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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지 않겠다" 한동훈표 특검 나올까

강화 방문해 보궐선거 인사 "국민에게 힘 되겠다"... 박정훈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에서 특검 논의할 수도"

등록|2024.10.22 17:44 수정|2024.10.22 17:47

강화 풍물시장 찾아 감사 인사하는 한동훈 대표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2일 10·16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용철 강화군수와 함께 인천 강화군 강화풍물시장을 방문,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가 짧게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담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나며 여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 대표는 22일 오전 일정도 취소하며 언론 접촉을 줄였다. 기자들 앞에서도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본인이 지금까지 추구해 왔던 당정 관계의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임을 알렸다.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후 당초 예정되어 있던 강화풍물시장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16일 재·보궐선거에서 박용철 강화군수가 당선된 데 따른 감사 인사의 일환이었다. 현장에 다수의 지지자들이 몰린 가운데, 한 대표를 향해 "제3자 특검 대안으로 발의하라"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 때문에 한동훈 대표 지지자들과 잠시 실랑이가 일기도 했다.

한 대표는 시장 순회를 마치고 시민들 앞에서 "제가 여러분 함께, 박용철과 함께 국민의힘이 여러분의 힘이 되겠다"라며 "지난 선거에서 저희를 선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그렇지만 저희를 선택해 주시지 않은 분들도 많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저희가 그 마음도 기억하고, 그 마음도 담아서 군정을 제대로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박용철 강화군수로부터 건의 사항을 전달받은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났다. 다수의 카메라와 마이크 앞에 선 그는 "저는, 국민의힘이라는 우리 당의 이름을 참 좋아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라며 "우리는, 국민의 힘이 되겠다. 국민께 힘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할 말을 마친 한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기자들이 그에게 따라붙어 수많은 질문을 쏟아냈지만,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차에 탑승하기 직전, 그는 현장의 기자들에게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대해서 말은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나 용산 대통령실에 대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것으로 갈음하자"라고만 했다. 그는 더 이상의 질문을 거부한 채 그대로 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후 친한계 인사를 긴급히 소집해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다. 10여 명이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회동 배경에 여러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친한계 "대통령실 인식 안이" "이거 좀 심하다" 성토

한동훈 대표가 말을 아끼는 사이, '친한동훈계'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서 용산 대통령실을 성토하고 나섰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현재 상황에 대해서 당의 인식과 그다음에 대통령실의 인식이 너무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라고 평했다.

특히 "어제 장면에서 충격을 받았던 것은 대표가 4시 반부터 하기로 해서 도착을 했는데 대통령께서 EU 사무총장과 전화를 한다고 하면서 늦게 오셨잖느냐"라며 "한 25분 정도 늦게 오셨는데 대표를 그냥 밖에다 세워놨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안에서 앉아서 기다리는 게 아니"었다는 것.

그는 그 외에도 여러 문제를 지적하며 "이런 식으로 할 거면 도대체 왜 하자고 하신 건지 저는 그것도 좀 의문"이라고 직격했다. "'너희들은 내 밑에 있으니까 알아서들 해라'는 것들을, 뭐 그런 권력관계의 위상을 보여주시려고 한 것인가? 심하게는 그런 생각까지 들더라"라며 "그래서 이거 좀 심하다라는 생각이 든다"라는 평가였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역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한동훈의 진심이 통하지 않았다"라며, 이번 회동의 자리 배치나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을 꼬집었다. "저도 오랜 세월 정치판을 이렇게 봐 왔지만 글쎄 좀 생경한 모습"이라며 "저희들이 뭘 이 상황에서 또 뭔가 해 나가야 되는데 사실 갑갑하다"라고 아쉬워했다.

특히 "이런 게 어제 한 번으로 끝나야 한다"라며 "회동의 모습이 참 국민들께 너무너무 송구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모습을 또 재현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도 말했다. 더 이상 이런 식의 회담 요청은 의미가 없음을 선언한 셈이다.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에서 특검 논의 안 될 수가 없다"

박정훈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벽을 느꼈다"라고 표현하며, 한 대표가 오늘 오전 일정을 취소한 것을 두고 "이제부터는 과연 어떻게 이 정국을 끌고 가야 될지, 한 대표가 지금 생각했던 건 그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특검 문제는 앞으로 야당이 계속 굴리기 때문에 이 문제하고 함께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라며 "그런 문제에 대한 고민을 지금부터 이제 한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대표로서는 여기서 승부수를 던질 것이다"라며 "이 승부사 기질, 대통령도 있고 한 대표도 승부사 기질이 있는데 저는 뭔가 승부수를 던질 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특검을 만약에 지금 받는다 안 받는다 얘기는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제3자 특검이라는 해법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여지를 남긴 것이다.

그는 "지금 이재명 대표하고 회담이 예정돼 있잖느냐. 그러면 이 문제를 거기서 논의할 수 있다"라며 "이재명 대표하고의 만남에서는 그 문제가 논의 안 될 수가 없잖느냐"라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동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 문제가 거론될 수밖에 없고, 이 자리에서 뭔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해법이 나올 수도 있다는 예측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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