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한 집에서 별거하는 부부, 오은영의 일침
[리뷰]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한집에서 같이 살면서도 수년째 남남처럼 따로 격리된 생활을 보내고 있는 한 집안 별거 부부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7일 방송된 MBC 부부상담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서 '방에서만 6년째, 격리부부'편이 그려졌다.
신승훈·이명월 부부는 결혼 18년 차로 수원에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중년 부부였다. 놀랍게도 이 부부는 방송출연 이전까지 부부가 함께 외출한 게 몇 년 만인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고백했다. 이 부부는 마주 보거나 나란히 앉는 일도 거의 없다.
남편의 이혼 요구
사연을 신청한 아내는 최근 남편의 협의 이혼 요구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이혼을) 만류했지만 남편의 확고한 진심을 듣고 그동안의 신뢰가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반면 남편은 아내와 대화하면 항상 정리가 안되거나 좋지 않게 끝나는 일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나만 노력하고 있나'는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과연 이 부부의 사연은 무엇일까.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남편이 휴가 기간을 맞이하여 가족들이 모두 집에 모였지만, 정작 남편은 자신의 방안에서 두문불출하며 식사도 다른 가족들과 각자의 공간에서 따로 했고 좀처럼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아내는 집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보냈고, 남편은 홀로 방 안에 있었다. 부부는 거실에서 잠깐 마주쳐도 아무런 대화 없이 서로를 외면했다. 아이들 역시 엄마와 훨씬 가까웠고, 아빠와는 다소 서먹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남편은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외출한 다음에야 조용히 방 밖으로 나와 시간을 보냈다. 가뜩이나 무더운 여름에 찜통같은 더위를 견디다 못한 남편은 직접 에어컨을 구입하여 방안에 설치하기도 했다. 아내는 그러한 남편을 바라보며 "처량하고, 왜 저럴까 싶다. 내가 그렇게 싫을까. 얼마나 싫으면 저렇게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씁쓸해했다.
아내는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수시로 갑자기 화를 낸다며 그럴 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미 방송 촬영 일정이 잡힌 상태에서 남편이 돌연 1박 2일로 혼자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해서 아내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남편은 곧장 화를 버럭 냈다고 한다.
아내는 "남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게 공포스럽다. 남편에게 이야기하면 목소리를 높인게 아니라고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남편은 고성이 오가거나 겁을 주려는 수준이 아니었다며 자신의 기준으로는 화를 낸 게 아니라고 부인하며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남편은 아내의 제안으로 정신과에 다니며 화를 진정시키는 약을 먹었다.
아내는 심지어 남편이 "네 얼굴만 보면 화가 난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하며 별거를 선언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남편은 아내에게 여유자금을 요구하며 별거를 위한 전셋집까지 얻었지만, 정작 집을 얻은 뒤에는 남편이 태도를 180도 바꾸어 안 나겠다고 버텼다고 한다. 아내는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도 남편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남편은 "집을 나간다고 하면 아내가 말릴 줄 알았지만, 그러지 않고 오히려 전셋집 보증금을 챙겨준 아내의 모습에 오기가 생겨 전세 계약까지 맺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얼마 가지 못해 현실을 깨달았다. 스스로 자괴감이 들어 전셋집을 정리하고 다시 집에 들어왔지만, 여전히 달라지지않은 부부관계에 결국 이혼까지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나 홀로 방안 생활'을 고집하는 이유를 두고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 같다"고 스스로 진단을 내렸다. 전문의인 오은영 박사도 남편의 분석이 "정확한 표현"이라며 공감했다.
남편은 결혼 전에 부모님과 갈등이 있을 때도 화가 나면 똑같이 방문을 닫고 두문불출하는 식으로 대처한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예전에는 아내가 방에 들어가 남편을 설득하면 밖으로 나오곤 했지만, 하루는 남편이 "내가 화가 났다고 하면 풀릴 때까지 기다려주면 안 되냐. 당신이 문 열고 들어오면 내가 나가야 돼"'라고 크게 화를 냈다고도 전했다. 아내는 이후 큰 충격을 받아 남편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도 두려워졌다.
