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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 외교' 김동연, '경기-IDB-중남미' 경제협력 제안

미국 순방 중 첫 일정으로 일랑 고우드파잉 미주개발은행 총재 만나 협력 방안 논의

등록|2024.10.16 13:48 수정|2024.10.16 13:49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5일(한국시간 16일 오전)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주개발은행(IDB) 본사를 방문해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와 만나 회담 장소 벽에 걸린 '축구황제' 펠레의 사인 티셔츠 액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투자유치, 국제 교류협력 강화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5일(한국시간 16일 오전) 일랑 고우드파잉 미주개발은행(IDB) 총재를 만나 '경기도-IDB-중남미'를 잇는 삼각 경제협력 구상을 제안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도 "IDB는 (한국) 지방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적극 호응했다.

특히 두 사람은 이날 '디지털 전환', '기후테크', '청년교류' 등 3대 어젠다를 논의할 실무대화 채널을 즉석에서 지정했다.

"디지털경제, 기후테크 분야에서 IDB와 협력 강화"

강민석 대변인에 따르면, 김동연 지사는 "IDB의 관심 분야 중에 '디지털경제'와 '기후테크'가 있다고 들었는데, 경기도는 반도체, 바이오, 모빌리티, AI와 기후테크 등 여러 산업의 중심지"라면서 "오늘을 계기로 경기도와 IDB 간 협력이, 특히 디지털 경제와 기후테크 분야에서 더욱 강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는 이에 공감을 표하면서 "디지털 전환이 IDB 역내 및 중남미에서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특히 기후대응 분야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저희도 주목하고 있는 중요한 분야"라고 화답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는 이어 "한국과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고, IDB는 지방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지역의 지방정부와 함께하고 있는 기후변화 관련 사업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이참에 경기도와 IDB 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서 디지털 전환과 기후테크에 관한 협력 논의를 조금 더 진행하자"고 말했다. 김 지사는 더 나아가 협력 논의에 '청년 교류'까지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경기도에서 미국, 영국, 싱가포르,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10개 정도 대학에 청년 봉사단을 보내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중남미 국가들과도 같이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었다.

김동연 지사가 "실무협의체가 구축된다면 '디지털 전환', '기후테크'와 더불어 '청년교류'를 (3대) 어젠다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고우드파잉 총재는 "IDB로서도 굉장히 시작하기 좋은 분야일 것 같다"고 환영했다. 김동연 지사와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즉석에서 실무대화 채널을 지정하기도 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5일(한국시간 16일 오전)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주개발은행(IDB) 본사를 방문해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경기도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5일(한국시간 16일 오전)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주개발은행(IDB) 본사를 방문해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펠레'로 시작한 첫 세일즈 외교... "생산적인 대화"

김동연 지사는 이날 특유의 친화력으로 미국 순방 첫 세일즈 외교 일정에 돌입했다.

강민석 대변인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에 있는 IDB 본사를 방문한 김 지사는 고우드파잉 총재와 만나기로 한 회담 장소에서 벽에 걸린 액자 하나를 발견했다. 스포츠 매니아인 김동연 지사의 눈에 브라질 축구의 전설로 불리는 '축구황제' 펠레의 사인 티셔츠가 포착된 것.

김 지사가 "저 티셔츠가 정말 펠레가 사인한 티셔츠냐"고 묻자, 고우드파잉 총재는 "펠레가 IDB에 방문해서 직원들에게 강연을 하고, 남기고 간 선물이다. 굉장히 역사적인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는 브라질 국적으로,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김 지사는 '축구황제' 펠레를 언급하면서 고우드파잉 총재와의 첫 대면을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이끌었다.

