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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의약품 쇼핑' 막을 안전장치 시급

보건복지위 전진숙 의원 "마약류 투약이력 실시간 확인 시스템 마련해야"

등록|2024.10.10 10:06 수정|2024.10.10 10:06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광주 북구을). ⓒ 전진숙 국회의원


지난해 마약류 의약품을 많이 처방받은 환자들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 여러 병원을 돌면서 이른바 '마약류 쇼핑'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수면진정제와 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등 주요 마약류 의약품을 상습적으로 처방받은 일부 환자들은 여러 의료기관을 돌며 평균 처방량의 22배에서 60배 이상을 처방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광주광역시 북구을)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표적인 수면진정제 성분인 졸피뎀을 많이 처방받은 환자 상위 20명은 전체 환자 처방량 평균의 60배를 처방받았다.

이들은 104곳 의료기관을 방문해 1인당 평균 5315개의 약을 처방받아 환자 평균 처방량(88.3개)을 훨씬 웃돌았다.

▲ 2023년 주요 마약류 의약품을 많이 처방받은 환자 상위 20명 현황.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진숙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재구성. ⓒ 전진숙 국회의원실


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를 많이 처방받은 상위 20명은 52곳 의료기관에서 1인당 5658개의 약을 처방받았다. 이는 전체 환자 평균 처방량(260.5개)의 22배 수준이다.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은 상위 20명도 70곳 의료기관에서 1인당 평균 4950개를 처방받았다. 지난해 식욕억제제 처방 환자 평균 처방량(198.4개)의 25배에 달한다.

같은 기간 졸피뎀과 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처방량 상위 20명 중 38.3%는 3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돌아다닌 것으로 분석됐다. 10곳 이상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도 3명이나 있었다.

가장 많은 의료기관을 돌아다닌 상위 5명 중 A 환자는 34곳에서 465회에 걸쳐 1만1207개의 졸피뎀을 처방받았다.

B 환자는 32곳에서 139회에 걸쳐 3619개의 졸피뎀을, C 환자는 13곳 의료기관에서 54회에 걸쳐 8658개의 ADHD 치료제를 처방받았다.

이처럼 '마약류 쇼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처방 의사가 환자의 투약이력을 신속하게 확인하는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현재 실시간으로 마약류 투약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진통제 성분의 펜타닐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진숙 의원은 "마약류 의약품의 오남용 우려가 있는 상위 처방 환자들의 유형을 분석해보니 상습적으로 '마약류 쇼핑'을 해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범죄 악용 우려와 오남용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마약류 투약이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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