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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대첩광장 '흉물콘크리트철거 시민대책위' 출범

10여개 단체로 구성... 철거 계획 짜기, 공론화, 법적대응 검토 등 나서

등록|2024.10.16 15:00 수정|2024.10.16 15:26

▲ 16일 진주시청 브리핑실, 진주대첩광장 흉물콘크리트철거 시민대책위원회 발족 선언. ⓒ 윤성효


진주성 앞 진주대첩광장(진주대첩역사공원)에 지어진 콘크리트 구조물(진주성 호국마루)을 두고 '흉물'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진주대첩광장 흉물콘크리트철거 시민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진주참여연대, 진주같이, 진주민주시민사랑방, 진주살림연구소, 진주시농민회, 진주시여성농민회, 진주여성회, 진주시행정감시센터, 형평운동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와 개인으로 구성된 '시민대책위'는 16일 오후 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출범을 선언했다.

이들은 앞으로 '철거를 위한 계획 짜기', '진주대첩광장과 흉물콘크리트에 대한 주민 공론화'를 비롯해, 준공식날 공사와 쪼개기 발주, 절차 등 여러 문제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로 했다.

진주대첩광장은 사업을 시작한 지 17년만에 탄생했다. 그런데 공사를 위해 설치해 놓았던 가림막이 지난 6월 말에 철거되면서 드러난 콘크리트 구조물과 조경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시민대책위는 지난 8월 21일 준비모임을 가졌다가 이번에 정식 출범한 것이다.

"진주 정신 해치는 흉물"

▲ 진주성 앞 진주대첩광장의 콘크리트 구조물(원안). ⓒ 윤성효


시민대책위는 발족선언문을 통해 "가림막이 철거된 이후 드러난 진주대첩광장은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라며 "시민들은 진주성의 가치를 훼손하는 건축물의 건축 경위에 대해 물었으나, 진주시는 자신들의 치적으로 홍보만 할 뿐 지금까지 어떤 대답도 하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이들은 "준비모임을 출범하면서 진주시청에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것을 요구했다"라며 "그러나 진주시는 자신들의 시책만을 홍보하려는 시도만 할 뿐, 시민들과 어떤 대화도 하려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왜 흉물인가?"라는 물음을 던진 이들은 "소위 공원 지원 시설이라는 흉물은, 왜군이 진주성을 공격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진주시민은 진주정신을 부정하는 건물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그 건축 과정에서 진주시민들을 배제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설계자 승효상 건축가가 해당 건축물이 '일어서는 땅'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이들은 "진주 사람들은 침략자들로부터 진주성을 지키기 위해서 성 밖을 향해 일어섰지 성안을 향해 일어선 적이 없다"라며 "임진왜란 때 진주성 방향으로 일어선 자들은 조선을 침략한 왜군들뿐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이 황당한 역사왜곡의 경위를 알고자 진주시에 흉물을 만들기 전에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냐는 시민대책위원회의 질문에 대해 (설계 다 해놓고) 홍보를 열심히 했다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임진왜란 이후, 진주성은 국란을 민관군이 하나되어 극복한 상징이었다"라며 "그러나 조규일 시장의 진주시청은 진주성을 민관이 다투는 현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민관합일의 상징인 진주성 앞에 불통의 상징인 흉물이 웬말인가?"라고 했다.

시민대책위는 "임진계사년의 진주성 전투는 진주 정신의 근간을 이룬다. 진주시에서 광장을 역사공원이라 바꿔 불러도 그곳이 과거부터 진주성이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시민 정신을 상징하는 진주성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아무리 많은 논의를 해도 진주시민들 중 누군가는 부족하다고 여길 것이다"라며 "이것은 그만큼 많은 논의와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지, 시민들의 합의가 어렵다고 진주시청 공무원들이 진주성을 자기들 마음대로 훼손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시민대책위는 "시민들이 진주성 흉물콘크리트에 분노하는 이유는 진주시청 공무원들이 진주 정신을 해치는 흉물을 만들어 진주의 근본을 함부로 규정하고 훼손했기 때문"이라며 "시민들은 훼손당한 진주정신과 무시당한 진주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했다.

진주대첩광장은 총사업비 947억 원을 들여 대지면적 1만 9870㎡에 연면적 7081㎡, 건축면적 699㎡로 지하 1층은 주차장, 지상층은 공원지원시설과 역사공원으로 조성됐고,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앞둔 지난 9월 27일 준공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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