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박근혜보다 더 비겁"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신인규 변호사
▲ 2024년 4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홍철호 신임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소개하기 위해 브리핑실 마이크 앞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7일부터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되었다. 최근 명태균 녹취록과 김대남 녹취록에서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정황이 드러나 국민적 의구심이 큰 상태다. 그 외에도 김 여사 국정 개입 의혹이 쏟아지면서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최서원씨의 국정농단 기시감이 든다는 말도 나온다.
녹취록 정국과 국감 그리고 재보선 등 현재 정치권 상황에 대해 진단해 보고자 '정당 바로 세우기' 대표인 신인규 변호사와 지난 8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신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요. 이전 정부에서도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갈등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지금처럼 하진 않은 것 같은데 지금 상황 어떻게 보세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만찬도 같이하지 못하고 또 최근 공항에 한 대표가 인사하러 나가지도 않으면서 불화설이 더 깊어지고 있죠. 아무래도 검찰 출신의 두 지도자가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 지경까지 온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고요. 앞으로도 사실 당정 관계가 윤석열- 한동훈 체제 내에서는 더 좋아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이유가 뭘까요? 원래 사이가 굉장히 좋았던 거로 알거든요.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본질적으로는 윤석열 대통령 관련된 특검 즉 채 해병 특검이나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종합 특검이 사실 큰 장벽 아닌가 싶고요. 결국 한동훈 대표가 대표 출마할 때 본인이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는데 강조한 대로 했으면 이 당정 갈등의 주도권이 분명해지면서 오히려 나름의 활로가 생겼을 거로 생각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동훈 대표가 본인의 소신을 굽히면서 이건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관계가 된 거 아닌가 해요."
▲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2024년 9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동훈 대표가 검찰 출신이기 때문일까요?
"정치적인 훈련이 안 돼 있는 것도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말씀하신 대로 수직적인 문화가 상당히 강하게 작동되는 관료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태생적 한계 아닌가 싶고요. 어찌 됐든 정치의 영역에서는 정치의 원리가 적용되는 거기 때문에 본인의 특성이든 아니면 오랜 관료 생활의 후유증이든 한동훈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로 인한 모든 후과를 다 짊어져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 최근 명태균 녹취록과 김대남 녹취록이 정치권을 흔드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일단 분류는 다르지만, 어찌 됐든 둘 다 권력에 의한 사천 문제가 발생한 건데 어찌 됐든 지금 명태균 이슈가 이 전국을 다 뒤덮고 있고 또 김대남씨 관련해서는 당내 공격 사주 문제까지 지금 불거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 이 두 가지 이슈를 한동훈 리더십 체제에서 정리하기 매우 곤란하지 않을까 싶고요. 저는 한동훈 대표가 리더십의 진퇴를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 여사, 다른 지역에서도 공천 개입했을 가능성 있다"
- 두 녹취록 내용을 국정농단으로 볼 수도 있을까요?
"김건희 여사를 통해서 본인들의 공천 요구했다는 게 드러난 정황이거든요. 명태균 씨 같은 경우 본인이 직접 출마는 안 하지만 2022년도와 2024년도 두 번에 걸쳐서 김영선 의원을 갖다가 꽂으려고 한 정황이 나타나는 거고요. 김대남씨 같은 경우는 본인이 출마하면서 이원모 비서관에 밀려서 출마 못 한 거 아니겠습니까? 결과적으로 두 사건 모두 김건희 여사가 중앙에 있고요. 또 다른 지역에서도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이거든요. 그렇다면 이것은 김건희 게이트로 명명해야 할 것 같아요. 김건희 게이트가 가진 폭발성이나 국민적 공분 사는 걸 반영했을 때 이게 저는 한동훈 리더십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권 자체도 진퇴를 논할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 갈 것이라서 굉장히 폭발력 있는 이슈로 생각합니다."
- 지금 명태균씨가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데 의도가 있을까요?
