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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김영선 공천 개입 의혹에 "코미디" 일축

"파일럿이 비행기 착륙시켰으니 문제라는 꼴"이라며 적극 반박... 여당 일각은 이준석에 화살

등록|2024.10.22 11:33 수정|2024.10.22 11:33

▲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언급하는 것조차 코미디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이 22일, 지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본인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재차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이준석 의원은 본인이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당시, 김영선 전 국회의원의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재보궐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천 개입의 창구는 명태균씨로, 그 배경에는 김건희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게 의혹의 요지이다.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는 전날(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준석 의원과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힘을 합쳐 창원 의창구라는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어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준석 의원은 당시 해당 지역구를 전략공천 지역구로 설정한 것도, 이후에 공천 작업을 한 것도 당 대표로서 당연한 권한과 의무를 행사한 것일 뿐, 부당한 권한 행사는 없었다고 반복해 강변했다.

이준석 "전략공천 지역구 설정, 원래 공관위나 최고위가 하는 것"

이 의원은 22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전략공천 지역을 정하는 것을 대표 이준석과 공천관리위원장 윤상현이 했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조차 코미디"라며 "원래 공관위나 최고위가 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그냥 자극적으로 '이런 게 문제'라고 하는 건 '파일럿이 비행기를 착륙시켰으니 문제다!' 같은 이야기"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우선 "지방선거 공천에 밀려 5월 2일에 (재보궐선거) 공관위가 구성되고 5월 12일이 후보 등록일인가 그랬다"라며 "그래서 안심번호 추출기간 5~10일가량을 산정하면 경선 가능 기간이 거의 없어서 아주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략공천으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선 전 의원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일부러 전략공천을 결정한 게 아니라는 취지이다.

이어 "실제로 우세 지역구 5곳과 이재명 후보의 상대를 고르는 계양은 모두 전략공천 지역이었고, 열세 지역인 제주 정도만 경선을 미리 준비했다"라고도 부연했다.

'김영선 이기는 여론조사 가져와라'도 당헌·당규 들어 해명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보한 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돈(여론조사 비용)을 받으러 간다고 한 날짜에 대신 발급한 서울행 비행기 티켓을 보여주고 있다. ⓒ 유성호


또한 "김영선 후보가 이기는 조사가 있으면 전달하겠다는 이야기는 공천에서의 기본"이라며 당헌·당규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 의원은 "보통 전략공천이라 칭하는 것이 단수·우선 추천인데, 아래에 첨부한 국민의힘 당규를 보면 27조 2항에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되어 있다"라고 꼬집으며, 실제 국민의힘 당규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김영선 후보가 이기는 조사가 있으면 전달하겠다는 이야기'는 강혜경씨 측이 폭로한 명태균씨와의 관련 대화를 뜻한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강씨와 명씨의 2022년 4월 2일 통화를 보면, 명씨는 "이준석이가 '공표 조사나 비공표라도, 누구야 김아무개를 이기는 걸 가져와라, 그러면 전략공천 줄게' 이러네"라고 말했다.

강씨 측에서는 이것이 명씨와 이준석 의원 사이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이준석 의원은 전략공천 대상자의 경쟁력을 파악하기 위해 사전 여론조사를 참고하는 건 당연하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이다.

이 의원은 또한 "당시 김영선 후보와 경쟁했던 김종양 현 의원은 '공천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내용들이 명태균 사장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강혜경씨의 전언인데, 공천 프로세스의 편린들을 자극적으로 조합할 필요 없다"라는 주장이었다.

친한계 "이준석, 명백하게 문제... 불법적 요인 분명" 주장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준석 대표를 향한 공격의 수위를 오히려 높이고 있다. 친한계로 꼽히는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는 (강씨의) 주장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뭐라고 드릴 말씀은 없다"라며 "일방적인 주장이잖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 당사자들인 이준석 의원, 그러고 윤상현 의원, 그러고 또 다른 쌍방인 김건희 여사가, 만약에 이게 허위라면 이 사람은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죄로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런 일이 없기 때문에 '뭐가 뒤가 구린 게 있으니까 지금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지 않느냐?"라고 에둘러 꼬집었다.

역시 친한계인 박정훈 국회의원도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명태균씨가 대통령하고 관련해서 후보 과정에서 돕고, 여론조사하고, 영적인 뭐를 나누고, 이런 얘기들"이라며 "실제로 국정농단과 관련된 건 없다"라고 주장했다.

대신 "오히려 이준석 대표와 관련된 문제, '나한테 여론조사를 김영선이 이기는 걸 갖고 와 봐 그러면 내가 사무총장한테 던져서 공천 줄게' 이거는 명백하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리고 그걸로 실제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이 이루어졌다고 다 보는 거잖느냐"라며 "'김영선 전 의원도 도움 받았어, 명태균한테 도움 받아서 공천받았어' 이렇게 얘기한 녹취가 공개가 됐으니까, 그 부분에 오히려 저는 불법적인 요인들이 분명하다"라고도 강조했다.

여권 내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는 명태균씨 관련 리스크를 이준석 의원 쪽으로 강하게 떠넘기는 모양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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