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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 위주 완도 관광정책, 젊은 세대 감각 받아들여야

[주장] 지역경제 위축되는 완도군... 해양치유센터-해조류센터 건물 활용도 낮아

등록|2024.10.18 09:26 수정|2024.10.18 09:56
완도군 관광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군민들의 주장이 팽배하다. 시대에 맞는 정책의 방향성이 제시되어야한다는 얘기일 터다.

그동안 군 행정에서도 변화를 꽤하려고 다양한 방식의 시도와 연구용역이 있었지만, 여전히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낳았다. 그래서 군 행정의 관광정책에는 현실감각에 어긋난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군민 모두가 아우성치고 군 행정과 군 의회 역시 대안의 방법 제시에는 무방비 상태인 것 같다.

지역 사회의 고민이 깊은 가장 큰 이유는 지역 경제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여러 가지 원인에서 찾아야 하지만, 청해진 장보고 시대를 열었던 완도군이 지역 관광에서만큼은 타 지자체의 부러움을 살만큼 최고점에 이른 맛을 보았기에 그때의 상황을 잊지 못하는 까닭이기도.

지금 완도군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정책은 해조류와 해양치유이다. 이 두 가지 정책 사안에도 군 행정은 모두 관광정책을 포함했다. 완도군의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계획으로 보면 어쩌면 당연한 절차이다. 그런데, 아무리 훌륭한 정책을 세우면 무엇 할 것인가. 관행을 벗지 못한 구태의연한 것이 그 속에는 비일비재하기에 행정력으로만 좋은 정책을 만들어 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 현실인 것을.

군 행정이 사활을 건 해조류센터와 해양치유센터 두 곳을 먼저 살펴보면 첫째로 건축물의 활용도가 너무도 빈약하다. 해양공원의 중심에 있는 해조류센터는 마치 연구기관의 전시행정을 연상케 한다.

무언가 체험관 같은 것을 만들어 놨지만, 그 어디에도 감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관람객들의 평가다. 내부 상황은 사람들의 싫증을 불러 일으키기에 딱 좋은 예의 집합체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역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정말 낭패다.

완도군이 자랑하는 해양치유센터도 마찬가지다. 건축물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어디에도 감흥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체험객의 주장이다. 해양치유센터 앞에 펼쳐지는 바다는 분명히 명품바다인데, 건축물과 실내 분위기는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 거기에 더해 실내 마감재와 사람들이 움직이는 동선의 기획력과 전체적인 분위기는 분명 현실감각과 동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애초부터 설계 자체를 용역에만 의존한 결과물이다. 이처럼 각 분야 전문가와 지역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 것은 행정 위주의 계획만 우선했기 때문이다. 군 행정과 군의회가 지방분권의 순기능을 깡그리 무시한 채, 시대에 한참 동떨어진 결과 값을 도출시키고 만 것이다.

이곳에는 복잡하게 구성된 해양치유 정원까지 한몫을 담당한다. 좁은 공간에 있는 것 없는 것 모조리 가져다가 때려 박아 놓은 모양새, 그것은 마치 순위를 정해 놓은 정원 꾸미기대회 공모전에 출품하기 위한 기획력에 길든 것뿐이다. 공사 중 정원 곳곳에 의미부여 하기에만 집중했을 뿐, 현실감각이 너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해양치유 센터 이용자 중 누구 하나 정원이 훌륭하다고, 멋지다고 인증샷을 날렸던가? 젊은 감성 자극의 트렌드를 철저히 무시한 것은 큰 아쉬움이다.

예술적 감흥과 젊은 감성을 불러오는 것이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무궁한 천연자원과 문화자원을 보유한 완도군이 자원의 적절한 활용도를 찾지 못한 실책을 범한 것 중 하나. 한마디로 쉽게 표현하자면 성공모델을 삼는 기업정신과 관행위주의 행정이 보여주는 관점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모두가 행정력에만 의존한 결과물이다.

▲ ⓒ 완도신문

▲ ⓒ 완도신문


해양치유센터의 실내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점점 거세다. 하지만 예산을 집행하는 것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모두 발목을 잡고 있다. 공단을 설립하고 나서 취임한 대표의 고민도 여기에 기인한 것 같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형성한 곳에 매년 25억 넘는 예산이 낭비된다고 한다.

해양치유센터 홍보를 위한 용역에만 의존한 지역 축제도 문제다. 그 예산이면 현실 감각에 부응한 문화행사를 20번 넘게 할 수 있다고 지역의 젊은 층들은 말한다. 그동안 관객의 호응이 없는 행사만 주구장창 진행했을 뿐, 주민의 의견에는 군 행정이 무관심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볼 때 완도군은 언제나 행정이 우선이고 행정이 어른인 것 같다.

기업 정신을 따르지도 못한 행정이 마치 지역의 어른인 양, 법도인 양, 행색을 보이는 것 또한 큰 병폐다. 행정은 주민을 위해 지원하는 일을 첫째로 삼아야한다.

요즘 K-문화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젊은 세대가 우리의 문화를 재해석함으로써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그 속에서 찬란히 빛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재해석한다는 것은 '오마주 철학'을 갖는다는 의미다. 우리의 것은 분명 맞는데, 예전의 그대로가 아니다. 시대에 맞는 기획력이 있었다는 뜻일 거다. 그것을 두고 선조들은 '온고지신'이라 말했던가.

▲ ⓒ 완도신문


지금 젊은 감각이 가장 필요하지만, 행정의 절차는 그것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점이 큰 오류로 보인다. 아무리 좋은 기획을 하더라도 윗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적용할 수 없는 한계, 이것은 행정에만 의지한, 시대의 흐름을 이해 못한 시대적 오류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역 사회가 시대에 적합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것을 충족하려면 젊은 감각에 따른 로컬 크리에이터 배출과 지역 사회와 맞는 시대적 감각을 불러오는 '오마주 철학'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 사회가 젊은 세대,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을 원한다면 응당 우리 지역에서 터를 잡고 활동하는 젊은 층의 기획능력에 초점을 맞춰가야 한다. 젊은 세대의 감각도 정책에 큰 비중으로 삼아야함이 절실한 이유이며, 그러한 접근만이 완도군 행정이 빛나는 길이 될 것이다.

정지승 문화예술활동가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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