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다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IA 타이거즈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에서 5-1로 이겼다.

지난 21일 삼성의 공격 도중 비가 내려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로 서스펜디드 게임(일시 정지)이 선언됐고, 22일에도 기상 악화로 하루 더 연기됐다가 이날 다시 열린 경기에서 KIA가 승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반면에 선발 원태인의 역투에 힘입어 1-0으로 이기고 있다가 경기가 중단되면서 KBO 사무국의 무리한 경기 강행에 불만을 표했던 삼성은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경기를 바꿔놓은 임창민의 연이은 폭투


이틀 전 6회초 김헌곤의 솔로 홈런으로 먼저 점수를 올린 데다가 무사 1, 2루의 찬스를 잡았는데 상승세가 끊겨 아쉬워했던 삼성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삼성은 김영웅이 번트를 시도했으나 포수 바로 앞에 떨어지면서 3루 주자 르윈 디아즈가 아웃됐고, 박병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가 2개로 늘어났다.

윤정빈이 볼넷을 얻어내 주자 만루를 만들면서 분위기를 다시 살리는 듯했으나, 이재현이 투수 앞 땅볼로 허무하게 물러나며 삼성은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틀 푹 쉬고 나온 삼성의 투수진도 만만치 않았다. 6회말 구원 등판한 이승현은 최형우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긴 했으나 김도형과 소크라테스,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KIA 강타자 3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삼성은 7회초 선두 타자 류지혁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하고 김지찬의 희생 번트로 득점권에 갔으나, 김헌곤과 디아즈가 연속 삼진으로 당하며 다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반면에 KIA는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선빈이 볼넷, 최원준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KIA는 김태군의 희생 번트로 주자 2, 3루를 만들었다. 위기에 몰린 삼성은 베테랑 구원투수 임창민을 투입하며 급한 불을 끄려고 했다.

기회 놓치지 않은 KIA, 우승 확률 72.5% 잡았다

그러나 임창민은 오히려 불을 질렀다. 연달아 폭투를 던져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들여보내면서 KIA가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곧이어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4-1로 달아났다.

역전에 성공한 KIA는 8회초 곽도규를 마운드에 올려 삼성의 중심 타선인 강민호, 김영웅, 박병호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분위기가 완전히 살아난 KIA는 8회말에도 최원준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김태군이 외야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려 최원준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5-1을 만들었다.

KIA는 9회초 마무리투수 정해영을 투입해 삼성의 마지막 공격마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우여곡절 많았던 1차전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두 팀은 같은 장소에서 곧바로 2차전을 치른다.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이긴 팀이 우승까지 한 것은 40회 중 29차례로 72.5%의 확률에 달한다. KIA가 만약 2차전까지 잡는다면 우승 확률은 90%(20회 중 18차례)로 더 치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