"사실 명태균씨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만 봐도 사실상 공천에 개입한 혐의 그리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포함해서 실정법 위반 문제로 수사받아야 할 분이고 실제로도 지금 창원지검에서 수사 들어간 걸로 알거든요. 그렇다면 피의자로서 국민께 송구하고 본인의 잘못 있으면 시인하고 용서를 구해야 될 사람이 언론을 다양하게 이용하면서 본인의 영향력 과시하고 있죠. 더 나아가 최근 JTBC 보도를 보면 대통령에 협박 비슷하게 지금 하고 있거든요. 굉장히 부적절해요. 그동안 드러났던 어떤 비선도 명태균씨같이 아주 저질스러운 행태 보인 적이 없었거든요. 저는 지금 윤석열 정권의 비선이 난무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 이 비선들이 밖으로 드러났을 때 보이는 뻔뻔하고 양심 없는 태도가 더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 거 아닌가란 생각이 듭니다."
- 대통령실 대응이 이상해요.
"그렇죠.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까지 고소·고발 난발했던 태도에 비추어 보면 명태균 씨가 허위 과장이라고 허풍 떤다면 당연히 고소·고발했을 거고요. 그런데 고소·고발도 못 하는 걸 보면 명태균씨가 협박하는 내용이 세상에 드러나는 걸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해요. 역설적으로 명태균씨의 말이 진실이라는 걸 이 상황을 통해 우리가 유추해 볼 수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김건희씨의 공천 개입을 비롯한 국정 농단에 대해 반드시 진상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2016년 상황과 비슷하다는 의견도 많은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기시감 얘기도 하는 건데요. 2016년도에도 현직 대통령 박근혜를 중심으로 선출되지 않은 최순실이 국정 농단 한 거거든요. 지금도 윤석열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선출되지 않은 비선 김건희씨가 배우자의 위치에서 사실상 대통령의 직을 수행하는 거 아니냐는 거죠.
예를 들면 최근 마포대교에 김건희씨가 시찰하러 나온 장면도 상당히 충격적이었고 거기다가 명태균씨도 김건희씨하고 연락해서 공천 농단했다고 하고요. 대통령실 행정관까지 지낸 김대남씨도 김건희 여사가 공천을 좌우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이건 박근혜·최순실 관계보다 더 유착되어 있어요. 더 가까운 부부 관계인 윤석열·김건희의 국정농단이 저는 훨씬 더 심각하다고 보고요.
▲ 2024년 9월 10일 김건희 여사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함께 도보 순찰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그나마 박근혜 대통령은 양심이 살아 있어서 본인이 문제가 됐던 특검을 당당하게 수용하고 수사받고 했거든요. 근데 윤석열 대통령은 박근혜보다도 더 못하고 훨씬 더 비겁하죠. 자기와 김건희 여사 특검까지도 국민의힘 동원해서 막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은 탄핵 당한 박근혜 대통령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훨씬 더 비겁하고 국민을 더 배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6일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떠났잖아요. 보통 대통령이 해외 나가면 여당 대표가 배웅 나가는데 이번에 한동훈 대표가 부산 선거 유세를 이유로 안 나갔어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관계가 나쁘다고 짐작했던 정황은 너무나도 많이 나오고 있고요. 최근에도 만찬 둘러싸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는 같은 식탁에서 밥도 같이 못 먹는 사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잖아요. 대통령 해외 순방 나갈 때 전통적으로 여당 대표가 공항에 나와서 배웅하고 또 대통령 귀국할 때 맞이하는 의전도 하는데 일단 한동훈 대표가 부산 금정구 선거 운동 핑계를 대기는 했습니다만 결국 대통령과 눈을 마주하기조차도 불편하다는 나름의 메시지를 낸 걸로 보여요. 이 때문에 저는 이 둘의 관계가 쉽게 복원되기 어렵지 않으냐고 생각하고요. 두 지도자의 옹졸한 모습 때문에 결국 피해는 국민들이 다 보는 거거든요. 이런 속 좁은 검찰 정치는 조속히 막 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 4일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과 채상병 특검을 재표결 했는데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와 기권이 각각 1표 나왔는데 이것의 의미는 뭘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표 단속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도 이탈 표가 4표 정도 나왔다는 건 집권당의 물밑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뜻을 달리하는 의원들이 있다는 게 확인이 됐다고 보이고요. 앞으로 한두 번 더 재표결이 있을 거예요. 그 과정에서 윤석열·김건희 부부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다는 민심을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 이상 버티기는 어려워질 거예요. 그래서 특검법 통과가 좀 더 유력해 보입니다."
"이재명 유죄 나오긴 쉽지 않을 것"
- 11월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허위사실 유포와 위증교사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올 텐데 어떻게 전망하세요?
