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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교육 현장의 난제를 풀자

등록|2024.10.09 18:52 수정|2024.10.09 18:52
일상을 살다 보면 인간의 지혜로 이해하기 힘든 문제에 맞닥뜨릴 때가 종종 있다. 그땐 자연의 섭리나 운에 의지해 보려는 심사(心思)도 더러 있다. 한없이 이어질 것만 같았던 폭염(暴炎)이 한풀 꺾인 것도 그렇고 <불변의 법칙>(Same as ever) 저자 모건 하우절이 눈사태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는 것도 그렇다. 그에 따르면 친구들과 스키 타기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은 아무런 이유 없이 단지 내키지 않았을 뿐이다. 그것이 그가 살아남은 유일한 이유이다.

이처럼 불확실성 시대에 살아가야 하는 우리 인간들은 풀릴 것 같지 않은 문제들을 접할 때마다 때론 운에 의존하기도 하고 결과 역시 운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과연 맞는 말인가. 우리 인간의 자유 의지가 있는 한, 적어도 세상 사는 우리 자유 의지대로 결정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풀리지 않은 난제는 없으리라 본다. 신(神) 역시 우리 인간에게 풀릴만한 문제를 주었을 것이다.

최근 의사 수급의 문제는 진료나 치료의 문제일 수 있지만, 교육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도 교육의 시계는 째깍째깍 멈춤이 없다. 교육의 시간은 수험생들의 대학 학과 지원을 넘어 대학수학능력시험일(11월 14일)로 치닫고 있다. 교육의 현장에서는 로드맵에 맞추어 일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학교 밖에서는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이다. 이 상황을 바라보는 수험생들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진영 논리를 떠나 한 번 정도 수험생들의 입장을 살펴봐 주길 바란다.

교육의 현장에서 실타래같이 엉켜있는 교육 문제들이 어찌 이뿐이겠는가. 그동안 교권 침해 논란을 부추겼던 교원능력개발평가 중 학부모 만족도 조사가 폐지될 것으로 알려진다. 다행이다. 일부 평가자들이 익명을 구실로 인신공격성 수단으로 삼는 등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열거하고 싶지도 않다. 그들은 학교 현장에서 교사도 행복해야 학생들이 더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그야말로 본래 취지에 맞는 교원 평가 방식을 기대한다. 차제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전면 폐지하고, 교원 능력 개발을 지원해 주는 방식으로 전환해 보는 것이 어떤가.

한편,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은 기성세대와 MZ세대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예전에 비해 심리적 세대차가 매우 심하다. 교사들 간 내적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변화의 속도감이 다르고 교육 철학 또한 달라 학생들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대하는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들과의 공존이란 달리는 기차 바퀴를 갈아 끼우듯 쉽지 않다. 그러함에도 서로 탓하거나 폄훼하지 않고 서로 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한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한 가족을 넘어서 온 마을이 함께 키운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함께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기성세대 교사들은 풍부한 경험이 많지만 '나 때'를 지나치게 강조하지 마라. 반면 MZ세대 교사들은 일 처리가 빠르고 속도감이 있지만, 교육은 속도로 하는 것이 아니다. 때론 기다려주고 공감과 여유가 필요하다.

다양한 문제들을 안고 있는 교육 현장 상황에서 학교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고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행정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간과 운에 맡기는 듯한 교육 행정이 아니라, 문제점을 적기에 찾아 시기를 놓치지 않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교육 행정을 바란다. 그 해결의 실마리로 학생들의 입장을 먼저 고려해 본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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