양측의 입장을 모두 들어본 오은영 박사는 "누가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의 성향이 너무 다른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아내가 논리적인 해결과 선택에 집중하는 성향이라면, 남편은 자신이 말을 안 해도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감정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아내도 이런 남편의 성향을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감정적 반응이 잘 안되는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오은영 박사의 분석
오은영 박사는 "아내는 MBTI로 치면 전형적인 T(사고형)라고 할 수 있다. 아내는 감정을 느끼기보다는 머리로 이해해야 하는 타입이다. 문제는 마음조차 머리로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마음은 그냥 느끼는 것이다. 남편은 항상 이유를 말하라는 아내에게 서운함이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편이 방 안에서만 지내게 된 진짜 이유를 고백했다. 남편은 언제부터인가 아내의 아이들이 똘똘 뭉쳐서 자신을 투명 인간 취급하는 모습이 싫었다며 '소외감'을 고백했다. "사이가 안 좋을 때 아내의 무뚝뚝한 얼굴이나 저를 쳐다보지 않는 시선이 너무 싫다"고 이야기한 남편은 "아내가 저를 차갑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소한 일상을 함께 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해줬으면 힘이 날 것"이라며 아내에게 바라는 점을 밝혔다. 영상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던 "제가 생각한 결혼생활이 아니니까"라고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오은영 박사가 남편이 가정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이유를 분석했다. "영상 속의 가족은 항상 3대 1이다. 세 명은 똘똘 뭉쳐있는데도 남편은 편을 나누어 외딴섬이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래서 남편은 가장으로서 나를 외면하는 가족을 피해 좁은 방에 자신을 가두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종일관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보이던 아내에게도 나름의 문제점은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스스로 감정조절에 능숙한 만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타인의 감정을 통제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보다 생각이 앞서있는 분이다. 아내는 잔잔한 물과 같아서 남편에게는 감정이 오가는 느낌이 없을 수 있다.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리기 힘들기에, 아내에게는 분명하고 정확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게 맞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남편이 말을 안 하면 아내는 싫은 게 아니라 당황을 하는 것이다. 그런 아내가 선택하는 방법은 '회피'다.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하여 아내도 나름의 방식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편이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의 성향을 설명했다.
아내의 고집
심리검사에서도 아내는 부부 문제의 대부분을 남편 탓으로만 여기고 자신의 문제점을 잘 인정하지 않거나 자기 방식만 고집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외로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내는 각각 고교생·중학생으로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들을 아직도 유아 다루듯이 가르치려는 성향이 강했고, 식사를 하거나 방을 쓰는 것도 매번 공동생활을 고수했다. 아내는 사춘기가 된 아이들이 남편처럼 자신과 멀어질까 봐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는 "양육의 최종목표는 독립과 자립이다. 사춘기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하여 스스로에 대하여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도 아내에게 통제적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부부는 촬영 이후 처음으로 마주 앉아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부부는 서로에 대한 서운함만을 털어놓으며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남편은 "내가 생각할 때는 당신이 내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내 가장으로서의 위신을 세워주면 안 되나. 당신은 노력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 아내를 비난했다.
남편이 또다시 이혼을 언급하자, 차분하던 아내도 마침내 평정심을 잃고 언성이 높아졌다. 아내는 "결혼생활을 깨고 싶었다면 뭐 하러 이렇게까지 하고 있겠냐. 소리 지르고 싸우는 게 아니라 차분한 대화를 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속내를 밝혔다. 아내는 "방 밖으로 나오라고 하고 싶다. 나와서 가족들이 함께 어울려 지내면 자기도 제일 좋아할 걸 아는데, 조금만 용기를 내줬으면 좋겠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부부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결론은 같았지만, 입장차이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해 대화는 내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데 집착하고 '무시'당하는 듯한 상황에 대단히 예민하다"고 분석했다. 알고 보니 남편은 학창 시절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어서 이후로 큰 트라우마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심리검사에서 남편은 아내를 과거 아버지와 동일시하고 어려운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내재된 심리적 자원이 빈약하고 인정욕구가 강한 남편은, 만일 자신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으면 문제해결 방식으로 수동적인 '철회와 고립'을 택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켜 가족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다고 진단했다.
부부를 위한 최종 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 박사는 가장 먼저 남편에게 "방 밖으로 나오시라"고 했다. 이어 "남편은 가족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방문을 닫아건 아빠가 '우리를 싫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가족들의 오해가 오해를 계속 낳는 상황에 대하여 안타까워했다. "처음엔 시간이 걸리고 어색하더라도 방문부터 활짝 열어놓으라"는 게 오은영 박사의 조언이었다.
또한 아내에게는 "감정을 수용하라"고 제시했다. 처음엔 이해가 안 되더라도 상대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공감하려는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과는 '사춘기적 거리두기'를 통하여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라고 조언했다.
부부는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못다 한 이야기를 전했다. 남편은 "내가 굴속에 너무 오래 있었지. 겨울잠 많이 잤네, 이제 나올까. 잘 받아줘 미안해"라고 사과를 전했다.
미소를 되찾은 아내 역시 "나도 내가 이런 사람인지 몰랐다. 나는 감정을 읽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느끼는 것을 배우고 연습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또 오은영 박사는 대기실을 찾아온 부부의 아들에게도 앞으로는 아빠한테 사랑한다는 진심을 표현해 줄 것을 적극 조언하며 가족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했다.
