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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없는' A매치, 대안은 있다

[주장]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핵심 선수들 컨디션 유지와 전술이 핵심

등록|2024.10.07 17:19 수정|2024.10.07 17:19
한국축구 대표팀이 오랜만에 '손흥민 없는' A매치를 앞두고 있다. 대표팀은 10월 1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을 치른다. 이후 15일에는 이라크를 홈으로 불러들여 B조 4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3차예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수도 있는 2연전이다. 요르단과 이라크는 이번 B조에서 한국과 함께 월드컵 본선진출을 다툴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현재 한국은 요르단과 함께 1승 1무를 기록하고 있지만, 다득점에서 뒤져 B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요르단은 쿠웨이트와 1차전을 1대 1로 비긴 뒤, 2차전에서 한국과 무승부를 기록한 팔레스타인을 3대 1로 제압했다.

또한 한국으로서는 요르단전에서 지난 아시안컵 패배의 설욕이라는 갚아야 할 빚도 있다.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이 지휘봉을 잡고있던 한국은 올해 초 2023년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게 0대 2로 완패하며 아시안컵 우승이 좌절된 바 있다.

심지어 패배 후에도 한국축구는 극심한 후유증에 휘말렸다. 자질 논란에 휘말린 클린스만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고, 요르단전을 앞두고 벌어진 선수단 내분 사태가 대회 종료후 뒤늦게 폭로됐다. 현재도 한국축구는 축구협회의 무능한 행정과 홍명보 현 감독의 불공정 선임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만일 요르단과의 리턴매치마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 부담은 결코 가볍지 않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싸고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홍명보 감독에 대한 조기 경질 여론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

더구나 이번 원정 경기에서는 전력의 핵심인 손흥민 없이 요르단을 상대해야 한다. 대표팀 부동의 에이스이자 주장인 손흥민은 지난달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 도증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대표팀 소집에서 끝내 제외됐다.

과감한 시도로 전화위복 꾀할까

한편으로 대표팀이 과감한 변화를 시도,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어느덧 32세가 된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전성기의 기량으로 뛸 수 있는 시간이 이제 그리 길게 남지 않았고,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나이가 된 것을 감안하면 언제까지 손흥민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다행히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재성(마인츠), 배준호(스토크시티), 엄지성(스완지시티) 등 대부분의 유럽파 선수들은 정상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한다. 특히 2선자원은 손흥민이 없더라도 대표팀에 인재풀이 가장 차고 넘치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손흥민의 대안으로 가장 유력한 에이스 후보는 역시 이강인이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기점으로 어느덧 손흥민과 대표팀 공격의 쌍두마차로 올라선 이강인은, 올해 A매치 13경기에서 6득점 3도움을 기록하며 손흥민 다음으로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지난 오만과의 2차전에서도 1-1로 맞선 경기 막판에 손흥민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바 있다.

힘든 시기를 겪고있는 황희찬의 명예회복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2골을 넣으며 맹활약을 떨쳤지만, 올 시즌에는 공격포인트를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주전 경쟁에서 밀려 출전시간도 줄어들며 슬럼프에 빠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배준호(스토크시티)와 엄지성(스완지시티)도 손흥민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지만 둘다 A매치 2경기 출전이 전부라 큰경기에서 선발로 내세우기에는 아직 검증이 부족하다.

최전방 원톱 경쟁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기존의 주민규(울산HD)와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에 이어 이번 10월 2연전 명단에는 2022 카타르월드컵 멤버였던 오현규(KRC 헹크)가 오랜만에 다시 가세했다. 주민규와 오세훈이 아직 주전으로서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한 가운데, 벨기에 이적 후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오현규의 합류로, 다양한 전술적 조합을 시도해볼 수 있게 됐다.

대부분의 핵심 선수들이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호재다. 김민재, 이강인, 황인범, 이재성 등 주력 유럽파들은 소속팀에서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이 빠지더라도 플랜 B가 준비되어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온갖 압박 속에 벼랑 끝에 몰려있는 홍명보 감독의 입지는 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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