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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러라고 하니 불렀나" 과방위에 튄 불똥

최민희, 과방위 국정감사 정회 중 뉴진스 하니 만나러 가... 국힘 "특권 이용해 사심 채웠다"

등록|2024.10.16 11:31 수정|2024.10.16 11:37

▲ 뉴진스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아이돌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한 게 엉뚱한 곳에 불을 붙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임위원회 정회 시간에 하니를 만나러 간 게 화근이 됐다. 국회 본관으로 들어설 때부터 휴대전화로 하니의 사진을 찍는 최민희 의원의 모습이 공개되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화제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자 과방위 소속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위원장께서 뉴진스 사생팬(연예인 사생활을 침해하는 악성 팬)인것 같은데, 어떻게 뉴진스가 있는 그 방을 따로 가서 만나고 올 수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위원회가 진행 중인 시간에 어떻게 거기를 가서 따로 수석실에 있는 하니를 만나고 올 수 있느냐?"라며 "우리 상임위원회 진행하는 걸 방기하고 가서, 특권을 발동해서 거기서 만난 거 아닌가?"라는 문제 제기였다.

하지만 최 의원은 "제가 이거(과방위 국정감사) 진행하지 않고 뉴진스 만났다? 아니다"라며 "중요한 게 시간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서 하니에게 인사를 한 것은 맞지만, 시간상 과방위 국감 도중에 이석한 것도 아니고, 이 만남 때문에 과방위 국감 진행이 지연된 것도 아니라는 취지이다.

두 사람의 설전은 양당의 공방으로 번졌고, 의사진행발언과 본인 질의 시간을 이용해 계속해서 박정훈 의원이 문제제기를 하자 급기야 최민희 의원은 상임위원장 권한으로 박 의원의 발언권을 제한하고 나섰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집단 퇴장해 별도의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결국 해당 상임위 사안도 아닌 문제가 정쟁 소재가 되며 15일 과방위 국정감사가 파행된 셈이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지위 이용해 사심 채워... 발언권 박탈 만행"

16일 오전 국민의힘 국정감사중간점검회의에 참석한 이상휘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마이크를 잡고 "어제 과방위 국정감사 과정에서 발생한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낯뜨거운 특권 행위와 여당 감사위원에 대한 발언권 박탈 등 일련의 사태"로 이번 일을 규정했다.

그는 "최민희 위원장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이용해 상임위 대기실에 있던 '하니'를 찾아가 별도의 만남을 가지는 등 국회의원의 공적인 지위를 사심 채우는 데 이용했다"라며 "용기를 내어 '아이돌 따돌림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밝힐 참고인과 환노위원장실에서 별도의 만남을 가지려 했다는 것 자체가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팬심은 누구나 있을 수 있지만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으로 남들보다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특권"이라며 "최민희 위원장이 국회의원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계속 사진을 촬영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회 도중에 만났다고 하지만 정회도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과정"이라며 "그 시간에 국회의원의 지위를 이용해 사심을 채우는 행위를 지적했다고 발언권까지 박탈하는 만행은 직권을 남용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정감사는 국민에게 국정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인데 국회의원의 질의시간을 박탈하는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결국 이에 대한 항의표시로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 전원 퇴장하여 이 사태를 국민들께 소상히 설명드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최민희 "인사만 하고 왔는데... 박정훈, 의사진행 방해하며 적반하장"

최민희 의원은 국민의힘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15일)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뉴진스 사태는 방송을 소관하는 과방위와도 연관되는 사안"이라며 "따라서 과방위원장이 이 사안에 관심을 두는 건 당연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본인의 입법 사례를 언급하며 "노예계약에 따른 대형기획사의 갑질로 연예인의 방송출연이 제한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함이었다"라고 밝혔다. "꾸준히 이런 사안에 관심을 가져왔던 것"이라며 "그 관심을 보좌진이 환노위원장실에 전달했고, 환노위 수석전문위원이 면담 자리를 마련해 해당 장소에 갔으나 국정감사 속개 시간이 다 되어 면담을 진행하지 못하고 인사만 나눈 뒤, 위원장실로 복귀해 과방위 국감을 진행했다"라고도 부연했다. 당시 시간도 '13시 57분'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최 의원은 "박정훈 의원은 국정감사 질의 시간에 갑자기 '지금 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는 시간에 어떻게 하니를 따로 만나고 오실 수가 있냐?'며 허위사실로 과방위원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라며 "최민희 위원장이 위원장석을 잠시 이석(14시 41분)한 것을 두고, 이때 하니씨를 만나고 온 것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간에는 이미 하니씨가 환노위 회의실에 출석(14시 32분)해있었음이 확인되었다"라는 것.

그는 "박 의원은 자신이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이 밝혀졌으면 깔끔하게 사과하고 원활한 회의 진행에 협조해야 함에도 책상을 두드리며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등 안하무인, 적반하장의 행위를 보였다"라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최민희, 한숨 나온다... 보좌진 고생이 많다"

하지만, 하니의 참고인 출석을 응원했던 개혁신당도 최민희 의원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15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관련 사진을 공유하며 "이러고 사진 찍지 마시고, 가서 과방위 상임위 준비하시라"라며 "한숨 나온다, 진짜"라고 꼬집었다. 연이어 올린 게시물에서도 "의원실 직원까지 대동한 미니의 하니 팬덤일에 그만 머리를 탁 친다"라며 "대한민국 보좌진들이 정말 고생이 많다"라고 직격했다.

김성열 수석대변인 또한 본인의 SNS에 "국정감사에 하니를 불러놓고 한 일들"이라며 "과방위 최민희 위원장은 국정감사 진행하는 날인데도, 하니 온다고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다 핸드폰 사진 찍고 좋아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환노위 안호영 위원장은 멀쩡한 국회방송 두고 자기 개인 유튜브로 하니 송출" "한화오션 사장은 노동자 사망으로 국감 불려 나와서 하니랑 셀카 찍음"이라고도 지적했다. "아니 이러라고 불렀냐고"라는 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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