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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두번째 심판기회"-한동훈 "정치싸움 오염" 부산 금정 총력전

사전투표 3일 앞둔 한글날, 10.16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등록|2024.10.09 13:42 수정|2024.10.09 13:46

▲ 10.16 재보선 사전투표일을 앞두고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현장을 찾아 각각 지원전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 김보성, 연합뉴스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여야가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글날인 9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나란히 금정구를 찾아 지원전을 펼쳤다. 서로가 낸 메시지는 확연히 달랐다. 이 대표는 "두 번째 정권 심판"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고, 한 대표는 이를 차단하며 "금정 일꾼을 뽑는 선거"라고 목청을 키웠다.

일주일 남겨둔 재보궐... 여야 대표 화력 지원에 '혼전'

"제가 웃으면서 말하지만 사실 상황이 심각하다. 여러분 좀 살 만하냐. 너무 힘들지 않으냐. 얼마 전에는 사과가 1만2천 원 하더니 이번에는 배추 한 포기에 2만2천 원 한다고 한다."

이날 오전 11시 이마트 금정점 앞 김경지 더불어민주당 금정구청장 후보 유세차에 오른 이재명 대표는 물가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개선의 시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바라봤다. 자연스레 정권 심판의 필요성으로 연설이 연결됐다. 이 대표는 지난 총선 결과를 짚으며 "생각을 바꾸긴커녕 오히려 (불통이)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한테 '권력이 있어', '지지율이나 국민의 비판 필요 없어'라고 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총선에서 야당에 과반을 뺏긴 게 처음이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151석도 아닌 192석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느냐? (중략) 윤석열 정권에 2차 정권심판의 명확한 경고 카드를 던지고 금정구도 새로운 기회가 필요하다."

▲ 10.16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앞두고 9일 이마트 금정점 건너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다. ⓒ 김보성


▲ 10.16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앞두고 9일 이마트 금정점 건너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다. ⓒ 김보성


그는 "이번 보궐이 비록 작은 지역 선거지만 다시 한번 '이건 아니야'라고 비판해야 할 선거"라며 "또 심판의 기회가 왔다"라며 한 표를 당부했다. 지난 총선에서 전국적 승리에도 민주당에 1석밖에 주지 않은 부산 여론을 돌아본 이 대표는 "부족하지만 한 번의 기회를 달라"라고 읍소도 던졌다. 그는 "다음 지방선거 그다음 대선에서 '민주당이 다르네', '김경지 잘하네'라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동시에 김경지 후보가 행정·사법 경험을 모두 가진 '준비된 구청장'이라고 부각한 그는 ▲청년 기본소득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등을 함께 약속했다. 유세 끝에는 전선을 넓히려는 듯 야권 연대를 다뤘다. 단일화로 사퇴한 류제성 전 조국혁신당 후보를 현장에서 소개한 이 대표는 "박빙의 승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대한 주변을 설득해 달라"라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이곳에서 집중유세를 끝낸 이 대표는 바로 부산의 도심 하천인 온천천으로 이동해 금정구민을 더 만났다. 김 후보와 함께 장전역 1번 출구에서 온천천 산책로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등 지원전을 이어갔다.

같은 시각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일현 국민의힘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어 민주당에 맞불을 놨다. 금정구는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받지만, 두 야당이 하나로 뭉쳐 변수를 만들어내면서 여당의 긴장도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오전 부산 금정구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이 9일 오전 부산 금정구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금정구에서 정부를 향한 야권의 공세가 거칠어지자 한 대표는 "이번 선거는 누가 일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것"이라며 이른바 '지역 일꾼론'을 내세웠다. 그는 이 대표와 정반대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아주 단순한 선거다. 중앙의 정쟁이라든가 정치 싸움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선거가 아니다. 민주당은 이 선거, 금정의 일꾼을 뽑는 바로 이 선거마저도 정치 싸움과 정쟁, 선동으로 오염시키고 있다. 저희는 그러지 않겠다."

한 대표는 "오로지 금정을 위해서 누가 더 잘 봉사할 일꾼인지를 말하겠다"라며 공공병원 등 지역의 현안 언급과 윤 후보를 추켜세우는 것으로 발언을 마쳤다. 그는 "침례병원 정상화, 우리가 반드시 해내겠다. 부산의 일자리 만들겠다. 부산을 위해 진정을 다 할 기회를 달라"라며 수성을 다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수영(부산 남구) 부산시당 위원장도 민주당의 선거 전략을 강하게 견제했다. 박 위원장은 "구청장은 구의 살림을 돌보는 사람으로 지금 야당이 하는 방식의 선거운동, 전혀 적절하지 않다. 정권심판 이게 구청장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라며 "중앙정치에 매몰된 사람 뽑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라고 날을 세웠다.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양상이다. <국제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지난 1~2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 후보(40%)와 윤 후보(43.5%)는 양자 대결에서 오차범위 안 접전을 펼쳤다. '밑져도 본전'인 야당과 달리 여당은 '잘해야 본전'으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이 "압도적 승리"를 노리는 건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를 의식한 듯 한 대표는 금정구에서 가장 번화한 부산대학교 앞을 유세 장소로 잡았다.
덧붙이는 글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금정구 거주 18세 이상 505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을 활용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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