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앞둔 남자 프로농구, 하드콜 강화로 플라핑 없앨까
19일 2024~2024시즌 남자 프로농구 개막... 우승 후보는 KCC-원주DB
▲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KBL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각 구단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24~2025시즌 남자 프로농구가 오는 19일 드디어 막이 오른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우승팀 부산 KCC와 준우승팀 수원 KT가 오후 2시 부산 사직체육관에서의 맞대결로 새 시즌의 포문을 연다. 정규리그는 내년 4월까지 약 6개월간 팀당 54경기씩 6라운드의 대장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올해 프로농구는 KCC와 원주 DB 등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외국인 선수 진용이 화려하고 세대교체에 성공한 울산 현대모비스, 에이스 허훈이 이끄는 KT, 대형 트레이드로 선수단을 완전히 물갈이한 창원 LG, 김선형과 자밀 워니가 포진한 SK 등은 6강 이상을 노릴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전력상 하위권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고양 소노, 대구 한국가스공사, 서울 삼성, 안양 정관장 등 언더독들의 반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올시즌 KCC의 1옵션 외국인 선수는 디온테 버튼이다. 2017-18시즌 원주 DB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였고 NBA(미국 프로농구) 경력도 있는 정상급 선수지만, 190 초반대의 슈팅가드형 선수로 상대 외국인 빅맨을 수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데이비스의 대체선수인 윌리엄스도 197cm로 빅맨으로서는 단신인데다 무려 38세의 노장이다.
여기에 KCC의 최대 장점인 2미터의 장신 스윙맨 듀오가 최준용-송교창이 나란히 부상으로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골밑에서 유일한 외국인 선수들을 수비할 수 있는 토종 빅맨인 이승현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러모로 지난 2023-24시즌 초반과 흡사한 구도가 됐다. KCC는 지난 시즌도 정규리그에서는 다소 부진했으나 부상당한 주전들이 모두 정상 복귀한 플레이오프에서 환골탈태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5위팀의 챔프전 우승'이라는 기적을 연출한 바 있다.
KCC를 견제할 대항마로는 단연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팀인 원주 DB가 꼽힌다. 지난해 4강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했을때는 DB가 KCC에게 무릎을 꿇으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절치부심한 DB는 최근 전초전 격인 KBL 컵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지난 플레이오프에서의 한을 다소나마 풀었다. 부상으로 컵대회에는 결장한 강상재의 복귀가 임박한데다 김종규-선 알바노 등 주력 선수들이 대부분 건재하다. 여기에 올시즌 치나누 오누아쿠, 이관희, 김시래 등 내외곽에 검증된 선수들이 새롭게 가세하며 오히려 지난 시즌 이상의 탄탄한 선수층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지난 15일 열린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개팀이 지난 시즌 챔피언 KCC를 제치고 DB를 우승 후보로 지목한 바 있다. DB의 레전드이자 원클럽맨인 김주성 DB 감독은 "올해는 반드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통합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며 자신만만한 출사표를 던졌다.
DB는 19일 열리는 개막전에서 지난해 꼴찌 서울 삼성을 홈구장인 원주로 불러들인다.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삼성은 올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국가대표 가드 이대성이 개막도 하기 전에 장기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악재가 겹치며 올시즌도 험난한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심판 판정 기준 변화, 관건은 일관성
이번 시즌에 가장 주목해야 할 화두는 이른바 '하드콜(몸싸움에 관대한 판정)'로 요약되는 심판 판정 기준의 변화가 꼽힌다. 세계농구의 국제적인 흐름에 따라 정당한 몸싸움에는 되도록 파울을 불지않겠다는 정책이다.
그동안 한국 프로농구는 가벼운 신체 접촉에도 쉽게 휘슬이 불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다 보니 선수들이 적극적인 몸싸움보다는 눈속임으로 파울을 유도하려는 플라핑에 의존한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아졌다. 플라핑이 지나치게 심한 선수들은 '으악새', '헐리우드 배우'라는 조롱 섞인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또한 이는 국제무대에 나갔을때 한국 선수들이 외국팀과의 거친 몸싸움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전하는 이유로도 작용했다. 무분별한 파울콜로 경기 흐름이 자주 끊기게 되면 빠른 공수전환에 의한 속도감을 장점으로 하는 농구 경기의 재미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프로농구 역사상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유재학 전 현대모비스 감독을 올시즌 앞두고 KBL 경기본부장으로 취임하며 판정 기준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하드콜이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한 바 있다. 유재학 본부장은 "한국 농구가 국제적인 흐름에서 탈선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몸싸움을 관대하게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관건은 심판 판정의 일관성에 달렸다. 한국 프로농구는 여전히 심판 판정에 대한 선수들과 팬들의 불신이 깊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국제 흐름에 따른 하드콜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납득할수 있는 판정 기준이 수립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선수들의 불만을 자아낼 수 있고 자칫 거친 플레이가 남발되며 부상을 야기할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KBL은 하드콜과는 별개로 손을 사용해 공격수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엄격하게 파울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경기중 비매너 행위에 대한 테크니컬 파울 적용은 더 강화되고, 공정성 강화를 위한 비디오 판독등도 확대될 예정이다.
프로농구는 지난 시즌 기대 이상의 흥행몰이를 통하여 농구인기 부활의 가능성을 증명한 바 있다. 올시즌 판정 기준의 대대적인 변화가 더욱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통해 농구의 재미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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