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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설 어둡다고만 생각하지 말았으면, 부족한 사람이 애쓴다고 봐주셨으면..."

'노벨문학상 한강'이 밝힌 작가의 삶과 작품... 전남대, 2017년 북토크 발언 소개

등록|2024.10.17 16:27 수정|2024.10.17 16:30

▲ 2017년 6월 23일 한강(왼쪽) 작가가 전남대학교 북토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전남대학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2017년 전남대학교 주관 '작가와의 대화'에서 밝힌 작가의 삶과 작품 의도에 관한 이야기가 17일 전해졌다.

작가는 2017년 전남대가 주관하는 '올해의 한 책'에 자신의 소설 '흰'이 선정된 것을 계기로, 같은 해 6월 전남대 책 톡 콘서트에 초청받았다.

전남대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당시 작가와 청중이 나눈 대화를 이날 소개했다.

당시 한강 작가는 "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빛을 향해 어떻게 해서든 다가가려고 애쓰는 몸부림이며, 그것의 결과물이 내가 쓴 글"이라고 말했다.

"왜 그렇게 힘들게 글을 쓰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쓰지 않으면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소설을 어둡고, 힘든 이야기라고만 생각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 부족한 사람이 싸우려고 애쓰는 모습으로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강 작가는 "남극에서는 냉장고 안이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힘들더라도 그렇게 글을 쓰는 것이 쓰지 않고 느끼는 고통보다 덜 힘들다"며 "그것이 작가로서의 내 삶을 지탱해 주는 힘"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2017년 6월 23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한강 작가 초청 북토크. ⓒ 전남대학교


소설 '흰'을 두고는 "1장(나)은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은 언니에 관한 이야기로 100% 실제"라며 "2장(그녀)과 3장(모든 흰)은 죽은 언니에게 빌려준 내 삶과 다시 나로 돌아와 내가 그녀와 작별해야 하는 순간을 그렸다"고 소개했다.

당시 한강 작가는 청중과 소설 주요 부분을 번갈아 낭독한 뒤,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담하게 밝혔다. 책을 낭독한 청중의 의견도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 참석한 문학 애호가들과 학생, 시민 등 500여 명은 두 시간 여 동안 진행된 작가와의 대화에 몰입하며 시종 진지한 분위기를 유지했다고 한다.

전남대는 2013년부터 독서운동인 '광주전남이 읽고 톡 하다' 사업을 이어왔다. 2017년에는 시도민 2만 4000여 명의 직접 투표로 한강의 소설 '흰'을 올해의 한 책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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