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재정비' 페퍼저축은행, 4연속 꼴찌는 없다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미리보기 ⑦] 광주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지난 2008년 창단한 V리그 남자부의 우리카드 우리WON은 창단 후 9시즌 동안 한 번도 봄 배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2013년에 창단한 OK저축은행 읏맨이 창단 2년째인 2014-2015 시즌에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리그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는 듯 보였다. 이처럼 프로 스포츠에서 구단을 창단할 때는 유망한 신인들의 입단 시기 등을 잘 맞춰야만 창단 초기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사실 여자부에서는 이주아(IBK기업은행 알토스)와 박은진(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정지윤(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같은 특급 신인들이 한꺼번에 프로에 진출했던 2018년이 7구단 창단의 적기였다. 하지만 그해 배구단을 창단하겠다는 기업은 없었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1년에야 여자부의 7번째 구단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창단했다. 그해 프로에 입단한 신인들의 인재풀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그렇게 조금은 어렵게 V리그에 뛰어든 페처저축은행은 3시즌 연속 최하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창단 후 세 시즌 동안 3명의 감독이 거쳐갈 정도로 안정된 구단 운영과는 거리가 멀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3월 장소연 감독이 부임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물론 당장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번 시즌 현실적인 목표는 바로 '탈꼴찌'다.
창단 후 승률 .126에 불과한 독보적 꼴찌
육성과 투자. 신생 구단이 리그에 빨리 자리잡고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다. 팀에 합류한 젊은 유망주들을 하루 빨리 팀의 주력 선수로 성장 시키면서 부족한 포지션에는 적절한 투자를 통해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물론 외부 영입은 단순히 실력이 뛰어난 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망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수를 데려 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페퍼저축은행의 초대 사령탑이었던 김형실 감독은 육성에 무게를 뒀다. 외부 영입은 실업리그 출신과 소속팀과 계약이 불발된 선수들 위주였고 신생팀 특별 지명에서도 주전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을 대거 지명했다. 2021-2022 시즌 31경기에서 3승28패로 최하위를 기록한 페퍼저축은행은 FA시장에서 이고은 세터(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영입하며 선수단에 경험과 리더십을 보태려 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력에 구멍이 많았던 페퍼저축은행은 개막 10연패로 시즌을 출발했고 김형실 감독이 중도 사퇴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022-2023 시즌 36경기에서 5승 승점 14점을 기록하면서 6위 IBK기업은행 알토스(48점)에게 무려 34점이나 뒤진 독보적인 최하위에 머물렀다. 두 시즌 동안 67경기를 소화하며 나름 경험을 쌓았지만 같은 기간 페퍼저축은행이 챙긴 승리는 단 8승에 불과했다.
2022-2023 시즌이 끝나고 승부수를 던진 페퍼저축은행은 FA시장에서 '클러치박' 박정아를 3년 총액 23억2500만 원에 영입했다. 여기에 내부FA 오지영 리베로와 이한비를 각각 3년 10억 원과 3년 10억6000만 원에 붙잡았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박정아의 보상 선수로 이고은 세터를 지명하면서 추가 트레이드를 통해 미들블로커 최가은(GS칼텍스 KIXX)과 신인 지명권(김세빈)을 내줬다.
페퍼저축은행은 한층 강해진 전력으로 내심 창단 첫 봄 배구 진출까지 기대했지만 지난 시즌 결과는 그야말로 처참했다. 오지영 리베로의 후배 가혹 행위 논란으로 시즌 중 또 하나의 악재에 시달린 페퍼저축은행은 여자부 단일시즌 최다 연패인 23연패를 기록하면서 세 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조 트린지 감독이 중도 해임 되면서 두 시즌 연속 이경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더 높아지고 더 노련해진 페퍼스
장소연 감독이 새로 부임한 페퍼저축은행은 FA시장에서 국가대표 리베로 한다혜를 3년 총액 8억7000만원에 영입하며 오지영 리베로가 빠진 수비의 약점을 메웠다. 또한 흥국생명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이고은을 보내고 이원정 세터를 영입했고 도로공사에서 자유 신분 선수가 된 이예림과 임주은을 추가로 영입했다. 요란한 투자보다는 실속 있는 영입을 통해 팀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한 것이다.
2022년에 이어 2년 만에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페퍼저축은행은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출신의 아포짓 스파이커 바르바라 자비치를 지명했다. 벨기에와 이탈리아,독일,스위스 등 유럽의 다양한 리그에서 활약했던 자비치는 지난 컵대회에서 심한 기복을 보이며 31.06%의 성공률로 47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 후에는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장소연 감독이 외국인 선수 1순위 자비치 만큼 큰 기대를 하는 선수가 바로 아시아쿼터 1순위 장위다. 197cm의 압도적인 신장을 자랑하는 중국 출신의 미들블로커 장위는 컵대회에서 블로킹(세트당 1.08개)과 속공(58.33%) 부문 1위에 오르며 그 위력을 보여준 바 있다. 장소연 감독과 페퍼저축은행 팬들은 장위가 이번 시즌 양효진(현대건설)을 능가하는 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역시 박정아의 서브 리시브는 페퍼저축은행 성적의 커다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도로공사 시절 리시브를 면제 받기도 했던 박정아는 페퍼저축은행 이적 후 리시브에 참가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 리시브 효율 12.84%에 이어 지난 컵대회에서도 17.78%에 그쳤다. 박정아의 '리시브 공포증'이 공격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페퍼저축은행은 결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1993년생 박정아에 1994년생 한다혜, 1995년생 자비치, 1996년생 장위가 가세한 페퍼저축은행은 주전 4명이 30대에 접어들었거나 30대에 가까운 선수들로 구성돼 있어 이제 마냥 '젊은 팀'이라고 할 수 없다. 게다가 리그에 참가한 지 4년째가 된 만큼 '막내 구단' 이미지 역시 언제까지 안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페퍼저축은행이 V리그에 안착했다는 사실을 배구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여자부에서는 이주아(IBK기업은행 알토스)와 박은진(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정지윤(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같은 특급 신인들이 한꺼번에 프로에 진출했던 2018년이 7구단 창단의 적기였다. 하지만 그해 배구단을 창단하겠다는 기업은 없었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1년에야 여자부의 7번째 구단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창단했다. 그해 프로에 입단한 신인들의 인재풀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3월 장소연 감독이 부임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물론 당장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번 시즌 현실적인 목표는 바로 '탈꼴찌'다.
