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결혼식이 많은 계절이네요
작은 결혼식부터 공공시설에서 하는 알뜰 결혼식까지 의미 있는 혼례
한동안 가물에 콩 나듯 뜸하게 들리던 자녀들의 결혼식 소식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친구들과 예전 직장 동료들의 아들딸 결혼식이 불과 3주 사이의 토요일과 일요일에 5건이나 이어지고 있다. 어떤 날은 결혼식이 2건으로 겹치는데, 결혼식장도 서로 거리가 멀어 한 군데를 선택해서 가야 하는 처지다.
오랜만에 연달아 날아든 자녀들의 결혼식 소식에 축하를 보내면서도, 같은 연령대의 미혼 자녀를 가진 부모로서 부럽기도 하다. 아들딸의 결혼식을 맞이하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핏덩이 같은 자식이 자라서 어느새 짝을 찾아 혼인을 하니 어찌 가슴이 벅차지 않겠는가.
친구들과 동료들 자녀의 연이은 결혼 소식이 반가운 동시에 어떻게 축하를 하고, 성의를 표해야 할지 부담이 되기도 한다. 결혼식에 참석할지 말지, 축의금은 얼마를 내야 할지 약간은 고민스럽다. 마음이야 당연히 결혼식장에 참석해서 축하해 주고 싶지만, 같은 날에 결혼식이 겹치거나 결혼식장이 거리가 멀다면 참석 여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결혼식도 한두 건이 아니라서 축의금 부담도 만만하지 않다. 더구나 직장에서 은퇴한 상황이라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것도 아니다. 어떻게든 친구들과 옛 동료들에게 경사를 축하하는 성의를 표해야 하는데, 이래저래 마음이 복잡하다.
가까운 친지의 축하받는 작은 결혼식 신선해
그런데 옛 동료 중, 한 분의 딸이 작은 결혼식을 올린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가까운 친척들을 비롯하여 신랑, 신부와 친하게 지내는 친구나 지인 등 소수의 인원을 초대하여 예식을 올린다고 했다. 그동안 이런 경우를 거의 접하지 못해서 주변에서 '작은 결혼식'을 한다는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작은 결혼식이기에 청첩장은 결혼식에 참석하기를 바라는 소수의 사람에게만 보낸 듯하다. 그래도 자녀가 결혼식을 한다는 것은 직장에서나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알려지게 된다. 옛 동료들의 친목회에서 결혼식 참석은 못하더라도 축하의 마음은 전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소식을 알려 온 것이다.
애초에는 그 동료가 자녀의 결혼식을 다른 동료들에게 알리는 것을 꺼렸다고 한다. 초대하지도 않는데 굳이 공개적으로 알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친목회에서는 아예 모르고 넘어가면 서운해하는 동료들도 있을 수 있으니 자녀 결혼 소식만이라도 알리는 게 좋겠다고 하여 문자를 보내왔다. 사실 모른 채로 그냥 넘어갔으면 서운할 뻔했다.
가깝게 지낸 동료라 함께 했던 옛정을 생각하면 아무런 성의 표시 없이 그냥 지나치기에는 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친목회 총무로부터 혼주인 동료가 초대하지 못한 점을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며, 문자로 알려 준 계좌로 축하의 마음을 담아 성의를 표했다. 결혼식이 끝난 다음날 동료는 성의에 감사하다며 모바일 상품권을 선물로 보내왔다.
아무튼 작은 결혼식이라 결혼식장에 가는 것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기꺼이 결혼식에 참석해서 축하해 주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초대 안 한다고 꼭 서운한 것만은 아니다. 실상 결혼식장에 가려면 일부러 시간을 내야 되고, 교통 불편과 주차난에다 결혼식장에서도 좌석이 부족하고 공간이 협소하여 바깥 로비에서 서성거리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신랑 신부의 결혼식 모습을 보는 것보다 혼주에게 축하 인사 건네고, 지인들끼리 안부를 묻고 얘기를 나누다가 식사하러 가곤 했다. 게다가 식사비까지 따져보고 축의금을 내는 세태라니... 혼인의 기쁨을 여러 이웃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베풀었던 전통적인 '결혼 잔치'의 의미는 많이 퇴색된 것 같다.
넉넉한 마음으로 하객들의 축하 속에 행복한 혼례를
얼마 전 친구 아들의 결혼식에 간 적이 있다. 지역의 공공시설 예식장이라 주차장과 야외 공간이 넓고 확 트인 데다 사람들도 붐비지 않아서 좋았다. 혼주인 친구 부부와 신랑인 아들이 같이 서서 하객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면서 맞이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결혼식이 끝나고 친구들이 모여서 결혼식장 인근에 있는 음식점으로 이동하여 식사와 함께 술도 한 잔씩 기울였다. 혼주인 친구는 고맙다며 기분 좋게 한턱냈고, 우리는 신랑 신부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덕담도 한 마디씩 건네면서 오랜만에 마음껏 기쁨을 나누었다.
결혼식은 한 사람의 남녀가 부부의 연을 맺어 인생에서 새출발을 알리는 의미 있는 경사이다. 꼭 호화로운 결혼식장에서 많은 하객들로 붐비는 결혼식이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까운 일가친지를 초청하여 진심 어린 축하를 받는 작은 결혼식도 좋다. 관공서나 공공시설 예식장에서 올리는 알뜰 결혼식도 산뜻하다.
