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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의 연대자"

'가자지구 집단학살 1년, 이스라엘 규탄 전국집중의 날: 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의 연대자' 집회 참여기

등록|2024.10.06 10:14 수정|2024.10.06 10:14
10월 5일 오후 2시, 보신각 앞에서 '가자지구 집단학살 1년, 이스라엘 규탄 전국집중의 날: 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의 연대자' 집회가 열렸습니다. 정의당 포함 21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연대체인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 이번 집회를 주최했습니다.

긴급행동은 그동안 격주로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열어왔습니다. 이번 집회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약 1000명이 참가했습니다. 정의당도 당원집중의 날을 선포하고 50명의 당원들과 함께 집회에 참가했습니다. 필자도 집회부터 행진까지 참여했습니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본격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불법 점령과 집단학살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랍권을 대표하는 언론인 알자지라에 따르면 작년 10월 7일부터 올해 10월 3일까지 가자지구에서는 총 4만1788명이 사망(1만6500명 이상이 미성년자)했고, 9만6794명이 부상당했으며 1만 명이 넘게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알자지라는 서안 지구에서는 723명(미성년자가 160명)이 사망했으며 5750여 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리는 실시간으로 피난 가던 민간인들이 폭격당하고, 학교와 병원, 종교 시설이 파괴되는 모습, 그리고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과 현지에서 진상을 알리는 기자와 구호품을 전달하는 유엔 직원이 사망하는 모습까지 지켜봐야 했습니다. 이러한 불법점령과 집단학살은 1948년 유대 민족국가 건설을 위한 시온주의자들의 침략으로 75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삶의 터전에서 강제로 추방된 나크바(대재앙) 이후 76년 동안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향한 공격에서 멈추지 않고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집을 떠난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을 귀환시키겠다면서 9월 23일부터 헤즈볼라 근거지를 공습하기 시작했으며, 9월 29일 전후로 단 24시간 동안 가자, 레바논, 예멘, 시리아를 폭격하고, 9월 30일 레바논을 전면 침공했습니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집단학살과 중동 확전에 서방은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으며 심지어 무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최근 유엔 총회가 채택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12개월 내 종식 요구 결의안에 기권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 그리고 한국 정부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분노한 많은 사람들이 전국 집중행동의 날에 모였습니다.

이번 집회에서는 팔레스타인인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연대투쟁을 이끌어온 활동가, 그리고 전국에서 집중의날에 각기 다른 지역에서 활동해온 사람들의 연대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발언자들의 발언 중 일부를 인용한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의 목소리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출신 난민 살레와 서안지구 출신 팔레스타인 키리야의 발언 ⓒ 황정은


"집단학살 1주기를 맞이하며 제 가족은 땅을 잃고 세 번째로 실향민이 되었습니다. 제 할아버지가 1948년 이브나 마을을 떠날수밖에 없었고, 2000년에 땅을 빼앗긴 후, 제 가족은 이번 집단학살 기간 동안 다시 한 번 삶터를 떠나야 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점령, 난민, 집단 학살, 인종 청소라는 핵심 문제를 다시 집중조명해 봐야 합니다. 우리의 대의는 인류의 대의, 즉 정당한 대의, 토지 해방이라는 대의이기 때문에 팔레스타인이 점령 상태에 있는 한, 우리는 자유를 쟁취하고 땅을 되찾을 때까지 우리의 권리를 지키고 요구하며 끈질기게 싸워 나가야 합니다."
- 살레 (가자지구 출신 난민)

한국 시민사회 연대의 목소리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 , 타리 퀴어 팔레스타인연대 활동가, 서지원 장애여성공감 활동가가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 황정은


"지난해 10월 22일 1차 집회를 시작으로 오늘로 25회차를 맞이했습니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 1인시위는 232일째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이스라엘 무기수출 중단 촉구, 모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신발 시위, 다양한 긴급 액션과 팔레스타인 가옥 파괴에 사용되는 HD현대 굴착기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두 번의 모금을 통해 가자지구에 긴급지원을 하고, 시민고발인 5천 명과 함께 이스라엘 전범 7명을 한국의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지역의 목소리정원현 울산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활동가, 박지호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순천 활동가, 남영란 마중 활동가, 명치 강정평화네트워크 활동가가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 황정은


"팔레스타인 자유와 해방을 위한 투쟁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이스라엘이 테러국가이며, 중동에서의 이권 유지를 위해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지지하는 공범자로서의 미제국주의의 면모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아무리 유엔의 다수국가가 전쟁반대, 인도주의에 입각한 즉각적인 휴전결의안을 결정한다 해도 제국주의 국가의 정책을 한치도 바꾸지 못한다는 한계, 유엔의 본질도 폭로되었습니다. 오히려 지난 1년간의 과정은 팔레스타인 자유와 해방을 위해 연대하는 학생, 노동자, 양심 있는 민중, 시온주의에 반대하는 유대인의 투쟁이 이스라엘과 미국을 압박할 수 있음을 보여줄 뿐입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윤석열정부는 이스라엘이 12월 내에 점령지에서의 철수를 결의하는 유엔결의안에 기권했으며 이스라엘에 지속적으로 무기공급을 함으로서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 정원현(울산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예술공동체 마루의 퍼포먼스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중동 확전 의지를 깨부수는 국제연대의 힘을 보여주는 퍼포먼스 ⓒ 주정현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발언뿐만 아니라 시낭송, 무용, 합창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고자 하는 다양한 퍼포먼스가 진행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예술공동체 마루는 국제연대의 힘으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확전 의지를 깨부수고,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평화를 쟁취하겠다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국제연대 활동을 하는 단체인 국제전략센터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회원들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기 위한 버킷 드러밍으로 참가했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보신각을 출발해 명동, 그리고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을 지나 보신각으로 돌아오면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팔레스타인 이슈를 알리고 팔레스타인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함께 연대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팔레스타인연대 집회 행진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끝나고 청계천, 명동,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을 지나 행진했다. ⓒ 이나리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은 팔레스타인 민중을 대상으로 한 집단학살이 사라지는 날까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식민지 군사점령을 종식할 때까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며 함께 싸울 것입니다. 그 길에 정의당도 당원들과 함께 연대 하며 싸울 것입니다. 다음 집회는 10월 19일 2시에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열립니다.

집회 참가한 정의당 당원들가자지구 집단학살 1년, 이스라엘 규탄 전국집중의 날: 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의 연대자 집회에 참가한 정의당원들 ⓒ 이나리


1972년 7월 8일 이스라엘 정보 기관에게 살해당한 팔레스타인의 작가이자 혁명가였던 가산 카나파니의 말로 기사를 마칩니다.

"팔레스타인의 대의는 팔레스타인만을 위한 대의가 아니라 우리 시대의 착취당하고 억압받는 민중의 대의이며, 그가 어디에 있든지 모든 혁명가의 대의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필자는 정의당 국제연대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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