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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관의 뉴스프레소] '철 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누굴까?

10월 16일...'공직' 대신 '재산' 선택한 서울구로구청장

등록|2024.10.16 08:17 수정|2024.10.16 08:22

▲ 10월 16일자 중앙일보 5면. ⓒ 중앙일보 PDF


1) '철 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누굴까?

정치브로커 명태균이 15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카카오톡 캡처 화면이 하루종일 정치권을 달궜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가 2021년 명태균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철 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 등의 표현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명태균의 행동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같은 날 오전 MBC 라디오에서 "명태균은 곧 철창 속에 들어갈 개"라며 "지금 겁에 질려 아무 데나 왕왕 짖는 것"이라고 자신을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명태균이 공개한 메시지는 김건희가 명태균에게 2022년에 했다는 말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 주장)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한겨레도 "영부인이 대통령한테 '우리 오빠'라고 부르는 걸 굉장히 자주 들었다"는 대통령의 검사 시절 측근인 정치권 인사의 말을 인용했다.

대통령실은 일단 "대화 속에 등장한 '오빠'는 윤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의 친오빠"라고 선을 그었다.

TV조선도 "김건희의 오빠가 명씨를 처음 본 자리에서 신뢰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 기분이 상한 명씨를 달래기 위한 대화였던 걸로 전해졌다"고 부연설명했다.

명태규 본인은 "내가 자료 정리 해갖고 매일 퍼다 줄게요(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라며 추가폭로를 예고하면서도 '오빠'의 정체에 대해서는 말을 흐렸다.

명태균은 jtbc 인터뷰에서 "(김건희) 친오빠를 실제 만난 적은 있다"고 하면서도 "그 사람이 정치적인 내용을 몰라요"라고 말했다.

김건희가 비하한 대상이 친오빠라는 대통령실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서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중앙일보는 "국민의힘에선 지난 대선 때부터 수면 아래에서 정치 개입 논란을 야기했던 김 여사 친오빠 김진우씨가 다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도 악재로 보고 있다"고 썼다.

조선일보 사설은 "(대통령실) 해명을 믿을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김 여사의 친오빠가 맞다면 명씨가 왜 이를 협박용으로 사용했는지도 의문이다"이라고 썼다.

사설의 결론이다.

"명씨가 협박성 폭로를 하면 대통령실이 뒤늦게 해명하는 모습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정치 브로커에 가까운 형사 피의자가 대통령 부부와 여당 지도부를 공개 협박하는 모습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지 개탄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명태균의 돌발 행동이 16일 재보선에 미칠 파장을 지켜볼 일이다.

2) '공직' 대신 '재산' 선택한 구청장

국민의힘 소속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이 16일 사퇴하기로 했다. 170억 원 대에 달하는 주식을 백지신탁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구로구에서 엔지니어링 회사를 운영해 온 문헌일은 2022년 7월 지방선거에서 구로구청장에 당선됐다. 국민의 힘 후보가 구로구청장에 당선된 것은 12년 만의 일이었다.

그런데 이듬해 3월 인사혁신처 산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문헌일이 보유한 회사 주식이 공직자 업무와 상충된다며 해당 주식의 백지신탁을 결정했다.

보유 주식 4만8000주의 평가액은 17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서울행정법원에서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문헌일의 구청장 사퇴는 법원 판결에 따라 주식을 백지신탁한 뒤 주식 처분권을 위임받은 금융기관이 주식을 팔 경우 회사 경영권을 잃을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문헌일은 조선일보에 명예도 좋지만 평생 가꿔온 회사를 하루 아침에 저버릴 수 없어 고민 끝에 사퇴하기로 했다" 며 "내가 갖고 있는 회사가 구로구와 관련된 일을 전혀 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 고 했다.

문헌일의 사퇴로 구로구 주민들은 내년 4월 새 구청장을 뽑는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16일 재보선을 앞두고 "전남 곡성은 민주당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아서 치르는 재선거"라며 민주당의 선거 책임론을 부각시켰던 국민의힘이 머쓱하게 됐다.

3) '한강 특수', 동네책방에는 없다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책 판매량이 급증해 1, 2주 이내에 누적 판매부수 100만 부를 넘을 것이라고 한다.

출판사의 주문 의뢰를 받은 파주의 인쇄소들과 제지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는 기사도 나왔다.

그러나 추가 제작물량이 대형서점 위주로 공급되고 있어

유통망에서 소외된 동네서점, 독립서점에게는 '한강 특수'가 그림의 떡이라고 한다. 경향신문이 이 부분을 짚었다.

도서 도매상은 물량을 가장 많이 보낼 수 있는 대규모 판매자에게 먼저 책을 보낸다.

동네서점, 독립서점에는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 서점에서 소화하고 남는 물량이 넘어가는데 동네서점까지 오는 물량을 기다릴 독자들은 많지가 않다. 교보문고는 "다른 영업점도 물량이 없어 도서를 비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네서점의 발주 주문을 막았다고 한다.

서울 강서구 '다시 서점'은 한강의 < 소년이 온다>와 < 작별하지 않는다> 를 총 30권 주문했지만 도매상이 일부 물량을 취소해 14권만 받았다.

광주에서 8년째 독립서점 '소년의 서'를 운영하는 임인자씨(48)는 15일 "대형 서점에서 어느 정도 소진이 되면 동네서점에 풀릴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며 하루 이틀 겪는 문제는 아니지만 서운하다"고 말했다.

