오는' 공기 중 녹조 독소, 공기 중 녹조 독소 검출은 이미 국내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며 "환경부, 측정 못 하는 건가? 안 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환경부 발표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국내외 연구 흐름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창원대 김태형 교수팀과 부경대 이승준 교수팀이 2022년, 2023년 낙동강 인근 지역에에 대한 조사에서 에어로졸화한 녹조(유해 남세균) 독소가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1~3.7km 떨어진 아파트 실내에서 검출되기도 했다. 공기 중 녹조 독소 검출은 국제적 연구 추세와 일맥상통한다"라며 "공기 중 녹조 독소 검출 관련 연구 결과가 전 세계에서 쏟아지고 있고, 대표적인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과 에어로졸에 관한 구글 스칼라 게재 연구 논문만 5000여 편에 이른다는 게 관련 전문가의 분석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근접부(수표면)와 수변부(0.3~2m)에서 불검출됐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들은 "녹조가 창궐한 현장에선 20~30여m 떨어진 곳에서도 심한 악취가 난다"라며 "냄새 물질과 녹조 독소 물질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바람 등 영향에 따라 수표면과 수변부에서 주변으로 냄새 물질과 함께 독소도 공기 중으로 확산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들은 "2023년 11월 23일 환경부는 환경단체의 공기 중 녹조 독소 검출 반박 자료에서 '국립환경과학원 검토 결과, 조류 독소는 수표면과 수변에서 미량으로 검출될 수는 있'다고 밝힌 바 있다"라며 "지난해와 올해 국립환경과학원 입장과 결과는 서로 상반된다"라고 했다.

조류독성의 위험성을 거론한 이들은 "누누이 국민건강과 안전은 이념 문제가 아닌 국가 존립의 기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불행히도 강이 아프면 사람이 병든다는 현실이 국내에서 확인되고 있다"라고 했다.

낙동강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은 "올해도 낙동강 주요 지점 원수의 녹조 독소 모니터링과 공기 중 녹조 독소 조사를 진행했고, 관련 조사 결과를 밝힐 예정"이라며 "특히 공기 중 녹조 독소의 인체 영향 연구를 진행한 전문가들에게 관련 자료 협조를 요청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확인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강조사 결과 유해 남세균 유전자가 인체의 비인두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조사는 공기 중으로 확산한 녹조 독소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월 19~21일 사이 낙동강 녹조 발생 현장 조사를 통해 시료채취해 분석 과정을 거쳐 오는 7일 오전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9월 13일 창원본포 쪽 낙동강의 녹조. ⓒ 임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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