"이재명 대표 관련된 여러 가지 사법적인 과정들이 진행이 되고 있는데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위증교사에 대해 검찰이 가장 세게 구형한 건 맞거든요. 여기에 대해 국민적인 판단을 두고 볼 때 결국 정치적으로 경쟁해야 할 관계를 사법권 동원해서 정치생명 끊어놓으려는 윤석열 정권의 행동이 과연 온당하냐에 대해 반대 의견이 훨씬 높다고 보고요. 사법부가 결국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하겠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무리한 수사 내지는 과도한 정치적인 수사에 대해 제동 걸 가능성도 꽤 있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요.
공직선거법에 대해서는 100만 원 이상이면 의원직을 상실하거든요. 저는 100만 원 이상의 유죄 판결 때리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하고요. 위증 교사에 대해서도 물론 제가 기록을 다 보지 않았기 때문에 성급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재판부가 검찰의 무리한 수사의 의도를 간파한다면 그것도 유죄 나오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2024년 9월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유성호
- 5일 문재인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의 음주 운전이 알려지며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켜요. 국민의힘에서는 문 전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데.
"문다혜 씨의 음주 운전에 대해 특혜 없이 당연히 처벌되고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또 전직 대통령으로서 문재인 대통령도 정치적인 책임은 당연히 있죠. 공적인 역할 하셨던 분이고 지금도 전직 대통령의 딸로서 또 여러 가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거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여기에 대해 국민 앞에 입장 표명하는 게 필요하지 않냐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과도하게 이 문제를 정치 공세적으로 접근하는 걸 저는 반대해요."
- 7일부터 2024년 국정 감사가 시작되었잖아요. 국감의 관전 요소는 뭘까요? 국민의힘은 이재명 국감으로 만들겠다고 하고 민주당은 김건희 국감으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일단 국정감사는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하는 정부에 대한 국회의 감시나 통제 기능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재명 국감은 크게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 체제 하에서 김건희씨의 국정 농단이 문제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김건희 국감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거고요. 집권당의 무거운 책임을 국민의힘이 느끼면 좋겠어요. 그래서 김건희씨를 두둔하거나 거기에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옹호를 통해 전 국민에게 상처 주는 일을 중단하면 좋겠고요. 김건희씨의 국정농단 혐의에 대해 이번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서 반드시 일정 부분 진실이 규명이 돼야 한다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집권당은 무한 책임지는 존재이기 때문에 지금 사태에 대해 수습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보여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 국감에서 김건희씨 혐의에 대한 스모킹 건이 나올까요?
"아무래도 민주당 의원들에게 국민적 제보가 많이 갈 걸로 보이고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당히 낮게 형성이 되고 있기 때문에 공직 사회 내부 고발 내지는 내부의 그런 자정적 목소리, 또 제보가 많이 있을 걸로 생각 되어서 윤석열 정권의 만행이나 잘못된 점들이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많이 드러날 수 있을 거라고 긍정적으로 기대해 봅니다."
-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개입한 육성이 나올 수 있다고 보세요?
"어느 정도 제보나 자료가 확보됐는지는 제가 알 수는 없기 때문에 모르겠어요. 지켜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16일 기초단체장 4곳의 재보선이 있잖아요. 결과에 따라 정치권에 파장이 있을까요?
"표본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죠. 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정치적인 성적표를 각 당이 부여받는 거 때문에 당연히 그 결과에 따른 파장은 불가피해 보여요.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선명성 경쟁을 하는 거고 부산 금정이나 인천 강화 같은 경우도 수도권과 PK 민심을 통해서 윤석열 정권 심판해야 되겠다라는 정권 심판론이 상당히 강세를 보일 걸로 예상이 돼요. 특히 부산 금정 같은 경우 이미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됐기 때문에 해볼 만한 구도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마 야권이 승리한다면 한동훈 대표의 리더십은 회복 불가능의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해요. 그래서 당내에서 한동훈 대표 물러나라는 여론이 엄청 커질 거예요. 이번 재보궐 선거가 가지는 의미라고 한다면 한동훈 대표의 거취가 결정되면서 그에 따라 보수가 완전히 무너지느냐 아니면 수성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느냐가 결정되는 거로 상당히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선거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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