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환경부채 넘기고 고상한 환경운동하는 유럽
임계점 얼마 안 남은 상황, 시민단체와 시민의 견제와 균형에만 의존해선 안돼
기후 이상 변화와 인공지능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2개의 변곡점이다. '임계점'이 다가오고 있는데 우리가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스스로의 생존과 지구를 지켜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있다. 아울러 행운처럼 다가온 인공지능 기술이 이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천사가 될지에 대한 또 하나의 물음이 있다. 현실은 그리 밝지 않다.
지질연대로서 '홀로세'는 인류에게 최적의 기후 조건을 주었다. 그 덕분에 농업도 시작하고 문명을 이루며 살고 있다.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 우리는 현재 '인류세'를 살고 있다. 지질학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명칭은 아니라고 하나 지구에 대한 인간의 지배력을 고려한다면 잘못된 말은 아니다. 지구 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기후까지 바뀌고 있다. 홀로세가 준 축복을 너무 짧은 시간에 망가뜨리고 있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다음 세대의 미래조차 보장할 수 없다.
전 세계는 산업혁명 기준 지구 평균온도 1.5도 이상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자고 합의했다. 파국을 막는 최소한의 목표다. 최적의 기후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이 반영된 슬픈 목표이기도 하다. 더욱 슬픈 건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회복할 수 없는 기후 조건 선을 '임계점'이라고 부른다. 목표하는 1.5도는 고사하고 임계점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불안이 산재하고 있다. 온도 상승의 주요 원인인 탄소 배출을 줄이면 된다. 화석연료 사용을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해서 '넷 제로'로 만들면 된다. 그런데 이게 어렵다.
화석연료는 신비할 만큼 효율적이고 편리하다. 더욱이 고갈되어 바닥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계속 발굴되고 있다. 우리 문명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생활도 이에 물들어 있어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기업이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만으로는 뿌리치기 힘든 치명적인 유혹이다. 규제와 강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적 이해관계에서 개인의 자제력과 도덕만으로는 안된다. 결국 어느 정도인지와 어떤 방식인지가 관건이다.
중국과 유럽의 환경보호 방식
중국은 지구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다. 특히 석탄 소비는 압도적이다. 한편 재생에너지 비율은 50%가 넘으며, 전 세계 전기차 중 절반 가까이가 중국 도로를 달린다. 세간의 평가와는 별개로 시진핑 주석은 기후, 환경보호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중국 최초의 국가주석이다. "중국은 가파른 경제 성장으로 환경 부채를 축적했다"라고 언급한 것도 이미 십수 년 전이다. 국가지도자의 이런 성향과는 달리 중국 내 환경시민단체나 기후활동가는 찾아보기 좀체 힘들다. 중국에선 기후 문제도 민간 영역보다는 국가가 주도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중국은 또한 인공지능 분야 최첨단 국가다. 항저우, 상하이 등 일부 도시들에서는 자율주행이 상용화 직전이다. 안면인식기술 등 개인정보 시스템에 인공지능이 이미 적용되어 운용 중이다. 중국 정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회를 투명하게 조망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후 문제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중앙통제방식 접근이 기술의 도움을 받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이라 예측된다. 물론 개인 사생활 침해와 정보 누출 이슈가 거론되고 있지만 말이다.
반면 유럽은 중국과는 조금 상반된 길을 가고 있다. 우선 수많은 환경시민단체와 기후활동가들이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녹색당 등 환경주의 정당이 제도권 정당에 참여하여 지분을 가지고 있다. 개인의 자치와 정보 보호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술 적용에도 규제를 먼저 고려하고 있다. 전 세계의 합의인 '1.5도 억제'와 '넷 제로'를 견인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일견 유럽의 길이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자. 중국이 최대 탄소 배출국이 된 건 '세계의 공장'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많은 물품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이중 자국 내 소비도 있겠지만 상당 부분은 수출된다. 대개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소비된다고 봐야 한다. 중국 탄소 배출량의 10분의 1은 노트북, 장난감, 의류에서 나온다. 이는 중국인들이 자체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에서 말이다. 어쩌면 유럽은 환경부채는 중국에 넘기고 고상한 환경운동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정권이 쉽게 변하지 않는 권위주의 국가에서는 일관되고 강력한 환경정책이 추진될 수 있다. 반면 정권이 바뀌면서 주요 정책 내용이 무게 중심을 잃는 경우를 유럽, 미국, 우리나라에서 자주 본다. 그렇다고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체제가 해답이라는 말은 아니다. 임계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단체와 국민의 견제와 균형에만 너무 의존해서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중국 정부는 형식적이나마 목표 수치에 도달할 것이다. 우리는 그 목표에라도 갈 수 있을까.
