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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해봅시다" 일회용기 안 쓰는 청주 주민축제 대성공

3천 명이 즐긴 '원마루축제' 친환경 축제, 쓰레기는 단 500리터

등록|2024.10.14 15:34 수정|2024.10.14 20:50

▲ 12일 청주시 분평동 원마루공원에서 열린 원마루축제가 ‘주민화합’ 및 ‘일회용품 없는 저탄소 친환경 축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사진=김남균 기자) ⓒ 충북인뉴스


▲ 12일 청주시 분평동 원마루공원에서 열린 원마루축제가 ‘주민화합’ 및 ‘일회용품 없는 저탄소 친환경 축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 충북인뉴스


▲ 12일 청주시 분평동 원마루공원에서 열린 원마루축제가 ‘주민화합’ 및 ‘일회용품 없는 저탄소 친환경 축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 충북인뉴스


2500여 명에게 식사가 제공되고 3000여 명이 참여했는데 배출된 쓰레기는 50ℓ 종량제 봉투 11개, 음식 쓰레기는 단 100㎏.

마을단위 축제 중 최고의 축제로 자리매김한 청주시 분평동 '원마루축제'(추진위원장 이택기)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12일 청주시 분평동 원마루공원에서 열린 원마루축제가 '주민화합' 및 '일회용품 없는 저탄소 친환경 축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축제는 오전 분평동 행정복지센터를 출발하는 길놀이가 진행되면서 시작됐다. 행사가 진행된 원마루공원에는 인근 농촌 주민들의 농산물 판매 부스, 예일미용고의 페이스페인팅네일아트, 두꺼비생태마을공동체의 자연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참여 부스가 마련됐다.

광장 돔형 천막에는 500여 명의 주민들이 동시에 식사를 할수 있도록 탁자와 의자가 설치됐다.

주변에는 추진위원가 무료로 제공하는 비빔밥 급식공간과 새마을부녀회 등 직능단체가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공간이 배치됐다.

행사는 유명연예인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공연과 활동으로 꾸려줬다. '지구환경보호'를 주제로 어린이 190명이 참가한 '미술대회'가 열렸고, 분평동 소재 6개 초‧중학교 12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청소년 장기자랑 대회가 진행됐다.

또 12개 팀이 참여한 가족 장기자랑대회가 진행됐고 7개팀이 참여하는 분평동 주민자치프로그램 발표회 공연도 진행됐다.

"한 번 해봅시다! 일회용품 안 쓰는 주민축제"

▲ 원마루축제 준비위원회는 12일 주민 2500여명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했다. (사진=김남균 기자) ⓒ 충북인뉴스


▲ 원마루 축제 식사장면 . 이날 축제 추진위원회는 마을 주민 2500여명에게 직접 준비한 비빔밥을 다회용기에 담아 제공했다. (사진=김남균 기자) ⓒ 충북인뉴스


▲ 한 주민이 다회용기에 담겨진 음식물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김남균 기자) ⓒ 충북인뉴스


원마루축제 추진위원회는 지난 5월, 의미있는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행사 때 마을 어르신 등 2000여 명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할 때 사용하던 일회용기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택기 추진위원장에 따르면 우려도 컸다. 먼저 음식을 제공할 다회용기를 확보하는 것부터 시작해 설거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는 주민들에게 제대로 식사를 차려 드릴 수 있는지 등 걱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도전해보기로 했다. '일회용기 없는 축제 만들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에 자문을 구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세세하게 자문해주고 용기를 복돋웠다.

식사 용기 뿐만이 아니라, 컵과 젓가락, 숟가락 등도 일회용기는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무상으로 제공되는 점심 식사 뿐만 아니라, 직능단체에서 행사비용에 보태기 위해 유상으로 판매하는 음식들도 모두 다회용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것을 수행하기 위해선 수많은 살마들의 발품이 필요했다. 주민들이 스스로 만드는 축제이니 만큼, 필요한 발품은 모두 주민들의 손에서 나왔다.