'한강 신드롬'의 중심에 있는 한강 역시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책방 오늘'이라는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작가 본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있을지 궁금하다.

4) '흑백요리사' 한 달... "평범한 곳은 더 어려워져"

물론, 노벨문학상이 몰고온 '한강 특수'가 독서 붐을 일으켜서 출판계의 선순환까지 이어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러나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의 방송 한 달을 돌아본 요식업계 상황을 보면 출판계도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같다. 역시 경향신문 기사다.

13, 14일 ' 흑백 요리사' 출연셰프의 식당이 많이 있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일대를 돌아보니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한산했다. 거리에서 폐업한 업장, 임대 안내글이 붙은 매장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테이블 15개 중 2개에만 손님이 있었던 한 레스토랑 사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건 '흑백 요리사'에 나온 식당을 찾아가는 특별한 경험 자체"라며 "나머지 식당에선 매출 증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소갈비집을 하는 방모씨(38)는 "잘되는 곳은 더 잘되고, 평범한 곳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 '흑백 요리사' 출연 업장과 자신의 업장을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가격'이다.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 사장은 "다들 대출 빚에 허덕이는 형편" 이라며 "결국은 돈을 풀어야 뭘 사 먹지 않겠나"라고 했다.

5) '테이블 주문' 기기 수수료에 등골 휘는 식당 업주들

식당 업주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더 있다.

요즘은 종업원이 주문을 받지 않고 테이블마다 설치된 태블릿 기기에 손님이 일일이 메뉴를 입력하는 식당들이 늘고있다.

일견 편리해보이지만, 자영업자들에 수수료 부담이 돌아오는 '식당 테크놀로지 비즈니스'라고 한다.

테이블에 설치하는 '태블릿 주문기'는 '기기 사용료 월 1만원대'라는 파격적인 광고로 식당 업주들의 환영을 받았다. 주 20시간 알바생을 고용하면 80만 원대의 인건비를 지급해야 하는 업주들로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올초 이런 기기를 도입한 업주 A는 기기 수수료 75만원에 사용료 30만원, 인터넷 연결비 7만 6000원까지 월 110만원이 넘는 고정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여기에다 초기도입 비용으로 설치비와 부속품 등 260만원까지 부담해야 했다.

회원 100만 명을 보유한 원격주문앱 업체 패스오더는 중개 수수료 0%를 내세웠다가 2022년부터 부가세를 포함해 6.5%를 서비스 이용 수수료로 받는다.

식당 대기 고객들이 원격으로 줄을 설 수 있도록 해주는 테이블링은 당초 기기 설치 비용 외에는 이용료가 없다고 홍보했지만, 최근 월 이용료를 9만 9000원으로 올렸다.

A씨는 "고장이 나서 AS라도 맡기려고 하면 고객 센터 연결도 오래 걸리고 또 비용이 든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아르바이트생 쓸걸 그랬다"고 했다.

6) '녹색당 출마'에 웃지 못하는 해리스

3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은 여전히 초접전 양상이다. 암살 시도로 죽을 고비를 넘겼던 공화당 트럼프, 바이든 미국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퇴장으로 혜성처럼 떠올랐던 민주당 해리스 모두 '컨벤션 효과'를 소진한 상태다.

그런데 해리스에게는 악재가 하나 더 있다. 진보정당인 녹색당 질 스타인의 표 잠식 가능성이다.

양당제가 굳어져서 당선 가능성이 '제로(0)'로 수렴되는 미국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스타인은 2012년과 2016년 대선에 출마했다. 각각 0.4%(47만 표), 1.07%(146만)를 득표했다.

이번이 8년 만의 출마인데, 올해 선거에는 네바다주를 제외한 경합주 6곳을 포함해 38개 주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기후 변화'와 '소득 불평등' 이슈에서 진보 색깔이 뚜렷한 스타인이 선전할 경우 해리스의 고전이 예상된다.

2016년 대선에서는 경합주 위스콘신주에서 스타인이 트럼프와 힐러리의 득표 격차(2만 2748표)를 웃도는 3만 1072표를 얻었다. 민주당은 스타인이 출마하지 않은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이 위스콘신주에서 승리했다.

특히 민주당 앨 고어가 공화당 조지 W. 부시에게 531표 차이로 졌던 2000년 플로리다주 대선 당시에는 녹색당 랠프 네이더가 9만 7421표의 득표를 올렸다. '환경 보호' 이슈에 관심이 많았던 고어에게 네이더의 선전은 통한의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전사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녹색당 변수'가 없는 대선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할 만하다. 민주당은 "스타인에게 투표하는 것은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반 스타인' 광고까지 냈다.

그러나 스타인 대선 캠프는 "민주당이 집권에 실패한다면 그건 노동자와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정책을 통과시키지 못한 자신들의 실패"라며 '완주'를 공언하고 있다.

7) 오늘의 1면톱

▲ 경향신문 = '남북 교류의 상징' 완전히 끊겼다
▲ 국민일보 = 남북 잇던 육로 완전히 끊겼다
▲ 서울신문 = 남북 육로 완전히 끊겼다
▲ 세계일보 = 47년 걸린 남북의 길… 北, 모두 끊었다
▲ 조선일보 = 北, 경의·동해선 폭파… 남북관계 길을 끊다
▲ 중앙일보 = 북, MDL 10m앞 폭파쇼 경의·동해선 다 끊었다
▲ 한겨레 = 북, '남북화해 상징' 도로 2곳 끝내 폭파
▲ 한국일보 = 北, 경의·동해선 도로 폭파… 남북 연결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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