혼례 비용 부담을 줄여 혼례하기 좋은 풍토를 조성하고자 지자체에서 개방하는 공공시설 예식장의 예를 들면, 서울에 20여 개, 부산에 10여 개가 있다고 한다. 만만찮은 결혼식장 식대 때문에 축의금을 두고 꺼림칙하면 그만큼 경사스러운 날 축하의 의미는 줄어든다. 모두가 넉넉한 마음으로 혼인의 기쁨을 나누었으면 한다.
어떤 형태의 결혼식이든 하객들의 축하와 축복 속에 웃음꽃 가득한 결혼식이길 바란다.
오랜만에 연달아 날아든 자녀들의 결혼식 소식에 축하를 보내면서도, 같은 연령대의 미혼 자녀를 가진 부모로서 부럽기도 하다. 아들딸의 결혼식을 맞이하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핏덩이 같은 자식이 자라서 어느새 짝을 찾아 혼인을 하니 어찌 가슴이 벅차지 않겠는가.
결혼식도 한두 건이 아니라서 축의금 부담도 만만하지 않다. 더구나 직장에서 은퇴한 상황이라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것도 아니다. 어떻게든 친구들과 옛 동료들에게 경사를 축하하는 성의를 표해야 하는데, 이래저래 마음이 복잡하다.
가까운 친지의 축하받는 작은 결혼식 신선해
▲ 옛 동료와 주고 받은 결혼식 관련 카톡 내용 ⓒ 곽규현
그런데 옛 동료 중, 한 분의 딸이 작은 결혼식을 올린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가까운 친척들을 비롯하여 신랑, 신부와 친하게 지내는 친구나 지인 등 소수의 인원을 초대하여 예식을 올린다고 했다. 그동안 이런 경우를 거의 접하지 못해서 주변에서 '작은 결혼식'을 한다는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작은 결혼식이기에 청첩장은 결혼식에 참석하기를 바라는 소수의 사람에게만 보낸 듯하다. 그래도 자녀가 결혼식을 한다는 것은 직장에서나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알려지게 된다. 옛 동료들의 친목회에서 결혼식 참석은 못하더라도 축하의 마음은 전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소식을 알려 온 것이다.
▲ 동료가 자녀의 결혼 축하에 감사하다며 보내온 모바일 상품권 ⓒ 곽규현
애초에는 그 동료가 자녀의 결혼식을 다른 동료들에게 알리는 것을 꺼렸다고 한다. 초대하지도 않는데 굳이 공개적으로 알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친목회에서는 아예 모르고 넘어가면 서운해하는 동료들도 있을 수 있으니 자녀 결혼 소식만이라도 알리는 게 좋겠다고 하여 문자를 보내왔다. 사실 모른 채로 그냥 넘어갔으면 서운할 뻔했다.
가깝게 지낸 동료라 함께 했던 옛정을 생각하면 아무런 성의 표시 없이 그냥 지나치기에는 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친목회 총무로부터 혼주인 동료가 초대하지 못한 점을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며, 문자로 알려 준 계좌로 축하의 마음을 담아 성의를 표했다. 결혼식이 끝난 다음날 동료는 성의에 감사하다며 모바일 상품권을 선물로 보내왔다.
아무튼 작은 결혼식이라 결혼식장에 가는 것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기꺼이 결혼식에 참석해서 축하해 주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초대 안 한다고 꼭 서운한 것만은 아니다. 실상 결혼식장에 가려면 일부러 시간을 내야 되고, 교통 불편과 주차난에다 결혼식장에서도 좌석이 부족하고 공간이 협소하여 바깥 로비에서 서성거리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신랑 신부의 결혼식 모습을 보는 것보다 혼주에게 축하 인사 건네고, 지인들끼리 안부를 묻고 얘기를 나누다가 식사하러 가곤 했다. 게다가 식사비까지 따져보고 축의금을 내는 세태라니... 혼인의 기쁨을 여러 이웃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베풀었던 전통적인 '결혼 잔치'의 의미는 많이 퇴색된 것 같다.
넉넉한 마음으로 하객들의 축하 속에 행복한 혼례를
얼마 전 친구 아들의 결혼식에 간 적이 있다. 지역의 공공시설 예식장이라 주차장과 야외 공간이 넓고 확 트인 데다 사람들도 붐비지 않아서 좋았다. 혼주인 친구 부부와 신랑인 아들이 같이 서서 하객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면서 맞이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결혼식이 끝나고 친구들이 모여서 결혼식장 인근에 있는 음식점으로 이동하여 식사와 함께 술도 한 잔씩 기울였다. 혼주인 친구는 고맙다며 기분 좋게 한턱냈고, 우리는 신랑 신부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덕담도 한 마디씩 건네면서 오랜만에 마음껏 기쁨을 나누었다.
결혼식은 한 사람의 남녀가 부부의 연을 맺어 인생에서 새출발을 알리는 의미 있는 경사이다. 꼭 호화로운 결혼식장에서 많은 하객들로 붐비는 결혼식이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까운 일가친지를 초청하여 진심 어린 축하를 받는 작은 결혼식도 좋다. 관공서나 공공시설 예식장에서 올리는 알뜰 결혼식도 산뜻하다.
혼례 비용 부담을 줄여 혼례하기 좋은 풍토를 조성하고자 지자체에서 개방하는 공공시설 예식장의 예를 들면, 서울에 20여 개, 부산에 10여 개가 있다고 한다. 만만찮은 결혼식장 식대 때문에 축의금을 두고 꺼림칙하면 그만큼 경사스러운 날 축하의 의미는 줄어든다. 모두가 넉넉한 마음으로 혼인의 기쁨을 나누었으면 한다.
어떤 형태의 결혼식이든 하객들의 축하와 축복 속에 웃음꽃 가득한 결혼식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필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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