분평동에 거주하는 청소년들부터 직능단체, 노인회까지 자발적인 봉사원이 됐다.

힘들게 준비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 12일 청주시 분평동 원마루공원에서 열린 원마루축제가 ‘주민화합’ 및 ‘일회용품 없는 저탄소 친환경 축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날 부녀회원들은 직접 조리한 부침개를 다회용기에 담아 주민들에게 제공했다. (사진=김남균 기자) ⓒ 충북인뉴스


▲ 이날 행사에는 총 1만8000개의 다회용가가 준비됐다. (사진= 김남균 기자) ⓒ 충북인뉴스


우선 배출되던 쓰레기량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2500여 명이 점심 식사를 하고, 30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였는데 소각장으로 가는 쓰레기는 50ℓ 종량제봉투 11개에 불과했다. 이는 무게로 따져도 20㎏ 안팎에 해당되는 분량이다.

다회용기를 사용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노인회의 역할이 컸다.

13일 박성호 분평동 노인회장과 분평7단지 노인회원들은 행사장에서 배출된 모든 쓰레기를 재분류했다. 재활용 될 수 있는 것과 재활용 하기 어려운 것들을 일일이 분류했다.

참여자들에게 나눠준 자연드림 생수팩은 별도로 모았다. 분류된 생수팩은 다시 자연드림으로 보내게 된다.

같은 플라스틱이지만 재질이 다르기 때문에 막걸리 병과 다른 플라스틱 용기는 분류했다. 여기서 나온 플라스틱 용기는 주민들이 가져온 음료에서 나온 것이 대부분이다. 또 현수막도 따로 분류했다.

추진위원회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음식물 처리용기 8개를 배치했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사용한 식판 및 다회용기를 가지고와 음식물 처리용기에 직접 버렸다.

음식물 처리용기 옆에는 다회용기 종류별 수거함을 배치했다. 이곳에는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 주민들에게 처리방법을 일일이 안내했다.

▲ 행사장에 배치된 다회용기 수거함 (사진=김남균 기자) ⓒ 충북인뉴스


▲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과 다회용기 수거함(사진=김남균 기자) ⓒ 충북인뉴스


▲ 13일 박성호 분평동 노인회장과 회원들이 배출된 쓰레기를 다시 재활용과 재활용될수 없는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 충북인뉴스


▲ 자연드림이 후원한 생수팩 용기를 따로 모았다. 모아진 용기는 자연드림에 보내져 재활용 될 예정이다. (그래픽=서지혜 기자) ⓒ 충북인뉴스


▲ 막걸리용기와 기타 플라스틱 용기도 재질별로 나눠 분류됐다. (그래픽=서지혜 기자) ⓒ 충북인뉴스


▲ 3000여명이 참석한 원마루축제장에서 최종 배출된 쓰레기(둥근 원안) ⓒ 충북인뉴스


작은 부분에서 주민들의 아이디어도 빛났다. 일회용 생수사용을 줄이기 위해 냉온수용 정수기를 설치하고 컵을 비치해뒀다. 이용자에게는 컵 대신 제공된 일회용 생수용기를 재사용 할 것을 권장했다.

이렇게 한 결과 음식물 쓰레기는 총 100㎏ 정도가 배출됐다. 2500여 명이 식사를 한 것으로 가정하면 1인당 배출량은 40g에 불과하다.

▲ 이택기 원마루축제 준비위원장 (사진=김남균 기자) ⓒ 충북인뉴스


이택기 원마루축제 추진위원장은 "어떻게 하루가 지났는지 잘 모르겠다"며 "해 본적이 없어서 불가능할 것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한 것보다 더 잘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들이 노인회를 비롯한 주민들이 이뤄낸 일"이라며 "우리가 해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친환경축제 행사를 자문한 박종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일회용품 대산 다회용기로 전환한 원마루축제가 쓰레기없는 축제의 본보기가 됐다"며 "이제 더 이상 '어렵다. 안된다'고 말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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