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고려 대몽항쟁 영웅 김윤후 이름 딴 명예도로 생긴다

'김윤후승장로' '처인부곡민의길' 등 2곳 명예도로명 부여, 용인시 첫 사례

등록|2024.10.14 09:24 수정|2024.10.14 09:28

▲ 경기도기념물 제44호 처인성 주변 도로에 '김윤후승장로'와 '처인부곡민길'이라는 명예도로가 생긴다. ⓒ 용인시민신문


고려시대 대몽항쟁 당시 처인성 전투를 승리로 이끈 '김윤후 승장'과 '처인부곡민'을 딴 명예도로명이 용인에 생긴다.

용인특례시는 고려시대 대몽항쟁의 상징인 김윤후 승장과 처인부곡민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용인의 자랑스런 역사를 후세대가 기억할 수 있도록 처인구 남사읍 일부 도로에 명예도로명 부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용인시가 명예도로명을 부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명예도로'는 법정도로명과 달리 실제 주소로는 사용하지 않지만 지역사회 헌신도와 공익성 등을 따져 법정 도로명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정한 도로를 말한다. 11일 현재 전국에는 262곳에 명예도로가 있고, 경기도에는 이경덕만세로(김포시) 등 19곳이 지정돼 있다.

명예도로명이 부여되는 곳은 대몽항쟁에서 나라를 지킨 승장 김윤후와 처인부곡민이 전투에서 승리한 처인성 주변이다.

용인시는 남사읍 아곡리 산43번지를 중심으로 남사읍 봉명리 386-7번지부터 이동읍 서리 203-6번지까지 약 13㎞(처인성로) 구간에 '김윤후승장로'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 남사읍 아곡리 59번지~667번지 약 1.1㎞ 구간(아곡로)을 '처인부곡민길'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할 예정이다.

처인성전투는 1232년 몽골군을 피해 강화도로 수도를 옮긴 고려 국왕 고종을 위협하며 용인으로 남하한 몽골군에 대항해 처인성에서 승려 김윤후와 부곡민들이 대승을 거둔 전투다.

당시 승려 김윤후는 적장 사령과 살리타이를 화살로 사살했고, 수장을 잃은 몽골군이 회군하면서 고려는 위기를 넘겼다. 이 승리로 처인부곡은 처인현(縣)으로 승격됐다.

▲ 용인특례시가 명예도로명을 부여하기로한 처인성로와 아곡로. 처인성로는 '김윤후승장로', 아곡로는 '처인부곡민길'로 불리게 된다. /제공 용인시 ⓒ 용인시민신문


승전지인 처인성과 처인현은 현재 용인시 처인구의 기원이 됐다. 1413년 조선 태종 연간에는 용구현과 처인현을 합쳐 용인이라는 지명이 탄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승전지인 처인성은 1977년 경기도기념물 44호로 지정됐다. '김윤후승장로'의 중간 지점이자 '처인부곡민길' 시작점에는 '처인성'과 '용인처인성역사교육관'이 있다.

명예도로명 부여는 지난 6월 17일 시장 접견실에서 마련된 이상일 시장과 용인시불교사암연합회·용인불교신도회 임원과 간담회 자리에서 시작됐다.

두 단체는 이상일 시장에게 '김윤후승장' 등의 도로명 부여를 제안하자 용인시는 역사적 의미와 수십년 간 진행돼 온 관련 행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김윤후승장로'와 '처인부곡민길'이라는 명예도로명 부여를 결정했다.

시는 10월 중 시민 의견을 반영한 후 '용인시주소정보위원회' 심의를 거쳐 '김윤후승장로'와 '처인부곡민길'을 용인의 첫 명예도로명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용인의 중요한 역사이자 기록인 '처인성전투'와 '승장 김윤후', 그리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헌신한 '처인부곡민'들의 업적을 후세대가 기억할 수 있도록 전투가 벌어졌던 지역에 명예도로명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며 "용인의 이순신으로 평가받는 안홍국, 태교 경험을 기록한 이사주당 등 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심곡서원·채제공 뇌문비 등 문화유산을 활용한 명예도로명 부여 방안을 검토해 용인의 역사적 가치를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