김동연 지사는 이어 "IDB에 방문하게 되어서 굉장히 기쁘다. 굉장히 오랜만에 온 것 같다"면서 경제부총리 시절, 세계은행 근무 시절 때 IDB와 맺은 인연을 떠올렸다. 특히 고우드파잉 총재 전임자였던 모레노 전 총재와는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도 만났고, 서울에서도 한 번 만났다. 김 지사는 또 17년 전 IDB의 초청을 받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강연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중남미 지역의 경제·사회 개발 촉진과 경제통합을 목적으로 1959년 설립된 IDB는 세계 최대의 지역개발은행이다. IDB는 개발목적을 위한 공공 및 민간자본의 투자 촉진, 융자 및 지급보증을 통한 가용 재원의 운용, 재원 조달이 어려운 민간부문의 투자활동 보완, 가맹국 간 무역 확대와 개발정책 조화를 위한 협력 강화 등의 사업을 한다. 현재 48개 나라가 회원국인데,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일본(1977년)에 이어 두 번째로 2005년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IDB 회원국이 됨으로써 원천적으로 차단되었던 연간 100억 달러에 달하는 IDB 발주 프로젝트, 연간 90억 달러에 달하는 IDB 조달시장의 참여기회가 확보됐다.

김동연 지사는 또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 지역 국가들의 경제 상황에 관해 물었고, 고우드파잉 총재는 "데이터 기반으로 봤을 때 브라질이나 멕시코 등이 성장세를 견인하면서 여러 나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답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도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한·중남미 비즈 서밋(Biz Summit)에 다녀온 경험을 소개하면서 한국과의 인연을 부각했다. 이에 김 지사는 "작년에 한국 오셨을 때 네이버도 가셨다고 들었는데 네이버가 바로 경기도에 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최대 지자체로 인구의 27%~28% 정도가 경기도에 살고 있고, 모든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연 지사가 '경기도-IDB-중남미'를 잇는 삼각 경제협력 구상 등을 제안하면서 중남미 국가 중 페루와의 여러 사업을 소개하자, 고우드파잉 총재는 "IDB에서도 여러 도시의 시장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좀 더 '엠비셔스'(mbitious)하게 사업을 구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호응했다. 그는 이어 "페루 시장단 외에 칠레, 우루과이, 멕시코, 카리브해 국가들의 시장들을 모아서 한국에 한 번 방문하면 기술이나 디지털 전환에 대해서도 배우고 한국에 대해서 더 알게 되면 인센티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고, 김 지사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는 김 지사의 방문에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평가했고, 김 지사는 "수원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도시인데, 관저에서 만찬을 대접하고 싶다"고 호응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는 "한식을 아주 좋아한다"고 화답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5일(한국시간 16일 오전)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주개발은행(IDB) 본사를 방문,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 경기도


15~21일 미국 방문...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지원·투자유치 목적

한편 김동연 지사는 새싹기업(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지원과 투자유치, 국제교류 협력 강화를 위해 15일부터 21일까지 5박 7일간 버지니아주와 뉴욕주 등 미국 동부 지역을 방문한다.

김동연 지사의 미국 방문은 취임 후 세 번째로 이번 방문은 김 지사의 다보스포럼(2024 세계경제포럼) 참가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경기도는 설명했다. 김 지사가 다보스포럼에서 주재한 '경기도와 혁신가들(Gyeonggi the Innovator)'이라는 특별 세션에 함께했던 재미 유니콘 기업인 정세주 눔(NOOM) 회장의 초청으로 이번 방문 길에 오르게 됐다.

김 지사 등 경기도대표단은 도내 22개 스타트업 관계자 31명과 동행해 한인창업자연합(UKF.United Korean Founders)과 경기도-미주 지역 간 스타트업 상호 진출 지원을 위한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또 UKF가 주최하는 '2024 NYC 스타트업 서밋'에 참가해 도내 기업에 글로벌 투자유치 홍보 기회를 제공하고, 경기도가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번 방문에서는 실질적인 투자유치도 이뤄진다. 산업안전인증의 세계적 기업인 A사와 물류센터 투자 및 개발 플랫폼 외투기업인 B사와 투자협약을 추진 중이다. 국제교류 협력 분야에서는 버지니아 주지사와 뉴욕 주지사를 만나 첨단산업 등의 실질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스타트업 대표 도시' 뉴욕주와의 교류도 이번 만남을 계기로 활성화할 방침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북미 동부 지역 교류협력 강화와 첨단산업 경제영토 확장, 투자유치를 위한 것"이라며 "특히 도내 스타트업에 글로벌 진출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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