신승훈·이명월 부부는 결혼 18년 차로 수원에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중년 부부였다. 놀랍게도 이 부부는 방송출연 이전까지 부부가 함께 외출한 게 몇 년 만인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고백했다. 이 부부는 마주 보거나 나란히 앉는 일도 거의 없다.
▲ 방송 장면 갈무리 ⓒ MBC
사연을 신청한 아내는 최근 남편의 협의 이혼 요구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이혼을) 만류했지만 남편의 확고한 진심을 듣고 그동안의 신뢰가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반면 남편은 아내와 대화하면 항상 정리가 안되거나 좋지 않게 끝나는 일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나만 노력하고 있나'는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과연 이 부부의 사연은 무엇일까.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남편이 휴가 기간을 맞이하여 가족들이 모두 집에 모였지만, 정작 남편은 자신의 방안에서 두문불출하며 식사도 다른 가족들과 각자의 공간에서 따로 했고 좀처럼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아내는 집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보냈고, 남편은 홀로 방 안에 있었다. 부부는 거실에서 잠깐 마주쳐도 아무런 대화 없이 서로를 외면했다. 아이들 역시 엄마와 훨씬 가까웠고, 아빠와는 다소 서먹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남편은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외출한 다음에야 조용히 방 밖으로 나와 시간을 보냈다. 가뜩이나 무더운 여름에 찜통같은 더위를 견디다 못한 남편은 직접 에어컨을 구입하여 방안에 설치하기도 했다. 아내는 그러한 남편을 바라보며 "처량하고, 왜 저럴까 싶다. 내가 그렇게 싫을까. 얼마나 싫으면 저렇게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씁쓸해했다.
아내는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수시로 갑자기 화를 낸다며 그럴 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미 방송 촬영 일정이 잡힌 상태에서 남편이 돌연 1박 2일로 혼자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해서 아내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남편은 곧장 화를 버럭 냈다고 한다.
아내는 "남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게 공포스럽다. 남편에게 이야기하면 목소리를 높인게 아니라고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남편은 고성이 오가거나 겁을 주려는 수준이 아니었다며 자신의 기준으로는 화를 낸 게 아니라고 부인하며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남편은 아내의 제안으로 정신과에 다니며 화를 진정시키는 약을 먹었다.
아내는 심지어 남편이 "네 얼굴만 보면 화가 난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하며 별거를 선언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남편은 아내에게 여유자금을 요구하며 별거를 위한 전셋집까지 얻었지만, 정작 집을 얻은 뒤에는 남편이 태도를 180도 바꾸어 안 나겠다고 버텼다고 한다. 아내는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도 남편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남편은 "집을 나간다고 하면 아내가 말릴 줄 알았지만, 그러지 않고 오히려 전셋집 보증금을 챙겨준 아내의 모습에 오기가 생겨 전세 계약까지 맺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얼마 가지 못해 현실을 깨달았다. 스스로 자괴감이 들어 전셋집을 정리하고 다시 집에 들어왔지만, 여전히 달라지지않은 부부관계에 결국 이혼까지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나 홀로 방안 생활'을 고집하는 이유를 두고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 같다"고 스스로 진단을 내렸다. 전문의인 오은영 박사도 남편의 분석이 "정확한 표현"이라며 공감했다.
남편은 결혼 전에 부모님과 갈등이 있을 때도 화가 나면 똑같이 방문을 닫고 두문불출하는 식으로 대처한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예전에는 아내가 방에 들어가 남편을 설득하면 밖으로 나오곤 했지만, 하루는 남편이 "내가 화가 났다고 하면 풀릴 때까지 기다려주면 안 되냐. 당신이 문 열고 들어오면 내가 나가야 돼"'라고 크게 화를 냈다고도 전했다. 아내는 이후 큰 충격을 받아 남편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도 두려워졌다.
