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타투 지우는 사연들... 지금 필요한 건
편견과 혐오는 지우고, 존중과 배려를 새겨야
▲ 문신 제거 전문인 피부과 의사 영수쌤이 시술 전 상담을 하고 있다. ⓒ 문신 지우는 영수쌤 유튜브 갈무리
'문신 지우는 영수쌤'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늘 그렇듯 알고리즘의 선택으로 우연히 보기 시작했다. 영수쌤은 문신 제거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피부과 의사다. 문신을 지우려고 오는 환자들의 동의를 얻어 그 과정을 영상에 담아낸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영상 속 출연자들은 대부분 문신 새긴 것을 후회하는 사람들이다. 처음 문신을 할 때는 좋아서 했지만 더 나이가 들거나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보니 주변 시선이 의식되어 제거하려는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이 채널 영상을 여러 개 보다 보니 세상에는 참 다양한 문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간단한 문구에서부터 온몸을 뒤덮는 기상천외한 그림까지. 레이저를 이용해 제거 작업을 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들고 병원에도 여러 번 가야 해서 오랜 시간이 걸린다. 물론 어느 정도의 통증도 수반되는 듯했다.
한 번이 아닌 여러 차례 시술을 받아야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너무 진한 문신이거나 리터치를 여러 번 했다면 완벽하게 지우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문신 제거 시술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술 결과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문신을 지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문신을 새기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의미도 된다. 예전보다 몸에 영구 문신을 새긴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젊은 층들이 많이 모이는 핫플레이스에 가면 더욱 그러하다.
이제는 문신이라는 말보다 타투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문신'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느낌이 조금은 옅어졌다. 이를테면 문신은 조폭 같은 범죄자들과 비행청소년 등 질 나쁜 사람들이나 한다는 편견 말이다.
문신과 타투가 실제로 차이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같은 의미로 통용된다. 문신과 타투는 큰 구분 없이 사용된다. 게다가 넓은 의미에서 문신에 대해 비판만 할 수 없는 이유는 기성세대들 역시 일정 부분 문신의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용 목적의 문신이 그러하다. 반영구 시술인 눈썹, 두피 등에 하는 시술도 엄연히 문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몸에 그림이나 글씨 새기는 것과는 다르지 않냐고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 테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 역시 또 다른 의미에서 미용의 목적을 가지고 하기 때문에 무조건 비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로도 젊은 세대들은 문신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다르다. 기성세대에게 문신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하는 행위라면, 2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들에게 문신, 즉 타투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한 것에 가깝다.
개성의 표출이면서 자신만의 차별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젊은 층들에게 타투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일종의 패션 아이템으로 보아야 한다. 그들은 철저히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차별화는 헤어스타일이나 옷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타인과 자신의 차이점을 두는 아이템으로 타투는 매우 강렬하고 매력적이다.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마주칠 가능성은 있지만, 같은 타투를 한 사람을 만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자신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적당한 타투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포인트가 된다.
세상 떠난 가족이나 반려동물 기억하려 타투 하는 이들
▲ 타투 시술은 충분히 고민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 ⓒ 언스플래시
다만 타투가 패션의 영역이 되어버린 게 장점이기도 하면서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옷이나 헤어스타일은 얼마든지 원하면 변경이 가능하다. 유행의 흐름에 맞춰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하면 된다. 하지만 타투는 시대에 따른 유행을 좇기에는 제한적이다.
수정이 어렵기 때문에 너무 트렌디한 디자인을 하게 되면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타투도 엄연히 유행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타투를 새긴 것 자체를 후회하지 않더라도,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내 몸에 새겨진 타투가 촌스럽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타투를 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타투에 대해 긍정적인 편이다. 다만 타투를 하고자 마음먹었다면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처음부터 너무 욕심부리지 말아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일단,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작게 시술을 해보고 난 뒤, 결과를 보고 추가 작업을 고려해도 늦지 않는다.
게다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타투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취업, 결혼, 육아 등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끼친다. 타투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나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닌 만큼, 다른 이들의 시선을 아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니 타투를 결심했다면 타인의 시선에 대해 상처받지 않을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어야 한다.
미용 목적뿐 아니라 화상의 상처나 수술 자국을 가리기 위해서 타투를 하는 사람들도 있음을 잊지 말자. 세상을 떠난 가족을 기억하려고, 키우던 반려동물의 죽음 앞에 가슴에 깊이 새기고자 타투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타투를 한 사람도, 하지 않았으나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상대를 향한 진정한 배려가 있을 때, 서로를 혐오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믿는다.
조금의 다름이나 차이만 있어도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비난을 일삼는 시대를 살고 있다. 문신의 유무보다 중요한 건, 어쩌면 우리의 마음속에 무엇이 새겨져 있냐 일지 모른다.
마음속에 깊이 박혀 있는 편견과 혐오의 이미지들을 제거해 내야 한다. 존중과 배려를 담지 않은 태도와 언어는 지우고, 호의와 존중의 이미지를 가득 담아 서로의 마음에 깊이 새겨줄 때이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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