창단 후 승률 .126에 불과한 독보적 꼴찌
▲ 페퍼저축은행이 탈꼴찌를 하기 위해서는 토종 에이스이자 주장 박정아의 활약이 필수다. ⓒ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육성과 투자. 신생 구단이 리그에 빨리 자리잡고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다. 팀에 합류한 젊은 유망주들을 하루 빨리 팀의 주력 선수로 성장 시키면서 부족한 포지션에는 적절한 투자를 통해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물론 외부 영입은 단순히 실력이 뛰어난 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망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수를 데려 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페퍼저축은행의 초대 사령탑이었던 김형실 감독은 육성에 무게를 뒀다. 외부 영입은 실업리그 출신과 소속팀과 계약이 불발된 선수들 위주였고 신생팀 특별 지명에서도 주전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을 대거 지명했다. 2021-2022 시즌 31경기에서 3승28패로 최하위를 기록한 페퍼저축은행은 FA시장에서 이고은 세터(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영입하며 선수단에 경험과 리더십을 보태려 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력에 구멍이 많았던 페퍼저축은행은 개막 10연패로 시즌을 출발했고 김형실 감독이 중도 사퇴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022-2023 시즌 36경기에서 5승 승점 14점을 기록하면서 6위 IBK기업은행 알토스(48점)에게 무려 34점이나 뒤진 독보적인 최하위에 머물렀다. 두 시즌 동안 67경기를 소화하며 나름 경험을 쌓았지만 같은 기간 페퍼저축은행이 챙긴 승리는 단 8승에 불과했다.
2022-2023 시즌이 끝나고 승부수를 던진 페퍼저축은행은 FA시장에서 '클러치박' 박정아를 3년 총액 23억2500만 원에 영입했다. 여기에 내부FA 오지영 리베로와 이한비를 각각 3년 10억 원과 3년 10억6000만 원에 붙잡았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박정아의 보상 선수로 이고은 세터를 지명하면서 추가 트레이드를 통해 미들블로커 최가은(GS칼텍스 KIXX)과 신인 지명권(김세빈)을 내줬다.
페퍼저축은행은 한층 강해진 전력으로 내심 창단 첫 봄 배구 진출까지 기대했지만 지난 시즌 결과는 그야말로 처참했다. 오지영 리베로의 후배 가혹 행위 논란으로 시즌 중 또 하나의 악재에 시달린 페퍼저축은행은 여자부 단일시즌 최다 연패인 23연패를 기록하면서 세 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조 트린지 감독이 중도 해임 되면서 두 시즌 연속 이경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더 높아지고 더 노련해진 페퍼스
▲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은 한다혜는 이번 시즌부터 페퍼저축은행의 후위수비를 책임지게 된다. ⓒ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장소연 감독이 새로 부임한 페퍼저축은행은 FA시장에서 국가대표 리베로 한다혜를 3년 총액 8억7000만원에 영입하며 오지영 리베로가 빠진 수비의 약점을 메웠다. 또한 흥국생명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이고은을 보내고 이원정 세터를 영입했고 도로공사에서 자유 신분 선수가 된 이예림과 임주은을 추가로 영입했다. 요란한 투자보다는 실속 있는 영입을 통해 팀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한 것이다.
2022년에 이어 2년 만에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페퍼저축은행은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출신의 아포짓 스파이커 바르바라 자비치를 지명했다. 벨기에와 이탈리아,독일,스위스 등 유럽의 다양한 리그에서 활약했던 자비치는 지난 컵대회에서 심한 기복을 보이며 31.06%의 성공률로 47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 후에는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장소연 감독이 외국인 선수 1순위 자비치 만큼 큰 기대를 하는 선수가 바로 아시아쿼터 1순위 장위다. 197cm의 압도적인 신장을 자랑하는 중국 출신의 미들블로커 장위는 컵대회에서 블로킹(세트당 1.08개)과 속공(58.33%) 부문 1위에 오르며 그 위력을 보여준 바 있다. 장소연 감독과 페퍼저축은행 팬들은 장위가 이번 시즌 양효진(현대건설)을 능가하는 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역시 박정아의 서브 리시브는 페퍼저축은행 성적의 커다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도로공사 시절 리시브를 면제 받기도 했던 박정아는 페퍼저축은행 이적 후 리시브에 참가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 리시브 효율 12.84%에 이어 지난 컵대회에서도 17.78%에 그쳤다. 박정아의 '리시브 공포증'이 공격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페퍼저축은행은 결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1993년생 박정아에 1994년생 한다혜, 1995년생 자비치, 1996년생 장위가 가세한 페퍼저축은행은 주전 4명이 30대에 접어들었거나 30대에 가까운 선수들로 구성돼 있어 이제 마냥 '젊은 팀'이라고 할 수 없다. 게다가 리그에 참가한 지 4년째가 된 만큼 '막내 구단' 이미지 역시 언제까지 안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페퍼저축은행이 V리그에 안착했다는 사실을 배구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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