지질연대로서 '홀로세'는 인류에게 최적의 기후 조건을 주었다. 그 덕분에 농업도 시작하고 문명을 이루며 살고 있다.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 우리는 현재 '인류세'를 살고 있다. 지질학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명칭은 아니라고 하나 지구에 대한 인간의 지배력을 고려한다면 잘못된 말은 아니다. 지구 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기후까지 바뀌고 있다. 홀로세가 준 축복을 너무 짧은 시간에 망가뜨리고 있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다음 세대의 미래조차 보장할 수 없다.
화석연료는 신비할 만큼 효율적이고 편리하다. 더욱이 고갈되어 바닥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계속 발굴되고 있다. 우리 문명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생활도 이에 물들어 있어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기업이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만으로는 뿌리치기 힘든 치명적인 유혹이다. 규제와 강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적 이해관계에서 개인의 자제력과 도덕만으로는 안된다. 결국 어느 정도인지와 어떤 방식인지가 관건이다.
중국과 유럽의 환경보호 방식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P=연합뉴스
중국은 지구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다. 특히 석탄 소비는 압도적이다. 한편 재생에너지 비율은 50%가 넘으며, 전 세계 전기차 중 절반 가까이가 중국 도로를 달린다. 세간의 평가와는 별개로 시진핑 주석은 기후, 환경보호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중국 최초의 국가주석이다. "중국은 가파른 경제 성장으로 환경 부채를 축적했다"라고 언급한 것도 이미 십수 년 전이다. 국가지도자의 이런 성향과는 달리 중국 내 환경시민단체나 기후활동가는 찾아보기 좀체 힘들다. 중국에선 기후 문제도 민간 영역보다는 국가가 주도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중국은 또한 인공지능 분야 최첨단 국가다. 항저우, 상하이 등 일부 도시들에서는 자율주행이 상용화 직전이다. 안면인식기술 등 개인정보 시스템에 인공지능이 이미 적용되어 운용 중이다. 중국 정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회를 투명하게 조망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후 문제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중앙통제방식 접근이 기술의 도움을 받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이라 예측된다. 물론 개인 사생활 침해와 정보 누출 이슈가 거론되고 있지만 말이다.
반면 유럽은 중국과는 조금 상반된 길을 가고 있다. 우선 수많은 환경시민단체와 기후활동가들이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녹색당 등 환경주의 정당이 제도권 정당에 참여하여 지분을 가지고 있다. 개인의 자치와 정보 보호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술 적용에도 규제를 먼저 고려하고 있다. 전 세계의 합의인 '1.5도 억제'와 '넷 제로'를 견인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일견 유럽의 길이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자. 중국이 최대 탄소 배출국이 된 건 '세계의 공장'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많은 물품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이중 자국 내 소비도 있겠지만 상당 부분은 수출된다. 대개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소비된다고 봐야 한다. 중국 탄소 배출량의 10분의 1은 노트북, 장난감, 의류에서 나온다. 이는 중국인들이 자체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에서 말이다. 어쩌면 유럽은 환경부채는 중국에 넘기고 고상한 환경운동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정권이 쉽게 변하지 않는 권위주의 국가에서는 일관되고 강력한 환경정책이 추진될 수 있다. 반면 정권이 바뀌면서 주요 정책 내용이 무게 중심을 잃는 경우를 유럽, 미국, 우리나라에서 자주 본다. 그렇다고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체제가 해답이라는 말은 아니다. 임계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단체와 국민의 견제와 균형에만 너무 의존해서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중국 정부는 형식적이나마 목표 수치에 도달할 것이다. 우리는 그 목표에라도 갈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김용만 기자는 기후 숲 생태 전문 미디어 '플래닛03'(<a href="https://www.planet03.com/" target="_blank" class=autolink>https://www.planet03.com/</a>) 편집인입니다. 이 기사는 '플래닛03'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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