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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KIA 사상 첫 한국시리즈 서스펜디드... 누가 웃을까

포스트시즌 최초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 22일 1차전 재개

등록|2024.10.22 08:58 수정|2024.10.22 08:58

▲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초 강한 비로 경기가 잠시 중단되자 경기장 관계자들이 방수포를 경기장에 덮고 있다. 2024.10.21 ⓒ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대결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첫 경기에서 사상 첫 서스펜디드 게임(Suspended Game·일시정지 경기)이 나왔다.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은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공격 도중 폭우가 내리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심판진은 40분 넘게 기다렸으나 비가 그치지 않자 프로야구 출범 이후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처음으로 서스펜디드 게임을 선언했다.

오락가락 빗줄기... 경기 시작 전부터 불안

이날 경기는 KIA와 삼성이 31년 만에 맞붙은 한국시리즈로 관심을 끌었으나, 시작 전부터 불안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비가 내리자 그라운드 키퍼들이 나와 방수포를 깔았다. 빗줄기가 가늘어져 방수포를 걷어내면 다시 비가 내리고, 또 깔면 비가 그치는 상황이 세 차례나 반복됐다.

비가 잦아들자 KBO 사무국은 경기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방수포를 걷은 뒤 흙을 새로 깔고, 홈플레이트 선을 다시 그리느라 예정보다 1시간 정도 늦게 경기가 시작됐다.

양 팀 선발로 나선 제임스 네일(KIA)과 원태인(삼성)은 빗속에서도 5회까지 나란히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투수전을 펼쳤다.

▲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 초 삼성 김헌곤이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24.10.21 ⓒ 연합뉴스


균형을 깨뜨린 것은 삼성이었다. 6회초 김헌곤이 네일의 스위퍼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KIA는 네일을 빼고 장현식을 마운드에 올렸고, 기세가 오른 삼성은 무사 1, 2루로 KIA를 압박했다.

그러나 김영웅 타석 때 심판진은 좀처럼 그치지 않은 비 때문에 경기를 계속하기 어렵하고 판단하고 중단을 선언했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원정 구단이 득점해 리드를 잡고, 홈 구단이 재역전하거나 동점을 만들지 못했을 때 서스펜디드 게임을 선언할 수 있게 돼 있다. 만약 KIA의 6회말 공격이 득점 없이 끝났다면 삼성의 승리로 콜드 게임을 선언할 수 있었으나, 6회초에 경기가 중단됐기에 똑같이 공격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이날 중단된 1차전은 6회초 삼성의 무사 1, 2루 상황을 그대로 이어 22일 오후 6시 30분 재개된다. 2차전은 1차전이 끝난 뒤 1시간 후 열기로 했다.

흐름 깨진 삼성 "경기 시작하지 말았어야" 불만

예상치 못한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에 양 팀 사령탑의 희비는 엇갈렸다. KIA의 이범호 감독은 홈런을 맞아 끌려가던 중 경기가 중단되면서 흐름을 바꿀 기회를 잡았다며 반겼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이 다소 긴장하고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라며 "내일은 이런 부분을 개선하고 좋은 경기 감각으로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에 경기 중단 전 선발투수 네일을 교체한 KIA와 달리 원태인이 5회까지 불과 66개의 공만 던지며 잘 활약하고 있던 삼성이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삼성의 박진만 감독은 "시즌 중에도 없던 상황이 발생해 당황스럽다"라며 "선발 투수를 쓰고 경기가 중단되는 경우를 걱정했는데 원태인이 좋은 투구를 하고 있었고 투구 수도 적었는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경기를 시작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내일도 비가 오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경기를 안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본다"라고 무리하게 경기를 강행한 KBO 사무국에 불만을 나타냈다.

▲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재개 일정을 알리는 KIA 타이거즈 구단 홈페이지 ⓒ KIA 타이거즈


KIA가 2차전 선발로 양현종을 일찌감치 예고한 반면에 삼성은 1차전 남은 이닝에서 투수 운용을 끝까지 지켜본 뒤 2차전 선발을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22일에도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상황이라 1처전과 2차전이 23일로 하루 더 미뤄질 수도 있다. 앞서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와 혈투를 치르느라 체력이 열세인 삼성으로서는 오히려 이 경우가 더 나을 수 있다.

또한 22일 1차전이 재개돼 KIA가 6회말 공격에서 득점하지 못한 뒤 다시 비가 내려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심판진이 삼성의 콜드 게임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사상 첫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으로 수많은 변수가 생긴 한국시리즈 1차전이 과연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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