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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강팀... '골때녀' 구척장신 깨운 이을용의 한 수

[리뷰] SBS <골 때리는 그녀들>

등록|2024.10.24 09:59 수정|2024.10.24 09:59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SBS <골 때리는 그녀들>(아래 <골때녀>)의 FC 구척장신이 리그 강등의 아픔을 딛고 FC 국대패밀리를 완파, 챌린지리그 첫 승리를 따냈다.

지난 23일 방영된 제5회 챌린지리그 구척장신 대 국대패밀리의 경기에서 구척장신은 진정선의 1골 1어시스트, 골키퍼 허경희의 완벽한 수비, 주장 이현이의 종횡무진 활약 등에 힘입어 국대패밀리를 3대 0으로 제압했다.

​창단 후 꾸준히 슈퍼리그에서 강팀으로 군림했지만 지난번 제4회 리그에서 부진을 거듭한 끝에 챌린지리그로 추락한 구척장신으로선 승격을 위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 호흡을 맞춘 이을용 감독의 조직력 강화가 제대로 효험을 발휘하면서 핸드불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신입 멤버 박하얀이 가세한 국대패밀리의 거센 공세를 손쉽게 따돌렸다.

백지훈 감독이 이끄는 국대패밀리는 경기 초반 공격 주도권을 쥐면서 유리하게 흐름을 가져갔지만 선취골을 얻지 못하면서 결국 중반 이후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다음 주(30일) 방영되는 발라드림과의 두번째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자칫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는 위기를 맞이했다.

새 감독·새 멤버 합류로 기세 오르다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기존 골키퍼로 활약했던 요요가 양손 골절 부상을 입고 아쉽게 하차한 구척장신은 또 다른 장신 선수 임경민을 영입해 분위기 전환을 모색했다. 꾸준히 풋살 동호회 활동을 해온 그녀의 포지션은 역시 GK였다. 선배들 못잖은 큰 키를 바탕으로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초보 선수들의 공통점인 훈련 도중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손에 실금이 가면서 개막전 출전이 끝내 무산됐고, 이에 이을용 감독은 전천후 플레이어로 활약 중인 허경희를 골키퍼로 투입해 수비 강화·빌드업에 의한 역습 공격을 노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했다. 결과적으로 이 감독의 선수 활용은 실전에서 100% 적중했다.

​이에 맞선 국대패밀리는 핸드볼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이자 <피지컬 100>에도 출전했던 박하얀을 합류시켜 전력 강화를 도모했다. 공간 활용 측면에서 축구와 많은 부분이 비슷한 핸드볼 선수 경력자인데다 강력한 체력까지 겸비하면서 데뷔전 이전 부터 박지안(액셔니스타) 못잖은 실력자라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초반 열세 극복한 구척장신 ​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경기 초반 흐름은 국대패밀리의 차지였다. 박하얀을 중심으로 세밀한 패스가 이뤄지면서 공격 주도권을 차지할 만큼 국대패밀리로선 모처럼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했다. 이에 반해 구척장신은 상대의 공세를 중도 차단하기 급급할 만큼 다소 수세적인 플레이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허경희가 든든하게 골문을 지키면서 여러 차례 유효 슈팅을 모두 막아냈고, 분위기는 금세 구척장신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전 막판 진정선이 길게 준 패스를 골대 앞에 서 있던 차서린이 가볍게 밀어넣어 선취골을 얻자 숨죽였던 구척장신의 공격 본능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

뒤이어 진행된 후반전에서 구척장신은 확실하게 경기를 장악했다. 국대패밀리 골키퍼 김수연이 패스미스한 공이 최전방에 포진했던 이현이의 몸을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행운의 추가골이 터졌고, 종료 직전엔 진정선이 중앙선 부근 우측에서 쏘아 올린 중거리 슛까지 득점으로 연결됐다. 3대 0. 완벽한 승리로 구척장신은 한동안 침체됐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조직력 강화-독기 품은 플레이가 만든 승리​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골때녀> 챌린지리그는 하부 리그 특성상 그동안 전반적인 기량은 다소 낮았지만 승격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선수들의 투혼 덕분에 더욱 열띤 경쟁이 펼쳐진 바 있다. 특히 이번 제5회 리그에선 슈퍼리그 경력팀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어느 때보다 뜨거운 접전이 매번 이뤄지고 있다.

​점수 차이는 크게 났지만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예리한 패스 플레이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있다. 챌린지리그를 처음 경험한 이을용 감독조차 경기 도중 중계진을 향해 "챌린지리그가 이런 곳이구나"라고 혀를 내두를 만큼 잠시도 한 눈 팔 겨를 없는 경기 내용이 진행됐다.

구척장신이 초반 접전을 단숨에 무너뜨릴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이을용 감독의 성공적인 선수 운영과 조직력 강화 등을 손꼽을 수 있다. 탁월한 기량의 허경희를 과감히 골키퍼에 두면서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고, 이를 통한 역습 시도로 상대팀을 수시로 혼란에 빠뜨렸다. 앞선 여러 대회를 통해 월드클라스를 <골때녀> 최강 수준으로 끌어 올린 지도력이 챌린지리그에서 여전히 유효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

주장 이현이의 독기 품은 플레이 역시 백미였다. 최근 몇 달 사이 진행된 경기에선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 이렇다 할 공격 포인트 획득하지 못해 팀 승리 기여도가 높지 않았지만 이날 만큼은 상대팀 에이스 박하얀을 철통 봉쇄하는 등 수비에서도 큰 몫을 담당했고 행운의 두 번째 골까지 얻어낼 수 있었다.

"이게 골때녀 4년차의 짬밥(?)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구척장신은 국대패밀리를 상대로 관록이란 이런 것임을 제대로 증명해보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a href="https://blog.naver.com/jazzkid" target="_blank" class=autolink>https://blog.naver.com/jazzkid</a>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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