양측의 입장을 모두 들어본 오은영 박사는 "누가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의 성향이 너무 다른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아내가 논리적인 해결과 선택에 집중하는 성향이라면, 남편은 자신이 말을 안 해도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감정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아내도 이런 남편의 성향을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감정적 반응이 잘 안되는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오은영 박사의 분석
▲ 방송 장면 갈무리 ⓒ MBC
오은영 박사는 "아내는 MBTI로 치면 전형적인 T(사고형)라고 할 수 있다. 아내는 감정을 느끼기보다는 머리로 이해해야 하는 타입이다. 문제는 마음조차 머리로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마음은 그냥 느끼는 것이다. 남편은 항상 이유를 말하라는 아내에게 서운함이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편이 방 안에서만 지내게 된 진짜 이유를 고백했다. 남편은 언제부터인가 아내의 아이들이 똘똘 뭉쳐서 자신을 투명 인간 취급하는 모습이 싫었다며 '소외감'을 고백했다. "사이가 안 좋을 때 아내의 무뚝뚝한 얼굴이나 저를 쳐다보지 않는 시선이 너무 싫다"고 이야기한 남편은 "아내가 저를 차갑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소한 일상을 함께 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해줬으면 힘이 날 것"이라며 아내에게 바라는 점을 밝혔다. 영상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던 "제가 생각한 결혼생활이 아니니까"라고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오은영 박사가 남편이 가정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이유를 분석했다. "영상 속의 가족은 항상 3대 1이다. 세 명은 똘똘 뭉쳐있는데도 남편은 편을 나누어 외딴섬이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래서 남편은 가장으로서 나를 외면하는 가족을 피해 좁은 방에 자신을 가두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종일관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보이던 아내에게도 나름의 문제점은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스스로 감정조절에 능숙한 만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타인의 감정을 통제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보다 생각이 앞서있는 분이다. 아내는 잔잔한 물과 같아서 남편에게는 감정이 오가는 느낌이 없을 수 있다.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리기 힘들기에, 아내에게는 분명하고 정확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게 맞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남편이 말을 안 하면 아내는 싫은 게 아니라 당황을 하는 것이다. 그런 아내가 선택하는 방법은 '회피'다.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하여 아내도 나름의 방식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편이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의 성향을 설명했다.
아내의 고집
▲ 방송 장면 갈무리 ⓒ MBC
심리검사에서도 아내는 부부 문제의 대부분을 남편 탓으로만 여기고 자신의 문제점을 잘 인정하지 않거나 자기 방식만 고집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외로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내는 각각 고교생·중학생으로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들을 아직도 유아 다루듯이 가르치려는 성향이 강했고, 식사를 하거나 방을 쓰는 것도 매번 공동생활을 고수했다. 아내는 사춘기가 된 아이들이 남편처럼 자신과 멀어질까 봐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는 "양육의 최종목표는 독립과 자립이다. 사춘기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하여 스스로에 대하여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도 아내에게 통제적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부부는 촬영 이후 처음으로 마주 앉아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부부는 서로에 대한 서운함만을 털어놓으며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남편은 "내가 생각할 때는 당신이 내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내 가장으로서의 위신을 세워주면 안 되나. 당신은 노력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 아내를 비난했다.
남편이 또다시 이혼을 언급하자, 차분하던 아내도 마침내 평정심을 잃고 언성이 높아졌다. 아내는 "결혼생활을 깨고 싶었다면 뭐 하러 이렇게까지 하고 있겠냐. 소리 지르고 싸우는 게 아니라 차분한 대화를 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속내를 밝혔다. 아내는 "방 밖으로 나오라고 하고 싶다. 나와서 가족들이 함께 어울려 지내면 자기도 제일 좋아할 걸 아는데, 조금만 용기를 내줬으면 좋겠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부부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결론은 같았지만, 입장차이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해 대화는 내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데 집착하고 '무시'당하는 듯한 상황에 대단히 예민하다"고 분석했다. 알고 보니 남편은 학창 시절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어서 이후로 큰 트라우마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심리검사에서 남편은 아내를 과거 아버지와 동일시하고 어려운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내재된 심리적 자원이 빈약하고 인정욕구가 강한 남편은, 만일 자신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으면 문제해결 방식으로 수동적인 '철회와 고립'을 택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켜 가족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다고 진단했다.
부부를 위한 최종 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 박사는 가장 먼저 남편에게 "방 밖으로 나오시라"고 했다. 이어 "남편은 가족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방문을 닫아건 아빠가 '우리를 싫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가족들의 오해가 오해를 계속 낳는 상황에 대하여 안타까워했다. "처음엔 시간이 걸리고 어색하더라도 방문부터 활짝 열어놓으라"는 게 오은영 박사의 조언이었다.
또한 아내에게는 "감정을 수용하라"고 제시했다. 처음엔 이해가 안 되더라도 상대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공감하려는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과는 '사춘기적 거리두기'를 통하여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라고 조언했다.
부부는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못다 한 이야기를 전했다. 남편은 "내가 굴속에 너무 오래 있었지. 겨울잠 많이 잤네, 이제 나올까. 잘 받아줘 미안해"라고 사과를 전했다.
미소를 되찾은 아내 역시 "나도 내가 이런 사람인지 몰랐다. 나는 감정을 읽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느끼는 것을 배우고 연습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또 오은영 박사는 대기실을 찾아온 부부의 아들에게도 앞으로는 아빠한테 사랑한다는 진심을 표현해 줄 것을 적극 조언하며 가족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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